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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3/27 21:46:00
Name Dostoevskii
Subject 호모이미지쿠스
안녕하세요.

제가 KBS TV를 보다가 디카, 싸이질, 호모 이미지쿠스 라는 내용의 방송을
보았습니다. 처음부터 본 것은 아니라서 내용을 다는 모르겠지만 상대적으로
활자같은 매체보다는 영상물에 극도로 많이 노출되어있는 현대인과
태어나기 전부터 이미지가 지배하는 환경을 접하게 되는 어린 아이들의 모습까지
나오더라구요.

어떤 전문가 말이, 책보다는 영상물을 더 접하는 아이들을 보는
기성세대들은 아이들의 교육적인 차원에서 문제가 있을거라고 걱정하지만
실제로 과거에 비해서 현재로 올수록 점점 더 아이들의 지능은 높아져 가고 있고,
앞으로 아이들은 컴퓨터로 동영상을 틀어놓고 공부를 해도 될 것이라고 하더군요.
아무튼 이런 모습들이 대세인데, 이걸 어떻게 잘 활용하느냐가 관건이 아닐까 합니다.

오늘은 차로 어딜 가다가 윤종신의 2시의 데이트를 들었는데, 어떤 청취자 사연이
나왔습니다. 사연 중, LP판에서 나오는 음파는 자연스러운, 자연에 가까운
sin(사인, 삼각함수의 그것) 곡선을 그리면서, 더 깊이가 있는데,
MP3 같은 디지털 매체에서 나오는 음파는 계단모양이면서 몸에 좋지않은 것이라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LP판을 그리워하는 청취자더군요.
내용 자체가 이러진 않았는데 제가 인상깊었던 내용이 이 부분이라서요.

저는 레코드판을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LP판이 어떤 느낌인지는 잘 모르지만,
요즈음 디지털화 되어가는 세상을 뼈 속 깊이 느끼며 살아가는 저에게 나름대로
시사하는 바가 크더라구요.

디지털 시대의 윤택함은 정말 훌륭하지만, 그런 윤택함을 갖는 만큼 뭔가를
잃어버리게 되는데요. 어떨 땐 그 잃어버리는 것이 더 크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저는 이메일 쓰는 걸 참 좋아합니다.
예전에 친한 친구에게는 이틀에 한 번 꼴로 음악 메일 보냈었는데
보낼 때 마다 선곡 하는것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합니다. 물론 그런 고민들도
행복하지만요. 그리고 답장을 받으면 참 기쁩니다.

제가 지금 공익근무요원인데요(이제 3주차 접어듭니다.), 훈련소에 있을 때 편지를
써서 보낸 동기들 중에 답장을 받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저는 편지를 쓰지 못해서
답장을 받진 못했지만, 내무반으로 들어온 편지를 봤을 때 참 신선한 느낌이었습니다.
자주 보던 굴림체, 궁서체 그런게 아니라 정갈하진 못할지언정 사람 냄새나는
글씨였거든요. 요즈음 왠만한 문서는 컴퓨터로 작성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그 편지를 받는 사람들의 편지봉투를 뜯어서 편지지를 펼쳐드는 순간까지의
설레임은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까지도 전달이 되더라구요.

현대는 디지털화 되어가고, E-sports 도 그 디지털 문화의 산물이 아닐까 하는데요.
E-sports 로 새로운 즐거움을 얻은 것 처럼, 디지털 문화는 많은 혜택을 제게
가져다 주었습니다. 매우 편리한 것도 많구요.

아날로그 시대로 회귀하자는건 절대 아니지만, 디지털하면 왠지 모를 딱딱함, 차가움
등의 이미지가 떠오르는데요 (적어도 저는 그렇습니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요즈음 7080 세대의 문화들이 다시금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래가 지금보다도 훨씬 더 디지털문화가 지배하게 된다면 그 때의 디지털 문화는
지금보다는 부드럽고, 따스함이 느껴질 수 있을까요?
LP에서 나오는 소리만큼 자연스런 sin 곡선을 그리는 MP3 파일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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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웨이브
05/03/27 22:16
수정 아이콘
어제 이 프로그램에서 스카이프로리그 3라운드 결승전 장면이 잠깐 나왔는데..
05/03/27 22:20
수정 아이콘
sin은 cos의 어쩌구....tan에 삼각함수가.........으아.....;;;;;;;(중1실력의 수학실력을 가진 고3의 비애;;;;ㅠㅠ)
......이게 논점이 아니었죠.;;;;;;
시대는 계속 바뀝니다.그리고 제3의 물결이라 일컬어지는 정보혁명도 점
점 짧아지는 물결의 교체 시기 때문에 제4의,제5의 물결들이 밀려와 그리
운 기억으로 남겠죠...
안전제일
05/03/27 22:36
수정 아이콘
집에 lp와 그 귀하다는 턴테이블까지 있습니다.-_-v
어머님의 '그딴 쓰레기는 다 버려!'오오라를 견디며 저와 함께해온 오디오세트(사실 이젠 tape쪽은 너무 안좋아서 들을수 없습니다만.)와 언니님께서 남기고간 몇몇 lp...그리고 얼마전 친구들이 묘하게 웃으며 사다준 '이오공감'LP까지..
가끔 들으면 쌉쌀-한 맛이 느껴집니다.^_^
05/03/27 22:50
수정 아이콘
편지봉투의 편지지를 펼치는순간까지의 설레임은 정말 잊을수가 없죠^^
그리고
카드회사의 우편물을 뜯어볼때까지의 긴장감도 빼놓을수 없죠..-_-;
아키[귀여운꽃
05/03/27 23:26
수정 아이콘
저도 모르는사람과 펜팔할때 편지를 읽고 쓰는 설레임...왠지 좋던데요 ^^ 그립네요..
여.우.야
05/03/27 23:56
수정 아이콘
저도 가끔은 아날로그가 너무나 그리워 집니다.
이메일로 보내면 훨씬 간단할 테지만,
뉴질랜드로 유학간 친구에게 긴 편지를 적어 보내 주었죠.
너무 기분이 뿌듯하던걸요 ^^
천사같은눈망
05/03/28 00:08
수정 아이콘
편지....받으면 정말 기분좋더군요...나를 생각하며 이렇게 편지를 써준다는 그런 기분과 그 사람이 어떤마음으로 편지를 썼는지 느껴져요..
그래서 저는 모든편지를 고이 간직해두고있어요..
마음의손잡이
05/03/28 01:12
수정 아이콘
이 글도 사람냄새 풀풀 납니다. 진정 pgr스런 글이라고 할수있겠네요.
잘 봤습니다.
05/03/28 12:24
수정 아이콘
정말 직접 쓴 편지를 받으면 기분이 좋아요.
이메일도 좋지만 편지는 다른 이메일과는 다른 기분이 들더라구요.
뭐랄까.. 정감이 가는 그런 느낌이랄까.. 웬지 따뜻한 기분이..^^
(물론 누가 보냈느냐에 따라 느낌이 다를수도 있지만..^^;)
가끔 편지 주고 받으면 좋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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