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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6/01/29 17:21:14 |
Name |
headbomb |
Subject |
테란대저그전 '원배럭 벙커링 더블 커맨드'는 무적빌드? |
안녕하세요. 이번에 두번째로 글을 쓰게 되는 headbomb 입니다.
글을 쓰기에 앞서, 다소 미약한 미약한 실력으로 민감한 소재에 관해 글을 쓰게 된것을 죄송스럽게 생각하는 바이며, 제 글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거나 단순한 감정문제로 생각하지 않아주시기를 바랍니다.
지난 2004 후기리그 결승전을 보면서 SK T1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면서 개인적으로 탄성을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화려한 컨트롤이나 거대한 물량이 아닌 그들의 빌드와 전략에 놀라서 침을 튀겨가며 동생과 대화의 열을 올렸습니다.
'원배럭 벙커링 더블 커맨드'라고 부르고 있는데(어떻게 부르는게 맞는지 몰라서 일단 이렇게 부르고 있답니다) 이 전략이 너무나도 강력하게 보였습니다.
우선 위 전략을 논하기 전에 전략시뮬래이션이란 게임장르에 관해 조금은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너무나도 사랑받는 스타 이외에도 토탈,CNC,AOE등 실시간 전략시뮬래이션과 히어로즈, 워로드 등의 턴방식 전략시뮬래이션들은 서로 많이 다르지만 중요한 공통점을 갖고 있고 그 공통점이 승부를 가르는 키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공통점은 자원, 생산, 발전 이 3가지입니다.
나머지가 모두 같은 상황이라면 자원, 생산, 발전중 한가지만 상대보다 앞서더라도 게임에서 승리할 수 있습니다.(물론 컨트롤, 심리전 등으로 그것을 극복해 낼 수 있습니다만 이 부분에서는 그것을 제외하겠습니다.)즉 이 3가지 요소가 승부를 가르는 키입니다.
이 3가지 요소를 어떻게 배합하느냐에 따라서 전략이 결정된다고 생각합니다.
자원과 생산을 포기하고 테크를 빨리올려 공략타이밍을 잡는 방법
예)패스트러커, 패스트다크, 패스트리버, 패스트캐리어 등
자원과 테크를 포기하고 생산에 올인하는 경우
예)불꽃러쉬, 하드코어질럿 등
테크와 생산을 미루고 자원을 먼저 많이 얻는 경우
예)더블컴, 더블넥 등
테크, 생산, 자원을 모두 고르게 발전시키는 방식
예)이럴경우 무난하게 간다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
물론 위의 3가지 외에도 더 많은 조합을 만들 수 있습니다. 위에선 3가지중 한가지에 올인한 예들만 들었지만, 2가지를 선택하거나 해서 더 많은 조합과 더 많은 전략을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다만 예시를 들기 위함이므로 - 또는 글쓴이가 생각하는게 많이 딸려서;;- 이정도만 적도록 하겠습니다.
무난하게 가는 경우를 제외하면 어느정도 위험요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테크를 빨리올릴 경우, 상대가 그 테크에 적합한 수비를 갖춘다면 그 러쉬를 막아내고 승리를 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따라서 정찰을 허용하지 않는 등 매우 긴장감 넘치는 경기 모습을 보여주게 되죠.
생산에 올인할 경우, 그 올인러쉬가 막힐경우 경기에 지게 될 경우가 많습니다. 방어타워를 많이 짓는다던가 해서 막아낼수 있겠습니다.(물론 성큰 10개 가까이를 뚫어냈던 변길섭선수도 있습니다만;;)
자원을 빨리가져가는 경우 상대의 초반러쉬에 무너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저전에서 12드론 앞마당을 갔는데 5드론이 온다면... 말다했죠입니다.(박태민vs조용호 선수 경기가 생각나는군요)
자 이제 이 논리 위에서 원배럭 벙커링 더블컴에 대해 이야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기본적으로 이 전략은 자원을 빨리 가져가는데 중점을 둔 전략이라고 하겠습니다. 빠른 더블이후 쏟아지는 자원은 압도적인 물량을 만들어 내죠.(벙커링을 사용하진 않았지만 서지훈 선수가 러쉬아워2에서 원배럭 더블을 배짱있게 나간후 압도적으로 이긴 경기가 있습니다.)
그런데 단순한 원배럭 더블에 비해 이 전략이 더욱 무서운 것은 벙커링을 통해 자원을 먼저가져가는 전략의 초반 불리함을 상쇄시키고 초반 타이밍에 경기를 이끌어 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플토의 더블넥과 비교한다면, 더블넥을 갈경우 저그가 빠른 히드라를 오던지, 따라서 무한확장을 가던지 선택권이 있으며 플토의 경우 그것의 방향을 강제하거나 방해할만한 수단이 적습니다.(프로브로 앞마당 견제등 아예 없지는 않습니다)
위의 내용만 가지고서도 원배럭 벙커링 더블커맨드가 매우 무서운 전략임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더욱 저그를 암울 하게 만드는 것은 딱히 이 전략에 대응할만한 전략이 없다는 점입니다.
위에서 얘기한 3가지 요소를 가지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우선 테크를 빨리 올려서 상대를 압박하는 방법으로 패스트 러커등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그가 앞마당을 가져가지 않는걸 본다면 테란으로서는 중간에 전략방향을 순회함으로서 쉽게 경기를 이길수 있습니다.
또한 맞확장으로 테란 더블컴을 능가하는 무한확장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그의 경우 확장 수비가 어렵기 때문에 적은 규모의 마린메딕(합쳐서 10마리 미만)에도 제2멀티가 쉽게 파괴될 수 있는 타이밍이 생기게 됩니다. 그렇다고 멀티수비를 위해 병력을 뽑자니 드론수가 모자라 멀티를 하나마나한 상황이 벌어지게 되죠.
개인적으로 그나마 가장 나은 대처법으로 생각하는, 생산에 치중하여 뚫어버리는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커맨드를 내려놓을즈음에 벙커를 3개씩 지어버리는 무지막지함에 막혀버리더군요.(최연성 선수와의 노스텔지아전에서 벙커 3개를 뚫은 박성준선수가 아닌 양민인 저에게 벙커3개는 워~워~)거기다 결승전 5경기에서 변은종선수가 벙커러쉬를 막기위해 드론을 동원하는등 초반에 어느정도의 타격이 생기면 뚫을 정도의 병력을 모으기도 어렵습니다.
물론 프로게이머정도의 실력에서는 컨트롤과 심리전등 다양한 요소들로 위의 상황을 극복해 내고 승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일반적인 상황에서 위의 전략을 전략으로 극복하는(일명 가위바위보라고 하는)방법을 찾기 어렵다는 점을 말하고 싶습니다.
더블을 간다면 초반 모자르는 병력에 의해 위험요소를 안고 있어야 하나, 이 전략은 더블을 가고, 병력이 없어도 초반 타이밍에 질 염려가 전혀 없다는 것이 너무나 막강한것 같습니다. 러커등이 나오기 전까지 저그가 마땅한 공격방법을 찾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저그가 러커를 갖추고 공격을 올때쯤이면 이미 앞마당 내려놓을 수 있을 정도의 수비병력이 갖춰집니다. 그 이후에는 탱크를 뽑으면서 러커를 무력화 하고 바로 스카이 체제돌입!
전 그 빌드를 보면서 그런 전략을 만든 T1팀이 대단하다는 탄성과, 앞으로 게임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한 막막함이 함께 왔습니다.
맵에 따라서 다르겠지만(이번 개척시대 같은 맵에서는 원배럭 더블컴은 힘들겠죠) 러쉬 거리가 적당한 맵들에서 위 전략은 잘 통할 수 있습니다. 정말로 절대로 지지않는 무적빌드는 아니겠지만 앞으로 저그 상대로 테란이 꽤 오랫동안 압도적인 강세를 누릴거라고 생각됩니다. 더불어 저같은 발컨양민이 위 전략을 이겨내기도 매우 힘들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자포자기하면 안되겠죠.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저그 유저들에게 숙제가 던져진 것이죠.
가까우면 벙커링, 멀먼 더블컴이란 전상욱의 말이 너무 좋았다. 그래서 난 두개 합쳤다.
와라.
테란이 숙제를 주었습니다.
우리한번 어떻게 극복할지 생각해 봅시다!
(MSL에서 최연성선수가 마제윤선수 상대로 위 전략을 한번도 사용하지 않은 점은 지금 생각하면 조금 의아합니다. 어쩌면 결승을 위해 전략을 노출시키지 않으려고 했던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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