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10/10/27 17:06:12 |
Name |
Natural |
Subject |
최정민(zenio) vs 정종현(mvp) Review |
어제 개인적으로 gsl 우승후보 0순위라고 생각했던 정종현 선수가 최정민 선수에게 일격을 맞고 32강에서 탈락했습니다.
경기 전부터 너무 기대했었고 32강에서 붙기에는 아까운 매치업이라 내심 많이 아쉬웠지만 이런 아쉬움을 4강이상급 경기력으로
답해준 두 선수들에게 먼저 경의를 표합니다. 이 경기가 끝나고 pgr을 포함한 여러 커뮤니티에서 소위 말하는 테징징력이 폭발하였고
테란은 저그를 이길 수 없다는 결론을 내버리는 분들도 다수 보여 얕은 지식이지만 테란으로 스타2를 즐기고 래더를 뛰면서 배운 경험을
바탕으로 이 리뷰를 작성합니다.
1경기 밀림분지
테란으로 저그전을 하면 할수록 스타2의 저그전 역시도 스타1의 그것과 아주 유사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테란은 지속적인 압박으로 저그의 라바를 드론이 아닌 병력을 생산하게 만들어야 하고 저그는 눈치를 보며 드론을 생산해야 합니다.
그리고 테란은 컨트롤로 저그의 가스병력을 갉아먹어야 하며 저그는 그 가스병력유지를 잘 해야하고 유효적절하게 사용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테란은 저그의 2번째 가스 멀티를 저지해야 하며 저그는 이것을 지켜야 합니다.
이렇게 열거한 것처럼 스타2의 테저전 패러다임은 전작과 아주 유사합니다. 이 유사함을 스타1 게이머였던 정종현 선수는 1경기에서
아주 잘 보여줍니다.
최정민 선수는 15일벌레 2부화장 빌드, 정종현 선수는 1해병 1사신 더블 빌드를 사용합니다. 1사신을 보여줌으로써 상대의 바퀴를
강제하지만 최정민 선수는 대군주로 테란의 더블을 보고 생산한 바퀴로 압박을 하며 일벌레 생산과 함께 번식지를 올려줍니다.
테란은 더블과 함께 3병영을 더 올려 2기술실 2반응로 체제를 선택합니다. 이 체제는 스타1과 비교하면 4배럭 빠른공업 빌드로 소위
말하는 노점단속테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그가 무탈리스크로 시간을 벌며 3가스를 가져가는 체제의 상성 체제이기도 합니다.
정종현 선수는 최정민 선수의 체제를 무탈리스크 생산 후 6가스확보로 예상했고 그의 맞는 상성체제를 가지고 왔습니다. 경기는 정종현 선수의 예상대로 흘러갔고 최정민 선수는 9시 교전에서 가스병력 손실과 함께 제 2멀티를 잃고 맙니다. 이 시점에서 경기는 정종현 선수쪽으로 기울었고 이 후 게임 양상도 저그는 지속적으로 6가스 확보를 시도하지만 지속적인 교전 패배로 gg를 선언하게 됩니다.
이 경기를 보면 알 수 있듯이 테란이 저그의 체제를 예상하고 상성체제를 가지고 나오면 저그 역시도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시나리오가
나오게 됩니다. 재밌는 건 1경기 패배 후 최정민 선수는 2경기에서 1경기 테란체제의 맞춤 빌드를 제시하고 정종현 선수는 또 그것에
대응하는 체제를 선택한다는 것입니다.
2경기 금속도시
두번째 경기에서는 앞서 언급한 패러다임과 함께 테란의 타이밍에 대해 얘기해보려 합니다.
테란은 타이밍의 종족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테란에게 타이밍은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거의 지는 경기를 칼날같은 타이밍 승부로 역전 할때면 내 몸속의 모든 세포가 꿈틀대는 듯한 카타르시스를 느낍니다.
하지만 상대체제를 예상해서 맞춤대응을 해 이 타이밍에 나가면 질 수 없어 했는데 뜬금없는 암흑기사나 빈집털이에 당하고 나면
너무 허무하기도 합니다. 이렇 듯 테란의 타이밍은 승부를 뒤집을수도 그르칠 수도 있는 양날의 검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바로 이 점을 두선수는 2경기에서 보여줍니다.
최정민 선수는 1경기와 같이 15일벌레 2부화장 빌드를 사용하고 정종현 선수는 2마린 군수공장 더블 후 바로 우주공항을 올립니다.
저그는 1경기 패착을 무탈리스크 생산으로 인한 병력공백으로 느끼고 테란의 병영중심의 병력을 상대 할 수 있는 바퀴+더블링 체제를
선택합니다. 하지만 이것을 예상했다는 듯이 테란은 밴시를 뽑아 대공능력이 없는 저그를 압박함으로써 자신의 멀티는 안전하게 지키게 됩니다. 밴시 이후 테란은 전 경기와 동일하게 2기술실 2반응로 4병영 체제를 갖추고 의료선 견제와 함께 저그의 11시 제 2멀티로 압박을
시도합니다. 여기서 정종현 선수에게 아쉬웠던 점은 진출병력으로 저그 병력의 시선을 돌리면서 의료선 견제를 들어가는 것이 더 좋았지
않나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건물체력 상향으로 인해 이제 4불곰 드랍으로 주요 건물파괴는 힘들므로 건물보다는 일벌레를 노리는 것이
더 좋은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하지만 11시 교전에서 좋은 산개컨으로 저그의 가스 병력을 소비시켰고 그와 동시에 제2멀티를 준비하고 있어 이 때 까지의 흐름은 테란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이 후 테란은 센터 꿀네랄지역에 2멀티와 함께 병력배치를 했고 저그는 군락테크를 올립니다. 스타1에서 하이브 타이밍을 잘 넘기는 선수가 쩌그이 듯이 스타2에서도 군락 타이밍은 테란에게 틈을 주는 아주 중요한 시점입니다.
바로 여기서 2경기의 승패가 갈리는 선택을 두 선수가 하게 됩니다. 저그의 군락 타이밍은 테란에게는 진출 타이밍이자 압박타이밍입니다.
초반의 압박이 라바를 드론이 아닌 병력으로의 강제였다면 군락타이밍의 압박은 군락병력이 아닌 병력으로의 강제입니다. 그러나 이런 중요한 시점에서 정종현 선수는 진출이 아닌 3번째 멀티를 시도합니다. 저그는 자신이 압박을 받아야 하는 시점에서 오히려 압박을 가할 수 있는상황으로 바뀌어 버린 셈이지요. 역시나 최정민 선수는 테란의 3멀티를 확인하고 압박과 동시에 군락병력인 무리군주를 생산합니다.
만약 정종현 선수가 군락 타이밍에 진출을 하면서 제 3멀티를 가져갔다면 저그는 무리군주를 방어용으로 사용했을 것이고 테란의 멀티는 안전히 지킬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렇 듯 중요한 타이밍에서의 작은 선택의 차이가 경기의 승패를 가른 것입니다.
3경기 잃어버린 사원
3번째 경기에서는 다전제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 판짜기 능력에 대해 언급해 보려고 합니다.
잃어버린 사원은 잃어버린 밸런스라고 부를 정도로 테저에 있어서는 심각한 언밸런스를 보여주는 맵이었습니다.
하지만 결승에서 보여준 과장님의 대처법으로 조금은 숨통이 트였지만 아직도 저그는 언덕을 시종일관 신경써야 해서 테란이 좋은 맵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테란은 보통 하던데로 하면 이길 수 있다는 생각에 안일하게 플레이 하는 경향이 있고 저그는 어려운 맵이므로 연구를 통해 꽉 짜여진 플레이를 합니다. 이것 역시 3경기를 통해 절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3경기도 역시 최정민 선수는 15일벌레 2부화장, 정종현 선수는 2마린 군수공장 더블을 사용합니다. 2경기와 다른점은 더블 후 우주공항을늦추고 2병영을 늘린 것인데 이 것은 1경기와 같이 저그의 2멀티 타이밍을 노리는 체제입니다. 저그는 약점인 언덕을 방어하기 위해 번식지 이후 대군주 이속업과 드랍업을 동시에 해주고 이속업 된 대군주로 테란의 체제를 확인합니다. 여기서 정종현 선수가 이속업이 된 대군주를 봤다면 공중거리가 가까운 스타팅인 만큼 드랍을 신경썼어야 했는데 이점을 조금 간과한 것이 패착이었고 최정민 선수는 2멀티를 늦추면서
지속적인 드랍으로 주도권을 가져왔고 3번의 드랍으로 테란의 일꾼수를 11기까지 줄여줬습니다. 저그도 테란의 드랍 공격을 맞았지만 일벌레 피해가 전혀 없어 42기의 일꾼을 유지했습니다. 이 점때문에 대군주가 7기 이상 잡혔어도 경기 양상이 변하지 않은 것입니다.
이 후에 정종현 선수는 소위 말하는 쩌는 플레이를 했지만 30기 이상의 일꾼 차이를 좁히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이 경기에서도 역시 정종현 선수가 150% 이상의 능력을 보여줬지만 저그가 사기라서 진 것 이 아니라 최정민 선수도 역시 150% 이상의 실력을 보여줬고 아주 사소한 선택의 차이에서 승패가 갈린 것입니다. 테란은 유리한 맵에서 아주 정석적인 운영을 했고 저그는 불리한 맵에서 노림수를 준비해 온 것이지요.
1,2,3 경기를 복기 하면서 느낀 것이지만 최정민, 정종현 선수는 최고의 실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두 선수의 승패의 명암은 오로지 실력으로써 갈렸고 최정민 선수의 승리가 패치로 인해 폄하되어서도 안되고 정종현 선수의 패배가 역시나 그것으로 인해 두둔되어서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더하자면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으로 1.2패치로 인해 이제서야 테란대 저그의 밸런스가 5:5가 되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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