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6/03/11 22:38:34 |
Name |
Let It Be |
Subject |
[응원글공모] 살아 있을 거라 생각했어. |
어제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았습니다.
사라진 누군가를 한참이나 기다리던 사람들과, 다시 만났지만, 결국은 헤어져버리고 마는.
누군가가 말했습니다.
'살아 있을 거라 생각했어.'
그네들의 믿음은 눈에 보이지 않아도 존재를 알 수 있을 정도의 것이었나 봅니다.
나는 믿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두 번의 예선이 있었고, 그것에 당신은 모두 떨어지고 말았지요.
계속 불안해하고 있었습니다.
마치 당신이 이미 떨어지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지요.
그리고 정작 결과가 나왔을 때는 아무렇지도 않았습니다.
당신이 그 자리에 있지 않아도 될 것처럼.
많이 기다렸는데, 다음은 언제가 될 지 또 알 수 없나봅니다.
아직 한 마디도 해주지 않고 있는 당신에게 나는 또 이렇게 주절거리고 있습니다.
혹여 카페에 당신이 한 번 변명이라도 올려줄까, 아니면 이번이 마지막이었다고 더 이상의 기회는 없다는 말을 하게 될까.
그렇게 하루에도 몇 번 씩 클릭하는 나를 보면서 쓴 웃음을 지어봅니다.
당신에게 더 이상의 가능성은 없다고들 합니다.
쓸데없는 기대라고들 합니다.
나는 알고 있습니다.
당신에겐 언제나 그렇게 험난한 길 뿐이었다는 것을 말입니다.
단 한 번의 우승 때도, 기억나지 않는 준우승 때도, 기억하고 싶지 않은 날에도.
당신은 언제나 한 가득 짐을 진 채, 그렇게 험난한 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말입니다, 아직 당신에게서 시선을 거두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직 당신의 회색 머리칼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무대 위의 당신에게 환호성을 보낼 준비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물론 당신도 알고 있겠지요.
내가 너무 많이 이야기했지요.
믿는다고, 기다리겠다고.
당신이 떠나가겠다던 그 날에도, 나는 당신이 어디에서건 잘 해낼거라고 믿었습니다.
돌아오지 않아도 그 만큼 충분히 행복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당신이 전성기 때의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우습지만, 이기적이지만 나는 아직 당신의 팬이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하루를 살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나도 이젠 당신이 '살아 있을 거라 생각'하겠습니다.
그러니까 이 곳이 끝이어도 나는 괜찮습니다.
문제는 내가 가지고 있는 '믿음'일테니까요.
행복하세요.
이젠 정말 그래야 합니다.
- For DayFly[Po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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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쓰려고 했는데, 또 write 버튼이 저를 유혹해 버렸군요.
이런 말도 안되는 응원글이 나와 버렸습니다.ㅠ_ㅜ
정말 오랜만에 수면 위로 떠올랐는데 면복이 없습니다.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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