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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5/12/07 10:54:33 |
Name |
김성재 |
Subject |
[공모-단편]Old And Blues. |
***
아주 오랜만에 휴가를 나왔다.
건너편과 이곳. 분명한 선으로 나누어진것도 아닌데
이곳의 공기와 건너편의 공기는 불확실한 필터를 거쳐
서 다른 입자를 뛰고 있는것만 같다.
모든 것이 죽어 있는 듯한 느낌이 나는 시외버스를 타고 가는
그 지루한 시간조차 아주 짧게 느껴진다. 드디어 집에 도착했다.
정지된 시간속으로 편협되어 졌던 100일이란 기간동안 동네의
많은곳이 변해 버렸다.정말 휑한-말그대로 아무것도 없는-골목
곳곳에 술집이 생겼고, 자주가던 단골 술집은 편의점으로 바뀌어져 있었다.
집으로 돌아와 피곤한 탓에 잠시 눈을 붙였다 일어 났는데
3시간이나 지나버렸다. 건너편에서의 시간은 끝과 끝이 긴밀히
붙어 있어서 직선으로 나아가는 개념아니라 계속 같은 시간만이
반복 되어 진다고 느꼈는데 확실이 이곳에서의 시간은 나의 몸이
체감하는 시간보다 훨씬빨리 흘러가는 듯 했다.
4박 5일의 휴가가.
4.5초처럼 느껴진다던 어떤 고참의 말이 절실히 피부에 와닿는다.
***
컴퓨터를 키고 스타에 접속 했다.
채널을 돌아봐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B&G]Hey_Jude 를 기억 하는 사람이 있을까?.
화려하게 스포트 라이트를 받는 아는 동생들이 부럽다.
나도 저 자리에 설수 있었는데...
조금만 더 시간이 있었다면..
언젠가 흥행 했던 기억이 가물 가물한 영화 제목처럼
난 잊혀져 가는 거다....
'잘된거지 뭐. Back to the real life.'
***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 번화가로 발검음을 옮겼다.
어떤 약속도 없었다. 그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 에서
숨쉬고 싶었다.
소모품 취급만 받던 건너편이 지긋지긋하게 싫었기에
이곳에서 나의 존재를 확인하고 싶었다.
이런저런 생각에 거리를 헤메다. 문득 Old and blues 가 생각난다.
대체 왜 여기가 생각 난 것일까?
Old and Blues.
맨처음 사겼던 여자친구 비를 피하기 위해서 잠시 들렀던 곳이다
사람의 정신을 몽롱하게 하는 검붉은 조명이 좋아서
이제는 찾아보기힘든 회색빛깔의 성냥갑에 든 성냥이 좋아서
그후에도 전 여자친구와 몇 번 와본적이 있다
지금 그여자친구(아니 여자친구라고 불러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가 어떤 곳에서 어떻게 살아가는지는 모르겠지만, 나의 머릿속 어딘가에
있는 투명한 플라스틱 컵에 들어 있는걸로 봐선 아주 좋은 사람이
였음에는 틀림 없는 것 같다.
-훗날 기봉이에게 들은건데 그녀는 프로게이머로 활동 하다 지금은
삼성 칸 이란 팀의 감독으로 있다고 한다-
문을 열고 들어섰을때 시계를 보자 이제 겨우 5시를 지나고 있었다
좀 이른 시간에 정말 볼품 없어 보이는 남자가. 그것도 혼자 가게에
들어서서 그런지 바닥을 닦고 있던 아르바이트 생으로 보이는 여자가
경계의 눈빛을 뛰며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저 여기 지금 open 했나요?”
“네.잠시 청소중이에요 혼자 오셨나요? 그럼 이쪽으로 앉으시겠어요?”
나의 의지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좌석에 앉는 기분은 발에 맞지 않는
신발을 신는 것 처럼 아주 불편하게 느껴졌지만 아르바이트생의 상냥한
목소리를 들으니 거부할 수가 없었다
혼자 멍하니 빈테이블을 바라보고 있자니,
무인도에 떨어진 로빈슨 크루소처럼 고독 해진다.
사실 어떠한 사람과 어떠한 얘기를 하고 싶었던건
아니지만. 이건 아닌 것 같았다
“저 죄송한데 등받이가 너무 불편해서 그런데 저기 바텐더가 있는 자리로
좀 옮길께요. 저 그리고 갓 머더 한잔 주세요”
사실 갓머더가 무엇인지 잘 모른다.
하지만 억양에서 느껴지는 뉘앙스는 아주 독해 보였다
이전엔 누군가가 추천해주던 피나콜라다만을 마셨다.
피나콜라다 라는 말이 아주 웃긴 음료수처럼 보였었는데
그 칵테일의 맛또한 이러한 나의 예상과 맞아 떨어졌었다
갓머더란게 모든 칵테일 중에서 가장 순한것일수도 있다.
언제나 인생에는 예외란게 떡하니 존재하기 때문에 예언할수도,
장담할수도 없는 노릇이다.
“여기 주문한 칵테일 나왔습니다 좋은 시간 되세요”
아까와 같이 아주 상냥한 목소리로 말하는 아르바이트 생이였지만,
저멘트는 이가게가 오픈 한 이후로 8만 6천 3백 2십 9명에게 하는
기계적인 멘트일 꺼라고 생각하니 서글프기 까지 하다.
예상 했던 대로 “갓머더” 란 칵테일은 아주 독했다. 그저 독할 뿐이었다.
아무런 맛도 없다. 그저 쓴 보약처럼 느껴진다
이전에도 느꼈지만. 여전히 나와 칵테일은 아주 어울리지
않는 한쌍이라 생각한다. 아주 긴 머리를 한 마이크 타이슨 같다고나 할까?.
(타이슨씨 죄송합니다).
나중에 누군가와 여길 오게 되면
“갓머더란 말이지. 아주 유명한 작가 ‘폴 오스터’의 어머니가
이칵테일을 마시다 “oh, my god" 이라고 말해거 이런 이름이 붙여진거야”
라고 말해버린다면 대부분이 속아 넘어 가겠지 란 생각을 했다
지금 입안에 물고 있는 이담배를 다 피우면-너무 심심한 탓에- 앞에있는
아주 참한 인상의 바텐더에게 말을 걸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암모나이트 화석처럼 딱딱하게 굳어버린 머릿속에선 처음보는
사람에게 걸어야 할 말들이 생각나지 않았다.
그저 멍하니 있다 주위를 둘러 봤다.
대각선 뒤쪽에 남,여가 웃으며 얘기를 하고 있다.
남자는 쉴새없이 바람이 아주 빨리 나가고 있는 풍선처럼 말을하고 있었다.
여자는 웃기도 하고, 가끔 박수를 치며 장단을 맞춘다. 그러다 둘사이에
침묵이 오가고, 약속이라도 한 듯 둘이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난다.
나가는 그들의 뒷모습을 보자 이곳을 벗어나면
어디로 갈지 궁금해지기 시작 했다.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는 걸까?
아니면 술을 더 마시기 위해 딴 장소로 가는 것일까?
어쩌면 둘이 한침대에서 뒹굴기 위해 가는지도 모르겠다.
‘근데 이런게 왜 궁금한거지? 어차피 남이 잖아.’
다양한 사람과 다양한 모습의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에서
이런 것에 일일이 신경쓰다 보면 아주 미쳐버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무서워져서 이런 생각은 그만하기로 했다
담배를 한개피 꺼내 일에 물며 굳어 버린 머릿속의 화석을 하나씩
하나씩 조각 내기 시작 했다.
“제가 어때 보여요?”
“군인 같은데요.”
입을 쩍 벌린 하마처럼 활짝 웃으며 말한다.
“어? 어떻게 알죠?”
“머랄까 좀 많이 시커멓고, 머리도 짧으니깐요
100m 쯤에서도 알아 볼수 있겠는걸요.”
“군인 좋아해요? 어떻게 생각해요?”
“아뇨. 제가 제일 싫어 하는게 3가지가 있거든요
바퀴벌레, 국회의원, 군인.이에요”
저말은 더 이상 귀찮게 하지 말라는 일종의 경고 같았다.
내가 군대에 있는건 대체 무슨 의미 일까? 바텐더의 말이
조그만 눈덩이에서 굴러가다니 아주 커져버렸다.그와 비례하게
말로 설명할수 없는 서글픈 감정들도 커져갔다.
나의 귀로 통해 들어온 이 말 때문에 생긴 이런감정들을
출구로 보내기위해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았다.
“저기. 군대에 간다는게 어떤 의미인지 아세요?”
“아니요”
흥분한 탓에 반말을 썼다
“이봐. 당신에게 마법사가 마법을 걸어.
온몸을 어디서 나타났는지도 모를 줄들로 묵였져.
풀수도 없어. 당신 주위엔 빌어먹을 마법사와 개구리
밖에 없거든. 게다가 매듭은 어디서 시작 되는지도 몰라.
마법사는 무표정한 표정으로 일일이 이런걸 설명하기 성가시다는 듯이
말하지. 이줄은 2년 2개월후에 자연스레 썩어 없어 질거다. 그럼 넌
자유가 되는거지.라고 말이야
아주 답답하겠지 한번이라도 이런기분을 느껴본적이 있어?“
"......죄송해요..”
마치 자등응답기에 서나 들릴 감정이 배제된 목소리 같았다
“진짜 미안한거야?
아니면 손님이 화를 내서 이성으로써 생각하고 미안하다고 하는거야?”
“....................”
수도 꼭지가 고장나버려 꽉 잠구었음에도 불구하고
조금씩 떨어지는 수돗물처럼 보이는 눈물이 바텐더의 눈에 맺혔다
여자의 눈물은 세계 8대 미스터리라고 생각 한다.
의미를 파악하기가 너무 어렵다.하지만 이쯤에서 사과하고
끝내기로 했다
“울 것 까진 없잖아요. 저도 미안하네요. 이제 그만 나가봐야 하니
이만 일어 날께요.”
Old and Blues를 나와서
홀로 미친 사람처럼 거리를 돌아 다니고, 밥을 먹고,
공원에 앉아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자판기 커피를
마시고 시계를 보니 새벽 2시쯤이 였다.
새벽 2시.. 여러 가지 생각들이 양때처럼 밀려 오는 시간이다.
그러나 양때가 그러하듯 일정한 공간을 벗어날수는 없다.
같은 곳을 맴돌기만 할뿐이다. 난 한상 제자리다.
‘이제 집에 들어가야지’
집으로 갈땐 운동도 할겸 걸어가기로 했다. 이상하게 평소보다
심하게 목이 말라 왔다.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냈더니, 마지막
남은 담배가 부러져 있었다.
편의점에 들러 담배를 사고 생수를 샀다
계산을 할려고 지폐를꺼내는
순간 지폐에 뭔가가 적혀 있는 게 보였다.
“잠시만요.제가 지폐에 메모를 해놨거든요 다른 지폐로 드릴께요”
‘뭘까?’
‘Forget me not 이란 꽃말과, 서지수, 010 4635 1532
이라고 적혀 있었다
잠시나마 이돈을 소유했던 아주 심심한 주인이 적어 둔걸까?
아니면 바텐더가 적어 둔걸까?.......
무료하게 돌아가는 회전목마와 같던 생활속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탓에,
약간의 흥미가 생겼다
휴가를 복귀하고 이일에 대해선
까맣게 잊어 버리고 있었다
우연히 음료수를 뽑아 먹기 위해
지갑에서 돈을 꺼내다 쳐박혀 있던 지폐가 눈에 뛰였다
급하게 공중 전화 박스 안으로 뛰어가 다이얼을 돌렸다
뚜뚜뚜뚜. 찰칵.
“여보세요?”
“네”
“서지수씨 맞나요?”
“서지수 휴대폰은 맞는데, 지금 없네요 잠시 요앞에
머좀 사러 나갔어요.누구시라고 전해 드릴까요?”
“친구에요. 친구. 저 근데 지금 지수가
일하고 있나요?."
"네"
"실례지만 거기가 어디죠?"
“ XX 단란주점이에요”
딸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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