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5/04/18 03:17:46
Name Port
Subject [연재] Reconquista - 어린 질럿의 見問錄 [# 14회]
  
  - '# 13회' 의 고마운 분들께 -

  아케미 님 -  항상 고마우신 아케미님. 지적 잘 받았습니다.^^;;; 근데 한가지 변명을 하자면..;;; "수"자라는 의미가 받는다는것 말고도 준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단순 한자의 차이;; 受와 授.. 전자가 받을 수, 후자가 줄 수.. 인데..;;; 아무리 이렇게 변명을 해봤자 사전엔 수신자는 受信者로 적혀있으니.. 이건 변명의 여지없이 명백한 제 실수 -_-;;;

암튼;; 시간나면 수정을 가하겠습니다. 원본에 "수신자"로 검색했더니 무려 9개나되는 단어가 검색되었는데..; 조만간 수정을 가하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좋은지적 감사드립니다. ^^ (밥한번 사드려야하는게 아닐지..;;;)


  몰라주는아픔 님 - 헉.. 무려 6개나되는 리플을 남기셨군요;;;;;; 그냥 하나의 리플로 다시지^^;

    폴트의 이미지는 사정상 밝힐 수가 없습니다. 계속 읽어보세요.. ~_~;; (그런데 이렇게 연재속도가 느려서야... 읽어보시라는 권유를 하기조차 죄송하네요;)
    그리고 비타넷에도 연재합니다. 원래 비타넷에서만 연재를 하려고 했는데, 쓰다보니까 피지알에도 연재를 하고싶은 생각이 문뜩 들어서 하게 되었습니다.
    항상 관심있게 글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가져주신 관심만큼이나 계속 노력을 하겠습니다. 그리고 연재또한 늦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냉랑테란 님 -  감사합니다.^^ 퇴고할때 3번 4번 읽다보면... 이게 재밌으려나? 하는 의구심을 품게 되는데 재밌다고 해주시니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 플토의 활약을 기대해주세요 ^^;


------------------------------------------------------------------------------------------

  - 바람의 언덕(Hill Of Wind)의 전투양상 -

   (13회부터 시작된 바람의 언덕의 전투양상)








  - 서부 아이어(West Aiur) 지도 -

   (확대해서 보세요~)








  - 블랙 워터 스테이션(Black Water Station) 지역의 지도 -

   (11회-12회의 블랙 워터 스테이션 지역의 테란vs저그 최초의 전투와 관련된 지도)








  - 13회까지의 줄거리 -

    모든 상황이 종료된 시점. 프로토스는 더이상 미래를 기약할 수 없게 되었다. 이 암울한 현실속에서 분통을 터트리던 폴트. 짐 레이너의 이런저런 조언과 여러가지 생각 끝에 "프로토스의 역사서"를 서술하기로 마음먹는다.


   평화롭기만 하던 서부 아이어 리치마을. 어린 질럿 폴트는 다른 예비전사들처럼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프로토스라면 거의 꾸지 않는다는 "꿈"을 꾸게 되었고, 그 꿈때문에 이런저런 심란한 일들을 한꺼번에 겪는다.


   한편, 의회엔 "미지의 생명체"가 프로토스가 관할하는 외곽지역 코프룰루섹터에 나타났다는 정보가 입수되고, 이에 따라 테사다는 코프룰루섹터로 원정을 떠나게 된다.
  테사다는 금지된 다크템플러와의 몰래 연락을 시도하며 테란이라 불리는 종족에 대해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한다.


   한편, 테란은 뜻밖의 비보와 놀라운 소식으로 코프룰루섹터 전역이 충격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짐 레이너는 황무지로 이동하라는 의심스러운 명령을 받고 블랙 워터 스테이션 남쪽의 황무지 지역으로 이동. 거기서 럭키아이와 재회한다.

   블랙 워터 스테이션에서 저그를 전멸시킨 레이너일행은 또다른 적에 대한 첩보를 입수, 방어하기 좋은 바람의 언덕 남쪽요새로 옮겨간다. 맹스크와 연락을 취한 레이너는 바람의 언덕 남쪽요새에서 사수할 것을 결의하는데......




  - 이번회의 간략한 주요인물소개 -


  ** 프로토스


  폴트(Folt) - 주인공. 어린 질럿.

  폴트의 친구들 - 요시(Yoshi), 가비(Gavi), 엘트(Elt), 페논(Penon), 가수스(Gasus), 날스(Nals), 애닉스(Anix), 스갈리스(Sgalis), 히말리(Himali), 온스(Ons), 파포네스(Fafones). 비타닉스(Bitanix), 폴리(Poli), 포트(Port).

  리치(Reach) - 서부 아이어 리치마을의 방어를 담당하고 있는 총책임자. 신 아이어 4대천왕(新Aiur 四大天王)중에 한 전사로 뽑힐정도로 그의 담력은 아이어 전역에 알려져 있다.

  인투더레인(Intotherain) - 서부아이어 레인보우마을의 방어를 담당하고 있는 총책임자. 역시 아이어 5본창(Aiur 5本槍)중 한 전사로써 그의 용기는 아이어에서 손에 꼽힐정도이다.

  레인보우(Rainbow) - 인투더레인과 같이 레인보우마을의 방어를 담당하는 전사. 인투더레인에게 많은것을 배운 명망높은 전사이다. 리버에 관한 전술운용에 있어 질리아스(Zealias) 다음으로 아이어에서도 최고라고 평가받는 전사이다.


  ** 저그

   - 아직 알려진 바 없음 -


   ** 테란

  짐 레이너(Jim Raynor) - 마 사라의 보안관중 하나. 자신이 빌려준 드랍쉽이 파괴되어 나르치 일족이 참변을 입은 것에 많이 괴로워한다. 그리고, 나로 인해 다른 사람들을 죽게하지 않는다고 마음먹으며, 블랙 워터 스테이션 지역의 구원을 나서게 된다.

  럭키아이 강(Lucky-Eye Kang) - 짐 레이너의 죽마고우. 곤경에 빠진 레이너를 도와주며 이런저런 정보를 제공해준다. 레이너와 함께 블랙 워터 스테이션지역에 지원을 가게 된다.











   14회 - 멩스크(Mengsk)의 야망(野望)  (3)





      2. 逆襲

   「짐 레이너의 일기(Jim Raynor's Memory) 9th - 반격」 - 짐 레이너(Jim Raynor) 著


   저그는 우리에게 5분간의 생존을 위한 휴식을 제공한 뒤에 곧바로 엄청난 숫자로 몰려들었다.

   방금 전에는 저그들이 오른쪽 다리 방향으로 집중하여 공격을 감행하였으나, 이번에는 왼쪽, 오른쪽 모두 공평하게 무수히 많은 숫자가 몰려들었다.

   이번에도 발톱을 무기 삼는 애들이 주력이었는지라, 역시 아까 전투의 경험을 토대로, 복제 파이어뱃을 주력으로 삼아 복제 마린에게 원호공격을 하게 하였더니, 저들은 숫자만 많을 뿐, 오는 즉시 족족 녹아버려 또다시 피바다가 연출되었다.  

   두 차례의 공격을 모두 막고 난 뒤, 내 머릿속에 무언가 스치고 지나갔다. 문뜩 떠오른 나의 생각을 럭키아이(Lucky-Eye)에게 전해주고자 말을 걸었다.

   “럭키아이, 이대로는 안 되겠어.”

   “잘 막고 있는데 뜬금없이 무슨 소리야?”

   “반격을 해야겠어.”

   “뭐라고?”

   “멩스크가 언제 우리에게 드랍쉽을 보낼지도 몰라. 그리고 우리가 여태껏 잘 막았다 하더라도 이곳은 너무 좁고 자원도 부족해. 두 번에 걸친 공격을 막아내면서 우리도 약간의 피해를 입었고, 이 피해가 누적되면 가랑비에 옷이 젖어버리지. 내말 무슨 뜻인지 알겠어?”

   “흠······.”

   “공격은 최상의 방어라고.”

   “아무래도 버티는 것이 좋지 않을까? 저들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도 알 수 없고······.”

   “내 모든 것을, 그리고 우리의 미래를 이번전투에 걸어보겠어.”

   “······.”

   “무모하게 돌진하진 않을 꺼다. 걱정 마. 컴셋 스테이션의 정보를 토대로 천천히 진군하며, 공격할 때는 재빠르게······.”

   “······알았어. 그럼 난 남아서 방어에 최선을 다할게. 공격이 최상의 방어가 되었으면 좋겠다.”

   럭키아이에게 허락을 받은 나는 우선 컴셋 스테이션에 왼쪽 다리 건너편의 정보를 요청하였다. 마 사라 상공에 떠있는 조그마한 첩보위성에서 사진을 보내왔다. 그 사진에 의하면, 다리 건너편에는 전에 보았던 보랏빛 나는 기분 나쁜 흙과 저그의 소형괴물 수십 마리가 득실대고 있었다. 헌데 특기할 만한 사항이 있었다. 땅 속에 이상 징후가 포착되어 있었다. 아무래도 저그들이 땅 속에 은신해있는 듯 했다. 은신해있는 저그들의 숫자는 별로 되지는 않았지만 저그라는 놈들은 땅에 숨어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니 놀라웠다.  
   사진에 포착된 저그의 숫자라면 충분히 상대해볼 만했다. 다만 그 보라색 유기물질을 넓게 퍼트리는 물체가 전에 보았던 것과는 생김새가 좀 달랐다는 것이 좀 꺼림칙했지만.

   나는 왼쪽의 수비를 맡았던 복제 마린과 복제 파이어뱃을 이끌고 왼쪽 다리를 건넜다. 파이어뱃이 13. 마린이 11. 총 2부대가 되는 병력이었다.

   바람의 언덕 남쪽요새의 북쪽지역, 즉 바람의 언덕이 있는 곳의 지형의 기복은 상당히 심했다. 우선 전장에 대한 서술을 해볼까 한다.

   요새 북쪽으로는 요새의 방어를 도와주는, 즉 해자(垓子)역할을 톡톡히 해주는 강이 하나 흐르고 있다. 그 강 북안으로는 깎아지는 절벽이 존재하는데, 그 절벽은 강을 따라 계속 이어져있지 않고, 도중에 맥이 두 군데에서 끊긴다. 그 맥이 끊기는 곳엔 좁지도, 넓지도 않은 짧은 협곡 비슷한 것이 존재하는데, 그 두 개의 협곡이 요새와 통하는 길이라 할 수 있다. 그 협곡의 연장선에 다리가 놓여 있고, 그 다리를 건너면 요새로 들어올 수 있다.

   그 협곡을 지나면 바람의 저지대(低地帶; Lowlands Of Wind)가 양옆으로 펼쳐진다. 그 저지대 한가운데 우뚝 솟아올라 두 다리 사이의 절벽으로 이어져 있는 꽤 험난한 고지대가 바람의 언덕(Hill Of Wind)이다. 바람의 언덕 왼편으로는 무척이나 지형의 기복이 심하여 S자 형태의 협곡이 이어진다. 그 협곡을 타고 올라가면, 두 갈래 길이 나오는데, 여기서 동쪽으로 가면 오른편 다리에서 이어지는 길과 만나게 되며, 왼쪽으로 가면 블랙 워터 스테이션이 나온다.

   우리의 전장은 바람의 언덕이니까, 블랙 워터 스테이션지역 방향이 아닌, 갈림길에서 동쪽으로 이동한다면, 꽤 넓은 저지대를 통과하게 된다. 바람의 언덕 북쪽에 펼쳐진 저지대인데, 쭉 가다보면 꽤나 넓은 평야지대가 펼쳐진다. 그 평야지대에서 북동쪽방향으로 조금만 올라가게 되면 돌과 바위가 무척 많은 황무지가 펼쳐지는데, 불모의 땅이라 조그마한 잡초를 제외한 어떤 생명체도 살기 힘든 곳이다. 그 평야지대에서 남동쪽방향으로 내려가면 바람의 언덕 왼쪽으로 펼쳐지는 S자 협곡과는 달리 꽤나 넓은 평원지대가 언덕 사이로 펼쳐져 있고, 그길로 죽 내려가다 보면, 바람의 언덕 남쪽요새 오른쪽의 다리가 나오게 된다.

   간단히 줄여서 설명한다면, 바람의 언덕을 중앙으로 하여, 헤드셋의 모양으로(Ω) 모양으로 저지대가 펼쳐져 있다.

   나의 작전에 대한 구상은 이러했다. 왼쪽 다리를 건너 바람의 언덕 왼쪽을 돌아 북쪽, 그리고 동남방향으로 계속 진군하여 저그를 몰살, 그리고 맨 마지막엔 럭키아이가 오른쪽 다리를 건너서 나와 함께 저그를 협공할 작정이었다.

    저그는 바람의 저지대에 넓게 포진해있고, 그 숫자와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힘들다. 그리고 요새에 수비 병력을 배치해야 하니 병사들을 전부 이끌고 나올 수도 없다. 병력보충이 이루어지기 힘든 상황에서 나의 별동대는 커다란 일을 해주어야 했다. 거의 도박과 다름없었다.


   “진격!”

   드디어 나와 나의 병력은 요새의 입구를 나와 다리를 건너기 시작했다. 다행스럽게도 다리 위엔 저그들이 없었다. 좁은 다리위에서 저그들이 방어전을 펼쳤다면 건너는데 시간이 꽤나 소요됐으리라.  

   무사히 도하를 마친 나의 부대는 부대를 정렬하였다. 파이어뱃을 앞장세우고, 그 뒤에 마린이 엄호사격을 할 수 있게 대형을 갖춘 우리부대는, 천천히 진군하였다. 지금부터 우리가 나아가야 할 협곡은 지형의 변화가 무쌍한지라, 어디서 어떻게 저그들이 튀어나와 기습할지 몰랐다. 구석구석 곳곳을 치밀하게 살펴보면서 전진하였다.

   협곡에서 첫 번째로 꺾이는 부분에 도착하였다. 위쪽으로는 바람의 언덕이 펼쳐져있다.  바람의 언덕 주위에는 꽤 험난한 경사로 펼쳐져 있는데, 유독 이곳만 완만한 경사의 언덕이 펼쳐져있어 바람의 언덕은 이곳에서 올라가기가 용이하다. 아무튼, 땅 위는 저그의 보라색 유기물질로 인해 오염이 되어 있었다. 블랙 워터 스테이션 지역에서 보라색 흙으로 덮인 대지를 바라보았을 때는 무척 역겨웠지만, 여러 번 그 역겨운 관경을 보다보니 이제 적응이 된 듯하다. 그런 관경이 적응되었다는 점에서 참으로 슬펐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죽느냐 사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기 때문이다.

   아까 컴셋스테이션에서 확인한 모습이었지만, 넓게 퍼져 대지를 오염시키는 그 유기물질들의 주인으로 보이는 물체가 전에 보던 것과는 좀 달랐다. 블랙 워터 스테이션 지역에서 본 그 물체는 그 높이가 마린들의 두세 배는 될 것같이 컸지만, 이번 물체의 높이는 마린들의 키와 비슷했다. 그리고 생긴 것도 좀 달랐다. 전에 보았던 것은 주홍빛이 감돌았고 밑쪽으로는 기분 나쁜 초록빛 액체가 약간 흘렀으나, 이번 것은 새빨갛다 못해 고동빛이 감돌 정도였다. 기분 나쁜 초록빛 액체는 전혀 없었다. 전에 것과는 다르게 무언가 발전형일 것이라는 인상을 주었다. 그리고 전의 것의 형태는 불규칙한 피라미드 같았는데, 이번 것의 모양은 꽃과 비슷하게 생겼다. 꽃잎 다섯 개가 활짝 펼쳐진 그 위로 암술과 수술이 있고, 위쪽으로는 커다란 줄기가 땅속에 처박혀있는 것 같다고 묘사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대지를 오염시키는 유기물질 위로 무수히 많은 꼬마괴물들이 득실거렸다. 혹시 다른 괴 생명체가 있는지 없는지 육안으로 살펴보았으나, 다행스럽게도 무식하게 달라붙어 발톱으로 공격하는 괴물 이외엔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곧바로 파이어뱃에게 진격명령을 내리고 마린에게 원호사격 할 것을 재빠르게 명령을 내렸다.

   파이어뱃이 기세가 사납게 달려들자, 그 꼬마 괴물들은 파이어뱃 쪽으로 무수히 많이 달려들었다. 하지만 파이어뱃의 숫자가 제법 꽤 많았기에, 그들은 달라붙기도 전에 족족 피로 승화되어 버렸다.

   하지만 달려드는 적들의 숫자가 무지막지했기에, 불길 속에서 살아남는 놈들의 숫자도 상당수 존재하였다. 불길 속에서 살아남은 그들은 파이어뱃에게 무섭게 달려들었지만, 아쉽게도 뒤에서 난사하는 마린들의 총을 맞고 공격다운 공격도 해보지도 못한 채로 죽어버렸다.

   아무리 우리 쪽의 일방적인 학살이라고 하지만, 저들이 엄청난 숫자로 포위하여 둘러쌌다면, 저들의 숫자를 가만하여 오히려 우리 쪽이 전멸할지도 몰랐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길목이 꽤 비좁아 저들이 둘러쌀 공간이 없었을 뿐더러, 혹시 모르는 뒤쪽에서의 기습은 우리가 천천히 진군하면서 샅샅이 확인하였기에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우리는 저들을 전부 피로 승화시키면서 약간씩 조금씩 진군하여 나갔다. 저들의 초조함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도 저들은 무척이나 단순했다. 일방적인 우리 쪽의 대학살임에도, 우리가 저들의 초조함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천천히 전진했음에도, 저들은 겁 없이 우리에게 달려들었다. 그렇게 전부다 죽기를 자청하고 뛰어드니,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주변일대가 전부 피바다가 되어버렸다. 그 꽃같이 생긴 물체를 빼놓고 그 공간이 텅텅 비어버렸다.

   나는 파이어뱃과 마린에게 그 꽃 같은 것을 향해서 공격명령을 내렸다.




   3. 見學


   아침이 되었다. 몸에 밴 버릇대로 수련장에 나갔다. 하루도 쉬는 날 없이 몇 십 년을 수련장에 나가야 하는데, 벌써 수련장에 다닌 지 5년이 넘었다. 그러니 아침에 일어나 수련장에 가야한다는 것이 몸에 밸 수밖에.
  
   어제 폴리(Poli)에게 심한 폭언을 퍼부었었다. 오늘 수련장에서 그와 나는 무척이나 어색할 것이다. 차라리 그 편이 낫다. 아무도 내게 말을 걸지 않았으면 좋겠다.

   수련장에 가는 길에 폴리를 만났다. 그는 무척 어색한 듯이 인사를 건넸으나 나는 무정하게도 그의 인사를 받지 않았다.

   수련장에 들어가니 모든 것이 평상시대로였다. 어제의 그 모든 일이 아무것도 아닌 것같이 느껴지기까지 했다. 친구들도 어제의 일을 다 잊어버렸는지, 나를 평상시처럼 대해줬다. 오만상을 쓰는 어색한 폴리는 빼놓고 말이다.

   첫 번째 수업시간이 되었다. 그런데 강사 소린(Sorin)은 들어오지 않는다. 들어올 시각이 훨씬 지났음에도 들어오지 않았다.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10분 뒤, 갑작스럽게 레인보우(Rainbow)가 교실에 들어왔다. 나를 포함한 모든 친구들이 무척 당황해하였다. 아무런 말도 없이 기성 전사들이 수련장에 들어오는 일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다. 레인보우도 그것을 알았는지 들어온 이유를 설명해주었다.

   “소린(Sorin)이 또다시 콘클레이브에 불려갔다. 그래서 대신 내가 들어왔다.”

   이 한마디에 모든 좌중이 소란스러워졌다. 아니, 소린이 또다시 콘클레이브에 불려가다니······. 전에도 그는 한번 끌려갔었다. 그때는 리치(Reach)와 킹덤(Kingdom)의 진정서로  아무 일 없이 풀려난 적이 한번 있었다. (1회 참고)

   “자자, 모두 조용히.”

   레인보우는 우선 좌중을 진정시키고 말을 이어나갔다.

   “모두 알고 있겠지만, 며칠 전에 소린이 다크템플러들을 칭송했다는구나. 그 일이 어떻게 알려졌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 일 때문에 소린은 콘클레이브의 스테이시스 감옥(Stasis Prison)에 수감되었다고 한다. 이미 그는 전에도 의회에 불려나가 호되게 혼난 적이 있었다지?”

   다크템플러를 칭송했었나? 언제? 내가 수련장에 안 왔던 날이었을까? 한번 콘클레이브에 불려갔던 그는 그 다음부터 다크템플러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없었다. 그가 다크템플러 얘기를 했다면 그 누구보다 내 기억에 남아있었을 텐데, 나는 그에게 다크템플러 이야기를 들은 적이 요 근래엔 없다. 그렇다면 내가 수련장에 결석했던 날에 그가 이야기했다는 것으로 추측을 해볼 수가 있었다. 아무튼 간에 레인보우의 계속되는 이야기.

   “개인적으로 나는 너희들에게 무척 실망했다. 너희들 중 누군가가 콘클레이브에 고자질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겼다. 그래서 나는.”

   무척이나 엄숙한 레인보우의 한마디, 한마디. 좌중은 돌연 긴장된 분위기로 흘러갔다.

   “그래서 나는, 소린이 풀려나올 때까지 너희들을 데리고 견학이나 떠날까 한다. 셔틀은 준비되어 있으니까, 모두 그 셔틀에 타고 레인보우마을로 견학 가도록 한다. 내 행동 역시 의회가 알면 스테이시스 감옥에 처넣을 정도로 상당히 엄격한 위법행위다. 콘클레이브에 고자질할 사람은 고자질하도록······.”


   무언가 칼을 품은 그의 발언. ‘어디 한번 고자질해봐라. 가만히 놔두지 않을 테니까’ 라는 가시가 말에 단단히 박혀있는. 북녘 하늘로부터 불어오는 싸늘한 냉풍과 같은 말의 바람에 모두가 얼어버렸다. 레인보우는 자신이 한 말에 전혀 신경 쓰지 않은 채, 지금 당장 준비할 것을 독촉했다.

   “1시간 후에 리치마을 넥서스(Nexus)에서 만나기로 한다.”

   그는 상당히 엄숙한 표정을 지으며 나갔다. 근데 문 밖에 나서기 전에 나를 힐끗 쳐다보았다. 나와 그의 시선이 마주쳤을 때, 그는 슬쩍 미소를 지으며 나갔다. 그 미소가 의미하는 바는?

   교실의 분위기는 그가 퇴장함과 동시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는데, 반응이 크게 두 가지로 나뉘었다. 어제 내게 싫은 소리 들어서 아침 내내 오만상을 씹었던 폴리, 무언가 독특한 성격의 소유자 포트(Port)를 포함한 몇몇 친구들은 견학이라는 단어만으로도 벌써 흥분의 도가니에 빠져있었다. 하지만 요시(Yoshi)를 포함한 대다수의 친구들은 레인보우의 돌발적인 언행에 심각하게 우려를 표하고 있었다.

   아무튼 간에 1시간 후, 모두 넥서스에 모였다. 한명도 빠짐없이. 리치마을 수련장엔 총 15명의 예비전사들이 있다. 다른 마을이나 도시에 비해 그 숫자가 무척 적기에, 견학을 가는 것도 꽤나 어려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15명이 다 모이자마자 레인보우도 도착했는데, 레인보우 옆에는 인투더레인(Intotherain)과 리치(Reach)가 있어서 그 자리의 분위기를 더더욱 무겁게 만들었다. 그의 머리 위로는 셔틀 5대가 있었다.


   우선 이 마을의 방어를 담당하는 리치(Reach)가 입을 열었다.

   “너희들도 알다시피 소린이 또다시 콘클레이브에 불려갔다. 강사가 없을 때엔 그 마을의 책임자가 수업을 해도 된다는 법령에 의거. 내 임의대로 수업을 진행하겠다.”

   뒤를 이어 인투더레인이 말을 시작했다.

   “15명이 팀을 나누는데, 요시, 가비(Gavi), 엘트(Elt), 페논(Penon), 이상 4명은 1번 셔틀에 탄다.”

   인투더레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레인보우가 말의 바통을 이었다.

   “가수스(Gasus), 날스(Nals), 애닉스(Anix), 스갈리스(Sgalis), 이상 4명은 2번 셔틀에 탄다.”

   레인보우의 말이 끝나니 다시 인투더레인이 말을 이어나갔다.

   “히말리(Himali), 온스(Ons), 파포네스(Fafones). 비타닉스(Bitanix) 이상 4명은 3번 셔틀에 탄다.”

   “폴리(Poli), 포트(Port), 폴트(Folt). 이상 3명은 4번 셔틀에 탄다. 그리고 우리는 5번 셔틀에 타고 가겠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나는 이배치에 대해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었다. 다른 친구들의 배치는 그렇다 쳐도, 나와 같은 셔틀에 타는 친구들의 목록을 보면 참으로 독특한 배치가 아닐 수 없었다. 즉 우리들은 의회의 교육방침과 의회의 행동에 불만을 품고 있는 아이어에서 몇 안 되는 어린질럿들이였다.(1회 참고)

   이런 배치는 단순 우연의 일치일까? 아니면 리치와 레인보우 등, 기성 전사들이 우리에게 주는 무언의 메시지일까? 그렇지 않으면?


   “자, 탑승하자.”

   레인보우의 탑승권유에 모두들 배정받은 셔틀에 탑승했다. 나와 폴리, 포트도 4번 셔틀에 탑승했다. 리치와 인투더레인도 5번 셔틀에 탑승했다. 그런데 레인보우만이 탑승하지 않았다. 그는 우리가 모두 타는 것을 확인한 연휴에 곧바로 우리의 4번 셔틀로 와서 탑승했다. 이에 어안이 벙벙한 폴리와 포트. 나는 오히려 담담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냉랑테란
05/04/18 14:27
수정 아이콘
오.. 오늘 드디어 올라왔군요.. 맨날 기다립니다.. 드디어 프로토스의 움직임이 보이는군요.. 가림토도 활약했으면하는...
몰라주는아픔
05/04/18 16:53
수정 아이콘
아...하고싶은말은 많은데...한개만 달겠슴다..
제발..빠른연재좀...그리고 너무재미씀 키키키
흐흐흐...빨른 연재좀..흐흐흐너무...보고싶삼 아니..너무 재밌삼
(오묘한 상황 전개스토리가 상당히 맘에듬)
몰라주는아픔
05/04/18 16:53
수정 아이콘
아차..이말않했는데여..우리카페에서 지금 (우리반 카페)연재하고있는데 리플들 허버 많아여 복사해서 붙이까여?>
아케미
05/04/18 18:59
수정 아이콘
스갈리스, 온스, 파포네스, 비타닉스… 무언가 연상되는데요? ^^ 아무튼 레이너의 부대는 메딕이 없어서 고생이 많습니다.
그나저나 정말 '줄 수'자도 있었지요. 그걸 잊고 있었네요. 자격도 없는 제 지적을 맘 넓게 받아주시니 오히려 제가 고맙습니다^^
바람의언덕
05/04/20 09:08
수정 아이콘
아...여기서도 연재하고 계셨군요.
추게만 놀러가는 피지알 눈팅족이라...
오늘도 자게에 멋진 글이 올라왔다는 소식 듣고 찾아왔는데,
익숙한 글 제목이 있어서 놀랐어요.
여기서 보니 또 다른 느낌입니다...하하..(제가 누군지 아시겠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4145 한참을 읽고 있었는데 글이 삭제 되었더군요.. [3] 내일도 맑음4131 05/07/01 4131 0
14121 KTF팬으로서 좋은날, 즐거운 글이 많이 보이지 않아 한자 남깁니다 ^^ [12] Nabi3786 05/06/30 3786 0
13758 [OSL이야기] 올인하는 자가 승리한다. [7] 청보랏빛 영혼5476 05/06/16 5476 0
13505 [잡담] NBA Final .. 누가 이길까! [19] 이직신4112 05/06/08 4112 0
13413 별들의 전쟁 episode 0. ☆Ⅱ부 prologue ~ 19장. [6] Milky_way[K]4365 05/06/05 4365 0
13272 키보드워리어의 주저리 넋두리(?) [관심부탁] [4] 김성인4108 05/05/31 4108 0
13266 KOF에 대해 글을 쓰고 싶네요 ^^(깁니다) [39] 워크초짜6759 05/05/30 6759 0
13185 결승의 한자리를 놓고! [6] SkadI4278 05/05/27 4278 0
13154 누구의 손을 들어주어야 할까요? [24] 내안의다른나3794 05/05/26 3794 0
12830 아름답다 [16] 총알이 모자라.4858 05/05/09 4858 0
12782 EVER 2005 OSL 16강도 어느덧 마지막을 향해 가네요 [12] 초보랜덤4373 05/05/06 4373 0
12681 살다보면 뒤로 한발 양보해야 할 때가 있다. [9] ggum3374284 05/05/02 4284 0
12650 [야구이야기] 기아타이거즈.. [23] 김C3841 05/05/01 3841 0
12509 승리와 패배의 경계선은 무엇으로 결정되는것일까요? [11] 먹자먹자~3284 05/04/23 3284 0
12454 강민..정말 유일하군요. [120] 김호철9249 05/04/20 9249 0
12419 [연재] Reconquista - 어린 질럿의 見問錄 [# 14회] [5] Port4757 05/04/18 4757 0
12369 공군 어떻습니까? [30] pkcstar5466 05/04/15 5466 0
12341 초대박리그 MSL 개막전! 이따봐~요~~! +.+ [25] 청보랏빛 영혼6101 05/04/14 6101 0
12042 와.. 드디어 글쓰기 권한이 생겼네요. [13] 이도훈3173 05/03/31 3173 0
11681 아다치 미츠루의 H2 를 읽고!! [49] 김민규4979 05/03/14 4979 0
11415 이중헌이 옳다 [51] Lynn5595 05/03/02 5595 0
11095 정녕 이렇게 살아도 좋은가? [12] 별마을사람들3371 05/02/17 3371 0
10710 [亂兎]지금, 한 생명이 세상을 버리려 하고 있습니다. [10] 난폭토끼3085 05/02/01 3085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