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14/11/13 16:40:49
Name 파란코사슴
Subject 자살충동에 관한 심리상담 후기
자살충동에 관한 심리상담 후기


1. 글을 쓰게 된 이유

최근 심리상담센터에서 12회기에 거쳐 심리상담을 받았습니다.

상담을 받으면서 미처 몰랐던 여러가지 심리상태를 발견했고, 내 자신을 이해해주거나 돌파구를 찾는 방법 등으로 내적 불편함을 해소해나가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경험 중에서도 자살충동, 신체부정감에 관련된 부분은 혹시나 유사한 일로 불편을 겪으시는 피지알러나 그 주위 분들께 도움이 될까 하여 글로 남겨보기로 하였습니다.

아래에서는 제가 겪었던 심리적 불편함의 양태, 그 불편함의 원인, 불편함을 직시 할 수 있었던 방법과 돌파구 위주로 기술을 해보고자 합니다.


2. 염려스러운 부분

(1) 저는 평상시 '밝다, 긍정적이다, 대인관계를 잘 한다'는 등의 평가를 받아왔고, 스스로도 외향적이고 고민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주위에 저를 믿고 지지해주는 사람과 제가 믿고 의지 할 수 있는 사람이 여럿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상담 과정에서 내가 심리적 불편감을 외면하고 있었고, 외면한다고 해서 그 불편감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심리적 불편함이 꼭 '어둡고, 음침하고, 우울한, 고립된' 사람에게만 나타난다고 생각하셔서 '나는 지금 밝으니까 문제 없어.'라고 스스로에 대해 단언하시거나, '저 사람이 저런 심리적 불편함을 갖고 있다니, 사람이 음침하구만'이라고 타인을 평가하지 않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스스로에게 어떤 불편함이 있다면, '에이, 뭐 이거 쯤이야'하지 마시고 한 번 살펴보는 것도 멀리 봐서 낭비가 아니라는 점을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2) 사람마다 타고난 기질이 다르고 겪어온 경험이 다릅니다. 저의 경험이 다른 사람에게도 그러하다고 장담 할 수 없습니다. 다만, 단 한사람이라도 '아, 나도 이런 경험이 있었는데, 남도 이런 일을 겪고 있고, 이런 식으로 돌파 할 수 있구나'라는 것에 마음이 가벼워 지신다면 제가 무거운 글쓰기 버튼을 누른 목적이 100% 달성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용기를 내었습니다.


3. 심리상담센터를 방문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

저는 2012년 힘든 시간을 경험하면서 생애 최초로 자살을 고려해 본 경험이 있습니다. '내가 왜 이런 생각이 들지?'라는 의문을 가짐과 동시에 자살의 구체적인 장소와 방법을 구상하였습니다.  당시에는 시 창작, 명상, 템플 스테이 등을 통해 나름의 돌파구를 찾았었고, 심리적 밑바닥을 찍고 올라오는 방법으로 극복 할 수 있었습니다. 그 상태에서 벗어나면서 저는 '이런 일이 다시는 없어야겠지만 만약 다시 이런 상태에 빠지면 지체하지 않고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저 혼자 이겨내기까지 너무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소모되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올 여름 매일, 매 순간 '지금 당장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수면이 통제되지 않아서 밤에 잠들어 눈 떠보면 다음날 밤 10시이고, 먹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고, 무기력해서 일상적인 일을 도저히 해낼 수 없었으며, '내 팔이 없어졌으면 좋겠다, 발등이 짓이겨졌으면 좋겠다'는 등의 신체 일부에 대한 부정감이 들었습니다.

하루,이틀을 지나 이런 상태가 장기화 되자 '아. 나 지금 뭔가 이상하다. 지금이 전문기관의 도움이 필요한 그 때다.'라는 생각이 확- 들었고, 지체하지 않고 상담센터를 찾게되었습니다.


4. 심리적 불편함의 원인과 해소 방법

# 자살충동과 신체부정감

저는 너무너무 우울하고 슬픈 상태에서 '생명을 끊고 싶다'라는 생각을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마치 '아, 배고파.' '아, 피지알 유게 보고싶어'라는 생각이 무심결에 불쑥 솟아나듯이 '아! 지금 당장 죽고 싶다!' 라든가 '앗! 우주에서 소멸해버리고 싶다. 내 존재가 사라졌으면 좋겠다! 우왕!'하는 생각이 불쑥불쑥 시도때도 없이 경쾌하게 솟았습니다. 가끔은 즐거운 일을 하고 있거나 편안한 마음인 상태에서도 그런 생각이 들어서 의아함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즐겁고 편안한 마음의 상태와는 모순된 충동이 일어났다고 인지하였거든요.

때로는 '내 오른 팔이 잘렸으면 좋겠다.', '살갗을 거친 사포로 문질러 피가 났으면 좋겠다.', '발등이 무거운 돌에 찍혀 뭉개졌으면 좋겠다.'는 충동도 들었는데, 이런 충동은 제게 공포감을 주었습니다. 도저히 이성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충동이었고, 너무도 낯선 감정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시도때도 없이 이런 충동이 퐁퐁 솟아나니까, 남들도 나와 다르지 않게 이런 생각을 하고 사나 싶기도 했습니다. 남들도 배고프다고 생각하는 빈도만큼 죽고싶다는 생각을 하나보다 했죠.

그런데 상담을 하면서 이런 자살충동이나 신체부정감이 유관된 심리상태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욕구가 좌절되거나 스스로의 본능적인 욕구나 충동을 인지해주지 않을 때 발생 할 수 있는 충동이라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의 경우 이러한 충동을 일으키는 원인을 (1) 감정을 인지하지 않으려는 점 (2) 외부적인 평가로부터 나를 인식하는 점 (3) 타인과의 관계에서 심리적인 경계선을 세우지 못하는 점 (4) 나의 본능적인 욕구에 귀기울이지 못하는 상황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보통의 자살충동은 '생명을 끊고 싶다'는 충동으로 자신의 만족스럽지 못한 삶에서 유발되는 면이 있는데, 저의 충동은 '존재가 소멸하고 싶다'는 충동으로 일반적인 자살충동과는 조금 달리 볼 수 있으며 제가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는 존재확인을 잘 못하는데서 출발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분석도 따랐습니다.

그래서 저의 상담의 방향은 나의 감정과 욕구를 알아차리고, 그에 대한 가치평가를 하지 않고, 좋을 때나 나쁠 때나 나는 똑같은 나라는 사실을 내부에서 확신할 수 있고, 타인과의 경계선을 세우는 작업으로 구체화되었습니다.

다음의 방법이 저에게는 도움이 되었습니다.

# 나를 안에서 밖으로 조명하기

어떤 사회적인 평가로부터 내가 의미를 가진다는 생각을 버리고 나의 존재 자체에 대해 집중하는 연습을 해보았습니다. 내가 가진 스펙, 나에 대한 평가, 나의 주변 환경을 떠나서 내가 잘 하는 것이 무엇이고 내 욕구가 무엇인지를 가치 평가 하지 않고 조명해보고 인정하는 연습을 하였습니다. '나는 업무능력이 중위권이야', '나의 차는 OO이야'가 아니라 '나는 직관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있어', '나는 약한 사람을 두루 살피는 성향이 있어'라는 식입니다.

# '나다움'을 인식했던 경험을 떠올려보기

내가 무엇을 할 때 정말 나다웠는지 떠올려보는 일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쉽지 않더라구요. 저의 경우 어려운 문제를 직관적으로 파악해서 완벽히 이해하고 그에 적합한 문제해결을 해냈을 때, 상대의 상황에 대해 진지하게 조언해주었는데 상대가 오해없이 내 이야기를 받아들여주었을 때, 춤을 출 때, 그림을 그릴 때, 새로 배운 운동동작을 원하는대로 수행했을 때 몸에 열이 퍼지면서 '나다움'과 '열정'을 느꼈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놀랍게로 열정을 느꼈던 순간을 단순히 떠올리는 것 만으로도 뭔가 마음이 꽉 차는 느낌이 들었고, 외부적인 어려움이 닥쳐도 이 경험들을 무기 삼아 헤쳐나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상담사는 그러한 경험에 비추어 그와 유사한 유형의 일을 할 때 나다움을 실현하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해주었습니다.

# 심리적 경계선 세우기

저는 '누구와도 잘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서 싫은 사람, 나와 맞지 않는 사람, 내가 듣기 싫은 화제가 있으면서도 그것을 인정하려 하지 않았고, 마음 속에 짜증과 피로가 쌓여도 즐겁게 관심있는 듯 응하곤 하였습니다. 이게 저에게는 꽤 많은 피로감을 안겨주어, 하루에도 몇차례씩 인간관계로부터 소모되는 느낌을 받곤 했습니다.

그런데 듣기 싫은 이야기에는 불쾌감을 표시해주어야 상대도 '얘는 이런 얘길 싫어하는구나'라는 것을 눈치 채고 한 걸음 물러서고, 저도 저의 심리적 경계를 세워서 저 스스로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을 새로이 알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부터는 듣기 싫은 얘기나 관심 없는 주제가 나올 때나, 상대가 나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이야기를 할 때면 딴데를 본다든가, 얼굴을 조금 찌푸리거나, 주제를 급 전환한다든가 하는 방법으로 나의 심리적 경계를 상대에게 알리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놀랍게도 그렇게 한다고 해서 그 관계가 한순간에 파탄나거나 내가 사회성 없는 사람이 된다거나 하지 않고 오히려 내가 내 존재의 토대를 단단히 할 수 있는 거름이 되어주더라구요.


5. 심리상담을 통해 도움을 받은 부분

자살충동이나 신체부정감에 대해서만 말하면 현재는 그러한 충동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났습니다. 3-4회기 정도 지난 후부터는 거의 빠져나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시간으로 따지면 한 달여 정도입니다.

6회기차에 참여하던 주에 하던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아, 사라고싶다.'는 생각이 불쑥 솟았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 순간 '아, 나 지금 이런 충동이 들었네?'라고 인지하고 곧바로 '이게 지금 진짜 나의 마음인가? 아닌가?'를 들여다보고 그게 나의 진짜 욕구가 아닌 순간의 충동이라는 점을 알아차렸더니 충동을 타고 흘러가 그 충동이 불어나서 나를 잠식하는 경험 없이 금새 그것이 사라지는 경험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이후 다른 작은 불편함에 대해서 대처하는 방법을 조금 더 연구하는 차원에서 추가 회기에 성실하게 참여하고 있지만, 적어도 지금은 자살충동이나 신체부정감은 마음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습니다. 언젠가 깊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비슷한 충동이 들 수 있을 것이라는 상담사의 경고를 흘려듣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상담을 통해 얻은 대응방법으로 그 충동을 통제하거나, 나아가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다는 점도 확실히 알고 있습니다.

적을 알고, 나의 방어력을 높였다는 점에서 상담이 유익했다고 생각합니다.


6. 마치며

저 개인적으로는 상담을 진행하며 자유를 회복해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도무지 이해 안되던 부분들도 많이 해결이 되었구요. 

개개인이 느끼는 삶의 무게가 다르고 고민이 다르겠지요. 삶에 쫓기다 보면 내 육체에 담겨있는 나를 들여다보고 보듬어 줄 여유를 잃고 살기도 할겁니다. 그치만 한 번 살다 가는 인생, 자기 자신의 심리적 건강을 돌보며 풍성하게 누리다가 갈 수 있는 피지알 여러분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이상 부족한 글을 마칩니다. 







* 라벤더님에 의해서 자유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5-01-06 12:49)
* 관리사유 : 좋은 글 감사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王天君
14/11/13 16:43
수정 아이콘
자기 자신을 명확하게 인식하는 일이야말로 우울증에 대한 극복의 가장 중요한 전초단계가 아닐까 합니다.
저도 한 때는 제가 extrovert 인줄말 알았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introvert 성향이 더 크더군요. 이걸 몰라서 한동안 허우적 댔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걸 인정하고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운동 시간을 늘리니까 진짜 금새 좋아지더라구요
라라 안티포바
14/11/13 16:44
수정 아이콘
공개적인 게시판에 쓰기 어려우실텐데, 다른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올리신 용기가 대단하시다고 생각하여 추천드립니다.
주전자
14/11/13 16:49
수정 아이콘
심리상담센터라면 병원의 신경정신과와는 다른곳인가요?
어떤곳인지 자세히 여쭙고싶습니다.
당근매니아
14/11/13 17:20
수정 아이콘
간단히 하자면 심리학과 출신이냐 의대 출신이냐의 차이이고, 그에 따라 방법론에서 차이가 발생합니다. 심리상담센터면 보통 상담심리전공자들이 심리상담 관련 자격증을 가지고 운영합니다. 신경정신과는 의사 중 그쪽 전문의들이 서비스하게 되구요. 심리상담사는 기본적으로 약물 처방 권한이 없고 심리상담 ㅡ 심리검사나 대면 상담 집단상담 사이코드라마 등의 기법을 활용해서 증상을 호전시키게 됩니다.
파란코사슴
14/11/13 20:30
수정 아이콘
저도 이 차이가 궁금했습니다. 저의 경우 소속 직장에 상담센터가 있어서 의사 아닌 심리상담사에게 12회기 무료 상담 기회가 있었는데요 (추가 할 경우 유료로 전환), 신경정신과에서 하는 상담기법이나 상담목적과 어떤 것이 다를지 궁금하더라구요. 제 경우 상담 초반에 상담자와 래포가 잘 형성되지 않아서 '이거 제대로 하는 사람 맞아?'라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방법론의 차이라는 것이 어떻게 다른지 설명을 좀 더 해주실 수 있나요?
저는 이번에 상담을 통해 충분히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하는데, 양자가 다르다면 나중에 다른 상황에 처하게 됐을 때 적절한 방법으로 도움을 받고 싶어서요.
당근매니아
14/11/13 21:10
수정 아이콘
음.... 전 가족 중에 심리상담사가 있고, 저도 심리학 전공하고 한 지라 좀 의견이 치우쳐져 있을 수 있습니다;
물론 상담 기법 등을 제대로 공부하셔서 접근하시는 신경정신과 의사분들도 많이 계십니다만, 대화기법이나 상담기법 등의 활용에 있어서 옆에서 보기 좀 아쉬울 때가 종종 있더군요. 예컨대 우울증을 치료하고자 할 때, 심리상담 쪽에서는 그 근본 원인을 찾고 사고의 악순환이 일어나는 지점이나 그와 관련된 트라우마 같은 것을 찾아내서 다시 그런 원인이 작동하지 않게 하는 데에 집중합니다. 정신과에서도 이러한 근본적인 원인을 파고 드는 분들이 계시지만 약물 투여를 통한 증상 호전에 목적을 두는 경우가 많아 보이더군요. 이건 철저히 제 사견이고 개인 경험적인 이야기입니다.
약물이 꼭 필요한 부분들이나, 상담심리로 해결이 안되는 지점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뭐 투렛 증후군 같은 경우엔 심리상담으로 해결될 상황이 아닌 경우가 많더라구요. 호르몬 문제에서 비롯하는 우울증이나 조울증 같은 것도 마찬가지겠죠. 이런 곳에는 분명 약물 치료가 병행되어야 겠지만 개인적으로 가족 관계의 문제나 개인 생활에서 비롯하는 심리적 증상들을 단순히 증상 호전을 위한 약물 치료로 해결하려 하는 건 저어됩니다.

반대로 심리상담이 만능인가 하면..... 이쪽은 요새 공부가 덜 된 인원들이 실무에 투입되고 있는 게 문제입니다. 예컨대 뭐 자신이 한번도 상담을 받아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내담자를 받는 뭐 그런 케이스가 비일비재 하더군요-_-; 특정 대학의 경우엔 이게 뜨는 과고 돈이 되는 과 같으니 학생을 너무 많이 받아서 도저히 퀄리티 유지가 안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일정 수준 확보의 문제에 있어서는 신경정신과가 우위에 있는 면이 있다고 봐야겠죠. 적어도 의대-인턴-레지 과정에서 최소한의 소양은 갖출 테니까요. 실력 없는 상담사 만나서 돈 날리고 시간 날리고 심리 상담에 대한 이미지만 안 좋아지는 경우를 자주 마주치게 되는데, 이게 참 깝깝한 노릇이긴 합니다.
파란코사슴
14/11/13 21:21
수정 아이콘
자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현실적인 문제도 엿볼 수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네요. 생존을 위한 기본적인 투쟁 이후의 시대에 접어든 이상 생존 보다는 한차원 나아간 심리나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아 질 수 밖에 없고 그에 따른 인력수요도 커질 텐데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인력이 상담사의 자리를 채우는건 일반인이 보아도 문제라고 느껴지네요.
말씀하신 내용은 심리상담이 상담을 그 자체의 목적으로 두고 있다면, 신경정신과는 의학적 관점에서 생리학적 치료를 좀 더 중심에 두고 상담을 치료의 기법 중 하나로 생각하고 있다고 정리해도 되려나요.
파란무테
14/11/13 16:50
수정 아이콘
저도 부부상담을 받았고,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제가 느낀바는,
지극히 평범한 우리같은 사람들이 '어떤 요인'으로 인해 '무언가 잘못된 감정'을 느끼게 되었을 때,
빠른 시일내에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본인 인생의 여정에 비추어볼때 필요한 것이 아닌가.. 라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한번 정독해 보겠습니다.
14/11/13 16:56
수정 아이콘
'마치 '아, 배고파.' '아, 피지알 유게 보고싶어'라는 생각이 무심결에 불쑥 솟아나듯이 '아! 지금 당장 죽고 싶다!' 라든가 '앗! 우주에서 소멸해버리고 싶다. 내 존재가 사라졌으면 좋겠다! 우왕!'하는 생각이 불쑥불쑥 시도때도 없이 경쾌하게 솟았습니다.'

이거 공감가네요.. 저도 몇년전에 불쑥불쑥 이런 생각이 들어서 병원을 다녔던 경험이 있습니다.
Grateful Days~
14/11/13 17:17
수정 아이콘
저도 작년까진 집에서 혼자 술먹고나서 그런생각들을 자주하게 되어서 내심 '이걸 어떡하나'하고 걱정했습니다만..

지금은 갑자기 옆에 마눌님이 나타나셔서..
제정신인가.
14/11/13 17:00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잘읽었습니다.
王天君
14/11/13 17:04
수정 아이콘
아이디가.......헐헐헐
제정신인가.
14/11/13 17:07
수정 아이콘
진짜 감사하고 잘읽었다는 뜻이었는데.. 님때문에 비꼬는거처럼 보이잖아요... ㅠ_ㅠ 정치왕이시네...
스테비아
14/11/13 17:14
수정 아이콘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놓치고나니사랑
14/11/13 17:23
수정 아이콘
좋네요 저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놓치고나니사랑
14/11/13 17:24
수정 아이콘
좋네요
moonland
14/11/13 17:28
수정 아이콘
저도 올해 매우 힘들어서 우울증이 아닌가 의심했었습니다.
아마 병원에 갔다면 우울증이라고 진단받았을 것 같기도 해요.
극복하셨다니 다행입니다.
누군가 힘든 시기를 극복했다는 이야기가 별거 아닌데도 큰 힘이 되더라구요.
이 글을 읽고 많은 분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본인이 가지고 있는 안좋은 감정들을 수월하게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길 바랍니다.
살다보면 또 다시 힘든 순간이 많이 오겠죠?
힘내세요. 저도 힘내겠습니다.
클레멘티아
14/11/13 17:39
수정 아이콘
저도 몇년째 왜 사는가.. 그러고 있네요.
주변 사람들에게 미안해서 시간을 축내고 있지..
제 자신의 삶, 그리고 미래에 내가 행복 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듭니다.
(그나마 의욕을 가진 오늘 취업 발표도 탈락이라는..)
글을 보고 고칠려고 해도 쉽지가 않네요.
상담센터라는건 국가에서 운영하는 것인가요?
유리한
14/11/13 17:43
수정 아이콘
아뇨. 국가에서 운영하는 곳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굿네이버스에서 지역마다 상담센터가 있을겁니다.
파란코사슴
14/11/13 20:46
수정 아이콘
보건복지부에서 각 지역보건소에 '정신건강증진센터'라는 것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거주하시는 지역 보건소에 문의해보심이 어떨까요.
14/11/13 17:41
수정 아이콘
.
파란코사슴
14/11/13 20:51
수정 아이콘
예. 제가 지금은 그런 충동을 느끼지 않지만 당시에만 해도 내 팔이 여기 붙어있는게 너무 이상하고 당장 누가 떼어갔으면 좋겠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누가 톱으로 잘라주겠다고 하면 제발 좀 잘라달라고 하고 싶을 정도의 충동이었습니다.
해소되지 않은 욕구, 내가 알아주지 않은 감정 등이 표출되지 못하다가 자기 파괴적인 힘을 갖는 충동으로 변형 될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충동과 그것을 실행으로 옮기는 것은 별개라서, 충동을 실행으로 옮기는 방아쇠가 당겨지기 전에 잘 다독이면 그 충동 자체가 나를 해치지는 않는다는 설명도 들었습니다. 저는 그런 충동이 드는게 무척 무서웠거든요.
스피드맨나루코
14/11/13 18:25
수정 아이콘
경험에서 나온 소중한 글 잘 보았습니다

궁금한게 있는데 신체부정감이라고 하셨는데 이 부분이 외모적 컴플렉스 경우와
동일한 맥락으로 봐도 될런지요 ...
많은 사람들이 외모 컴플렉스를 안고 있어서 한번 문의를 드립니다 (물론 저도 포함이겠지요 ㅠㅠ)
파란코사슴
14/11/13 20:56
수정 아이콘
음. 저의 경우는 컴플렉스와는 다른 '강렬한 충동'이라고 표현하는 편이 더 맞습니다. 내가 코가 못생겼다고 생각하는거랑 '이 코를 지금 당장 잘라버리고 싶어'랑은 영 다르잖아요?
만약에 어떤 컴플렉스가 나의 정신적 편안함을 중대하게 해치고 있는 느낌이 드신다면 도움을 받아 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스피드맨나루코
14/11/14 09:41
수정 아이콘
답변 감사드립니다
몽키.D.루피
14/11/13 21:39
수정 아이콘
신체부정감부분이 흥미롭네요. 저도 목이 잘린다든가 꼬챙이로 몸이 꿰뚫린다든가 칼에 찔린다든가 총에 맞는다든가 하는 신체부정감이 있습니다. 신기한건 그런 생각이 들때 내 몸에서 피가 난다는 생각은 안 들더군요. 사실 따지고 보면 피 칠갑에 엄청 고어한 상상인데 말이죠.
상상력사전
14/11/13 22:48
수정 아이콘
몇년간 우울증때문에 힘들었는데 정신과가서 약만 먹었을뿐
상담을 받은적이 없어요 어디서 하는지도 모르고
비용도 1회기에 5만원정도라 들어서요.
혹시 쪽지로라도 정보를 받을 수 있을까요
파란코사슴
14/11/14 11:23
수정 아이콘
앗, 저는 소속된 직장에 상담센터가 있어서 무료로 제공되는 12회기 기본상담을 받았습니다. 도움이 못되어 죄송해요.
지역보건소 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도 상담을 한다고 알고있는데, 거주지 보건소에 문의를 해보시면 어떠실까요.
모쪼록 약물치료든 상담치료든 마음이 가벼워지시길 저도 함께 기원하겠습니다.
세종머앟괴꺼솟
14/11/13 23:15
수정 아이콘
와... 책 같은 걸로 말고 글쓰신 분이 말씀하시는 증상을 실제로 겪었다는 내용은 온오프를 안가리고 처음 보네요... 저런 심리증상이 실존하는 거였군요 덜덜
아닌밤
14/11/14 00:00
수정 아이콘
힘든 경험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4번에서 소개해주신 방법들은 지금 당장 부정적 감정을 경험하지 않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네요. 저도 스스로에게 그 질문들을 던져보고 그 방법들을 적용해 봐야겠습니다.
고래상어
14/11/14 04:26
수정 아이콘
정말 진솔하고 감사한 글이네요. 파란코사슴님은 행복한 사람일 겁니다.
AspenShaker
14/11/14 09:30
수정 아이콘
감사히 읽었습니다. 우왕 빨리 사라지고싶어! 하는 감정은 우울증이나 여타 자살충동에 대한 제 편견을 한방에 날려주는 일화로군요..덜덜..
저는 제가봤을때 자기애가 너무 강한것 같은데요, 그래서그런가 사후세게에 대해서 가끔씩 공황장애급으로 공포감에 빠질때가 있습니다.
빨리 그 생각?기분?에서 벗어나려고 머리를 손바닥으로 찰싹 때린다던가 입술을 깨문다던가 외부자극을 통해서 벗어나곤 하는데요
그 생각이 무서운것은 이래도 답이없고 저렇다고 해도 답이 없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제 정신이 죽어서 소멸하면 너무 무서울거같은데, 소멸하지않고 영원하다?그건 그거나름대로무서운 일일꺼라고 생각하거든요 으으 지금 이 댓글을 쓰는 와중에도 살짝..
세상에 온갖 재밌는것이 많고 게임 운동 좋아하고 유머러스한 편이라 아무도 이런걸 모르지만, 이 생각을 골똘히 생각하다보면 정말 끔찍하기 이를데없습니다. 이런경우에도 상담치료를 받으면 조금 나아질까요? 흑흑
가을그리고사
15/01/07 17:23
수정 아이콘
제가 얼마전에 혼자 자취하면서 일할때 그런걸로 엄청 고통받아서 병원을 찾았었습니다.
진짜 시도때도없이 찾아와요. 저도 자기애가 강한 성격이라 어려서부터 죽음이란 개념을 인지한 다음부터는 아주 가끔씩 그런 생각이 들때마다 잠시 소름끼쳐하고 이내 잊고 말았는데, 의지할 사람 없이 혼자서 일터-집-일터-집 왔다갔다 하다보니 밤에는 진짜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더군요. 물론 사람인지라 언젠가 끝을 피할순 없겠습니다만, 전 나이도 아직 이십대 중반밖에 안됐는데도 이러는게 너무 싫더라구요.

그리고 그게 되게 불현듯 찾아옵니다. 가령 친구들이랑 재밌게 술마시고 있는데 한창 기분 좋을때쯤 그런 생각이 들면 진짜 아무것도 못할 정도로 너무 괴로웠습니다. 그것때문에 같이 술마시는 사람에게 사정설명 없이 그냥 집으로 돌아가버린적도 있구요. 그래서 병원을 찾아 상담을 받고 약을 먹으면서 생활했습니다. 약의 도움을 받으니 이후 기분이 한결 나아졌고 그런 생각이 드는 빈도도 많이 줄었습니다만 약물에 의존하지 말아야겠다는 제 의지도 있고, 또 그걸 먹으니 성기능이 죽어가는게 몸으로 느껴지더군요(...) 그래서 한 보름 가량 약을 먹고 말았습니다. 시간이 조금 지난 요즘도 안그러는건 아닙니다만 그래도 그 강도가 많이 작아졌고 빈도도 많이 줄었습니다. 그게 얼마나 괴로운지는 겪어본 저도 이해가 갑니다. 어서 병원을 찾아가세요.
15/01/08 23:27
수정 아이콘
죽음의 공포죠. 익숙해 질수는 없습니다.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정신적으로 회피하는 연습을 해보세요.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본다던지 불켜고 뭔가 마신다던지 하는거요.
15/01/07 14:17
수정 아이콘
전에 글을 읽고 걱정되었는데 다행이십니다. 앞으로도 잘 이겨내시길 바랄께요! 화이팅!
15/01/07 19:38
수정 아이콘
어디로 가면 될까요?
눈물고기
15/01/08 13:45
수정 아이콘
저도 예전에 자살충동이나, 신체 부정감같은거 엄청 심했었는데,
시간 지나니까 알아서 고쳐지더라고요...요샌 괜찮네요..
역삼동화력발전소
15/01/09 16:58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저도 힘내겠습니다.
소오강호
15/01/21 06:51
수정 아이콘
호기심에 향정신성 약물치료제를 먹어본 적이 있는데 수면제를 먹은 것과 별 차이가 없고, 일반적인 경우엔 이런 것으로 심리적 문제의 뿌리인 자아관을 향상할 수 없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상담이 좋긴하지만 보통의 경우 비용이 만만치 않고 제대로 된 상담사를 찾는 것도 힘들죠. 돈에 눈이 먼 상담사라던지 신비주의를 풍기는 권위적 상담사도 본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자금과 좋은 상담사라는 두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조건을 만나기 힘들다면, 그리고 가장 자율적, 적은 비용, 심층적으로 심리-자아 해결하는 방법은 철학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오강호
15/01/25 14:50
수정 아이콘
이런 충격적인 사례도 있군요.
http://m.newsis.com/inc/inc_article_view.php?ar_id=NISX20150125_0013435690&cID=10200
다른 질병과 달리 의사 의존도가 극히 높다는 점이 경각심을 주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3330 만화가 열전(4) XYZ 시티헌터와 만나다. 호조 츠카사 [34] 라쇼10056 21/08/15 10056
3329 피지알에 자료를 업로드해보자 총정리판 [56] 손금불산입9923 21/07/22 9923
3328 현재 미국은 무엇을 우려하는가? [106] 아리쑤리랑35613 21/08/13 35613
3327 [도서]정의 중독 - 나카노 노부코 [18] Rays5994 21/08/11 5994
3326 도서관에서 사서들은 무슨일을 하고 있나요? [85] 너랑나랑10843 21/08/10 10843
3325 술핝잔 먹고 쓰는 잃을 가치가 없는 만취글 [14] noname118813 21/08/08 8813
3324 [역사] 술 한잔 마셨습니다... 자전거 역사 하나만 기억해주세요 / 자전거의 역사 [40] Its_all_light7951 21/08/10 7951
3323 전쟁을 이기지 못하는 방법: 봉황 계획 [38] Farce11221 21/08/08 11221
3322 預(맡길 예)는 일본제 한자다. 예언은 '맡기다'와는 무관했다. [28] 계층방정6977 21/08/05 6977
3321 [감상] 시간이 치유해주길 기다린 끝의 사랑. 메종일각 [38] 라쇼11725 21/08/03 11725
3320 금융위기를 이끌었던 마법의 공식 [27] 모찌피치모찌피치12559 21/08/01 12559
3319 6년만에 만난 친구랑 축구 본 이야기 [11] 及時雨7805 21/08/01 7805
3318 (삼국지) 정보, 손씨 세력의 큰형님 [23] 글곰6372 21/07/28 6372
3317 [일상글] 딩크 VS 육아: 비교해보자 [47] Hammuzzi8284 21/07/28 8284
3316 아아 들립니까. 여기는 분만실 앞 [103] 다리기9372 21/07/23 9372
3315 조종사를 대하는 철학의 차이 (보잉 vs 에어버스) [31] 우주전쟁8612 20/06/27 8612
3314 메리야쓰 바람으로 빗길을 울면서 달리던 40대 탈모인 [13] 79년생6171 20/06/25 6171
3313 황제의 구혼을 거절한 여자는 어떻게 되었을까. [15] Love&Hate10769 20/06/25 10769
3312 공대생 공부법 [46] 가라한14025 20/06/19 14025
3311 (주식) 미국 주식 입문자들을 위한 ETF 간단 소개 [39] 길갈11573 21/07/21 11573
3310 코로나 시국에 기증한 조혈모세포 [42] bluff7369 21/07/20 7369
3309 드디어 잘랐습니다! (feat 어머나 운동본부) 긴머리 주의! [26] 예쁘게 자라다오8512 21/07/20 8512
3308 [역사] 미원과 다시다, 전쟁의 역사 / MSG의 역사 [43] Its_all_light10390 21/07/20 1039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