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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 01:57
제주도 다음으로 태풍이 찍고 가는 경상도 사람으로서 좀 공감이 가는 내용입니다.
제가 겪는 태풍과 서울사람이 겪는 태풍은 다른 존재겠지요.
20/09/05 02:12
솔직히 태풍부심(?)같은게 좀 생기더라구요.
여기를 칠때는 느릿느릿 지나가는데 이상하게 여기만 지나가면 총알같이 가더라구요. 그래서 부산분들이 "우와 역대급이네"하면, "뭐야. 억울해! 겨우(?) 두 세시간 맞아놓고서는!"같은 감정이 올라오..... 네. 압니다. 쓸데없는거요. 흐흐흐. 그리고 서울 분들은 어지간하면 너무 경계하지 않아도 될것 같아요. 너무 경계하고 약속도 취소하고 일도 미루시다가 아무일 없으니까 되려 화를 내거나 실망하시는 분들도 많은 걸보면.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경계하는 건 옳은데 서울분들에게 너무 강하게 당부하거나 과장을 일삼으면 양치기소년처럼 될 수 있다는 생각은 듭니다.
20/09/05 01:59
그리 크지도 않은 나라인데 나누는건 참 좋아하죠
이번 태풍이 올해의 마지막 태풍이길 바랍니다 그리고 중요한건 아닌데 글에 3번이 중복되서 있네요
20/09/05 02:07
앗. 그렇군요.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진짜 이 정도면 됐습니다. 그만왔으면 좋겠어요. 일터는 못나가고 대신 땜빵 주말출근만 2주째네요.
20/09/05 03:08
웃긴 일이지만 일본 사는 입장에서 태풍이 일본으로 꺾일때마다 깔깔대는 게시글 댓글들 보면 재밌긴 합니다. 그저 남의 불행은 와닿지 않는거죠 뭐. 나도 누군가에게 그럴테고 사실 누구나 그럴겁니다. 뭐 나누고 자시고 한다기보단.. 그냥 내가 맞아야 아픈것일 뿐이라는거죠. 코로나 한창 터질때 님이 태풍으로 듣던 얘기를 정확히 대상만 바꿔서 엄청나게 들었습니다. 도쿄는 코로나때문에 끝났다는둥 어쨌다는둥..
20/09/05 03:13
솔직히 말하면 저도 오키나와 - 제주 - 일본 코스를 밟는 태풍을 보면서서야 동질감을 느끼게 되더군요.
생각해보면 일본 사는 사람들이 꺾어서 대신 맞아줘야 할 이유는 또 뭐란 말인가요. 일단 '남'이라고 의식하게 되면 무슨 말이든 쉽게 할 수 있는거라 생각합니다. 실은 저도 거기서 자유롭지 못하지만 가끔씩 태풍이 이렇게 일깨워주는거기도 하고요.
20/09/05 09:08
저도 어머니 일본에 계시는데 일본으로 태풍 꺾이라는 댓글 볼때마다 저짝으로 태풍 확 안가나 하는 생각 들더라고요.
그사람들에겐 일본에 가족이나 하다못해 아는 사람이라도 있지 않으면 남의 일일테니 그냥 그러는갑다... 해야 하는데 아직도 그런 댓글 볼때마다 아무 생각없이 넘어가지질 않네요.
20/09/05 07:45
"7월 27일 강풍과 폭우가 일시에 닥쳐, 하룻밤 사이에 큰물이 갑자기 불어나 수구(水口)의 홍성(虹城)과 누각까지 아울러 무너져 바다 속으로 떠내려갔으며, 침수된 민가가 아주 많고 물에 빠져 죽은 자가 6명입니다. 밝은 대낮이 컴컴해졌고 성난 파도가 눈처럼 흩날려 소금비가 되어 온 산과 들에 가득하였으며, 사람이 그 기운을 호흡하면 꼭 짠물을 마시는 것 같았습니다. 초목은 소금에 절인 것 같고 귤·유자·소나무·대나무 등이 마르지 않은 것이 없었으며 각종 나무 열매는 거의 다 떨어지고 기장·조·콩 등은 줄기와 잎이 모두 말랐습니다. 농민들이 서로 모여 곳곳에서 울부짖고 있으니, 섬안에 인간이 앞으로 씨가 마르게 되었습니다. 이는 실로 만고에 없었던 참혹한 재변입니다." -현종 11년 9월 9일
현종 때 경신대기근 첫 해인 경술년에 반도에서는 가뭄과 홍수로 고통받을 때, 제주에서는 태풍이 왔다고 하죠. 결국 다음년도인 신해년 1월부터 전염병이 창궐하였는데, 한양에 진율소를 열었다가 전국 각지에서 환자들이 모여와서 전염병이 빠르게 확산되었다는 역사적 기록들을 보면 현재의 사태들이 떠오릅니다. 어려운 시기네요.
20/09/05 09:14
그래도 서울의 일반인들이 이렇게 생각하는건, 본문 말씀대로 물리적 거리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언론은 그러면 안되죠. 저도 부산 사람인데, 언론 쪽 인간들은 수도권 외 타지역의 목숨과 재산은 수도권의 1/3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제주도민이시면 더 심하게 느끼실 텐데.... 생각하니까 또 화나네요.
20/09/05 10:48
제 고향도 태풍이 잘 지나가는 길목의 작은 섬입니다. 태풍이 제대로 온다하면 늘 정전에 단수는 기본이고 물이 넘친 적, 지붕 날아간 적, 낚시 배가 가라앉아 버린 적 등등이 기억이 나네요. 수도권 산지 꽤 됐지만 전 아직도 태풍이 온다하면 랜턴 등을 준비하고 욕조에 물을 받아야될것 같은 기분을 느낍니다. 크크. 하지만 실제로 그럴 필요는 늘 없었고 꽤 무뎌지네요.
그래도 이번에 오는 태풍은 꽤 무섭습니다. 무탈하시길. 그리고 제 고향집도 별일 없으면 좋겠습니다.ㅠ
20/09/05 11:46
섬사람들의 피해의식은 왜있는건가요?
국가의 관심으로 따지면 제주도나 강원도나 주목못받는건 비슷한것 같은데 유독 섬사람들이 육지사람 육지사람 하면서 선긋기를 많이하던데 궁금하네요
20/09/05 15:04
제주도에 교회 수련회를 가서 역사강의 비슷한걸 들어본적이 있는데, 일제시대때부터 시작해서 4.3사건 등을 겪으며 본토에 대한 반감이 뿌리깊게 박힌 모양이더라고요. 제주도민들의 수난사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것 이상이었던 것 같습니다.
20/09/05 16:45
글쎄요. 물론 제주도가 육지사람에 선을 긋는것도 있지만, 일단 4.3으로 인해 반감은 있을수 있는데. 그런이유보다는
얼마전 장마기간 부산에 홍수났을때 kbs보도가 적어서 그로 인해 지탄이 있었죠. 청문회 였나 그런자리에서 수도권이 아니라는 이유로 보도 적게 한거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고, 일단 규정은 어기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나오긴 했습니다. 그런데 이건 섬사람만의 피해의식은 아니고 적어도 지방에 사는 사람들 적지 않은 수가 자기 지역에 재난이 일어났을때 공영방송이 그 역할을 못한다고 생각할걸요. 지방입장에서 자기지역으로 오지 않는 수도권의 재난에 대한 보도는 많으면서 정작 자기지역에 대한 재난에는 침묵하거나 적게 하는 상황을 많이 보니까요. 적어도 인구 생각하면 kbs에 들어가는 수신료의 절반은 지방에서 나올텐데, 실 보도량은 그에 비례하지는 않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아마 강원도 분이신진 모르겠지만 강원도도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20/09/06 11:13
강원도도 속초-고성 산불 때 속초 시내가 위험하니 마니 하는 상황에서도 KBS가 재난방송을 시작하지 않아서 욕 좀 먹었죠.
서울서람들에게 강원도는 그냥 휴가철 놀러가는 곳 이상의 의미는 없는게 아닐까 할때가 많습니다.
20/09/05 20:52
안군님과 아마추어샌님 다 일리가 있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서울살다가 지방에서 몇 년만 살아도 중앙방송이나 커뮤니티를 보다보면 뭔가 겉도는 느낌을 받으실 수 있을겁니다. 서울 분들이 흔히 말하는 지방살면 도태되는 느낌. 그게 극대화된 곳중 하나가 제주도입니다. 그걸 제주도 사람, 지방사람들도 느껴요. 이 역시 태풍처럼 짜증나지만 익숙해진 것 중 하나일 것입니다. 서울 경기권과는 다른 문화에, 토박이들의 친절하지 않은 태도(지방사람들 안친절합니다. 아니. 정확히말하면 서울사람들이 지나치게 친절을 요구한다고 생각합니다.)까지 합쳐져서 뭔가 이질적인 충돌이 일어나지요. 음... 이것도 쉽게 얘기할 것은 아닌것 같습니다. 역사 이야기를 해도 4삼별초 이야기, 목호의 난, 이재수의 난, 4.3에 이르기까지 외지인에 대한 경험에 대해서 안좋게 얘기하려면 끝도 없을것 같습니다. 결정타야 4.3이지만. 막상 그 섬이 외지인들을 대상으로 관광사업을 통해 먹고사는 처지가 됐다는 것이 아이러니지요. 그리고 현지인들은 관광사업 관련비중이 낮습니다. 육지에서 넘어온 사람들이 훨씬 비중이 높아요. 솔직히 한 20년 전쯤에 "일본사람이 싫냐, 육지사람이 싫냐"고 물어봤으면 "육지사람"이라고 대답할 사람이 더 많았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네. 그런거죠. 이 글을 보고 "야. 그럼 니네 멋대로 살아. 제주 관광 가나봐라."라고 하셔도 할 말은 없습니다. 땅값올라서 좋은 사람들은 꽤 있겠지만 그건 별개죠? 웃기는 건 이 글을 치는 저 역시 실은 태생은 육지출신이라는 겁니다. 크크크.
20/09/05 14:35
태풍 무섭죠.
고향을 떠나 살다보니 조금은 무뎌진 감이 없지 않은데 그래도 항상 태풍이 닥쳐오는 해안가 지역이 걱정됩니다. 지난 마이삭 태풍 전날에 아버지께 전화를 드렸더니 바람 부는 거 보니까 이번에는 큰 피해 없을 것 같으니 걱정마라고 하시더군요. 다행히 고향 동네는 피해가 크지 않았고 태풍 대처의 달인(...) 지경에 오르신 아버지는 폭풍전야의 느낌만으로 피해를 예측하시는... 2년 전 제가 쓴 태풍 관련 글 링크합니다. 한놈 더 오고 있던데 제발 별 피해 없이 지나가기를. https://pgr21.co.kr/freedom/77740
20/09/05 17:44
결국 본인이 경험한만큼 사고하고 공감하게 되어있고 그 사고와 공감을 통해 내가 어떤 포지션을 취할지를 결정하는거라 봅니다.
이번 태풍 보니 좀 무섭던데 별 피해 없으시길 빕니다. 아무도 피해 안 입고 그냥 자연소멸하면 안 될까...ㅜㅜ
20/09/06 16:54
부산 사람이라 제주 사람만큼은 아니지만 몇년에 한 번씩 태풍 피해 입다보면 태풍이 얼마나 무서운 놈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이번 태풍이 기상청 예상대로 동해안으로 쭉 빠져서 한국에 큰 피해 없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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