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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2/05 22:28:27
Name 허클베리핀
Subject 너희들이 애들이니? 게임에 정신팔리고......
너희들이 애들이니? 게임에 정신팔리고......



게임을 하고 있으면 어른들은 늘 말했습니다. 특히나

그런 게임을 취미생활이 아닌 직업으로 삼고 있는

소위 '프로게이머'라는 사람들에겐 더욱 잔혹한 말만 돌려왔지요.


'아직 철이 없네~!'

'공부못하니까 이상한 짓꺼리 한다! 엉?'

'근데 돈은 좀 많이 버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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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사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컴퓨터와 모니터가 없으면 불가능한 세상.

200mega 남짓한 프로그램. del 키 한방이면

사라져버리는


왜소하고 초라한 그런 게임..


그런 게임이 무엇이 좋다고 매달려야 하는지.

매달릴 수밖에 없는지.







그러나.... 오늘 저는 그 게임안에서

많은 것을 보았습니다.




수많은 젊음들이 자신의 미래를 걸고, 승리를 위해

싸워나가는 모습을.


때로는 주위의 싸늘한 시선과 적은 수입으로 인한 압박에 시달리며

혹은 지나친 기대와 그 나이에 책임지기 힘든 억대 연봉의 압력을 견뎌내며



오직 그 작은 세계 안에서

자신을 우뚝 세우고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그들이 얼마나 처절하게 싸워가는지.



비록 가상의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이었지만,

그 처절하고 가슴아픈 싸움은 진실이었고,

또다른 현실이었습니다.




저 사실 게임채널보면서 잠깐 졸아버린 적 많았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도무지 그럴 수 없더군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강민선수의 결승전을 볼때보다

훨씬 더 훨씬 주먹을 힘껏 쥐웠습니다.




양팀다 이 자리에 오르기까지 해낸 험난한 노력과 땀의 가치를

어느 한쪽만 갖게 되는 건 억울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시간. 저 자리에 올라선 선수들은

얼마나 떨렸을까. 얼마나 숨죽였을까를 생각하고 나니

도무지... 견뎌낼 수 없더군요.




축하드립니다.

저의 축하는 승리한 팀을 위한 축하도 아닌

아깝게 패배한 팀을 위한 축하도 아닌


당신들의 서있는 자리와 전장을 보여주었고 누구보다 당당했으며 마지막까지


이 모든 긴장과 초조. 그리고 수많은 땀을 흘려온

그네들.


모든 프로게이머들에게 축하드립니다.



사실. e-sports 몇해 못갈지도 모른다 걱정했습니다. 새로운 게임이 나오고

많은 프로게이머들이 계속 이자리에 서있을란 법도 없을테니까요.

그러나.

나 오늘 걱정 떨쳤습니다.


당신들.... 너무나..... 너무나 멋져서

그저 아쉬운 마음 한켠. 기쁜 마음 한켠.


가볍게 미소지어버리게 되네요.


축하드립니다.

축하드립니다.

언제까지나 멋진 경기 보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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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의빛
05/02/05 22:35
수정 아이콘
^^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문체에 나, 나를 저, 저로 바꿔주시면 조금 더 글이 부드러워 보일 것 같아요.
05/02/05 22:39
수정 아이콘
좋은 글이군요. 정말 오늘 경기들을 보고나면 '그저 게임일 뿐이잖아?'라는 말은 결코 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모든 프로게이머 분들, 더불어 모든 관계자와 팬 여러분들 파이팅~!!!
소년에게자유
05/02/05 23:14
수정 아이콘
멋집니다~
낭만토스
05/02/05 23:42
수정 아이콘
멋집니다에 동의 100만표
여.우.야
05/02/12 14:31
수정 아이콘
멋집니다 ㅠ_ㅠb
모두가 주인공이고 모두가 사랑스러운 E sport가,
참 좋습니다 :)
제가 응원하던 팀이 졌어도
짜증나지 않을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상대팀을 더 인정하게 되고,
진심으로 축하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
좋은 글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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