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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1/16 16:00:47
Name 성수
출처 http://home.catholic.or.kr/pds/bbs_view.asp?num=1&id=23919&type=S&SORT=C&menu=4821
Subject [기타] 3년간의 암호풀이



[이 별]     

 

그녀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제대를 불과 몇달 앞두었을 때였다. 어느날

면회를 온 그녀는 한참동안 망설이더니 갑자기 해외로 떠난다고 했다.

그것도 일주일 후에..

나는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다.

 

 " 무슨 얘기야,대체? "

 " 가족이 모두 이민가. 나도 따라가야해. "

 " 가야해. "

 " 안돼! 부탁이야! "

 " 여기있으면 뭐할건데. 전부 이민 가는데 나 혼자 남을 순 없잖아. "

 " ................ "

 

그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나랑 결혼해, 나랑 같이 살아.'

하지만 나는 차마 그 말을 꺼내지 못했다. 아직 제대가 몇달이나 남아있었고,

대학을 2년 반을 더 다녀야 했다. 그후 취직이 된다는 보장도 없었다.

전산과이기는 해도 기업체에게 별로 인기가 없는 지방캠퍼스인데다가 1학년 때

성적은 바닥권이였다. 영어 실력도 빵점이였다.

그것을 보충할 다른 뾰족한 실력이 있는 것도 아니였다.

그녀도 말이 없었다. 이렇게 이별하는 건가?

안되는데,

안되는데......

나는 한참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 연락처라도 남겨줘. 제대하면 날마다 전화할께. "

 " ..................아냐, 안해도 돼 "

 " 왜? 왜 안된다는 거야? 그럼 편지는? 주소라도 가르쳐줘."

 " 편지는 하지 마. "

 " 헤어지자는 거구나. 내가 싫어졌니? 다른 남자친구 생긴거야? "

 " 그건 아냐. "

 

그녀는 말을 딱 짤랐다. 슬픈표정으로 입술을 깨물고 있는 그녀의 얼굴에는

유난히 핏기가 없었다. 고민을 많이 했는지 몸도 무척 야위어 있었다.

약간의 정적이 흘렀고 그녀가 입을 열었다.

 

 " 다른 남자 생긴거, 절대 아냐.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종화, 너 밖에 없어.

    하지만 자세한 것은 묻지 말아줘. 부탁이야. "

 " 그런데, 왜 전화조차 안된다는 거야? "

 

나의 목소리는 다시 높아졌다. 그녀는 힘없이 시선을 아래로 향했다.

순간 그녀의 머리칼이 꽃힌 자그만 꽃머리핀이 눈에 들어왔다. 내가

첫휴가를 나갔을때 같이 거리를 거닐다가 샀던 거였다. 그녀가 입고 온

옷도 그날 내가 선물했던 거였다.

 " 가지마, 제발 가지마. 가더라도 조금 있다가 돌아와줘. "

 " 날 정말 사랑한다면 내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 줄 수 있어? "

그녀의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가득 맺혀 있었다. 나도 눈물이 치솟으려 했다.

 " 그래, 언제까지라도. 네가 돌아만 와 준다면. "

나는 굳게 말했다.

 " 그렇다면 좋아. "

그녀는 뜻밖에도 품에서 빨간색 3.5인치 디스켓을 한장 꺼냈다.

그리고 내 손에 꼬옥 쥐어주었다.

 " 여기 우리가 다시만날 시간과 장소가 적혀있어. 나는 3년뒤에 잠깐

   귀국할꺼야. 그때 이곳으로 찾아와줘, 그러면 너랑 결혼하겠어."

 " 정말이야? "

나는 너무 기뻐 환성을 지를 뻔 했다.결혼이라고? 하느님 감사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마치 찬물을 끼얹은 듯이 말했다.

 " 단 조건이 하나 있어. "

 " 뭔데? "

나는 약간의 두려움을 가지고 물었다.

 " 거기 내가 부탁한 것이 몇가지 적혀있어. 꼭 그대로 해줘야 해. 알았지? "

 " 그래. 알았어. "

 " 그럼 잘있어. 나 지금 가봐야 할 것 같아. "

 " 주현아, 꼭 돌아와줘. 그때 만나! 널 사랑해! "

 " ....................... "

 

 

[한글 3.0의 암호]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는 울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내 앞에서

사라져 갔다. 그녀가 종이가 아니라 디스켓에 만남의 장소를 남겨둔 것이

이상했지만 나는 묻지 않았다. 그보다 나는 오직 그 곳이 어디냐는 것에만

관심이 있었다. 우리가 처음 만난 곳일까? 아니면 첫키스를 나누었던

곳일까? 그것을 생각하면서 나는 몇 달남은 군대 생활을 무사히 마쳤다.

컴퓨터라고는 286도 볼 수 없었던 말단 소총부대에 있었던 나는 제대할 때

까지 디스켓을 열어보지 못했다. 오직 관물대 속에 소중히 넣어두고 행여나

깨질세라 조심스럽게 간직했다. 그리고, 제대하기가 무섭게 나는 제일 먼저

집으로 뛰어들어와 군복도 벗지 않고 컴퓨터부터 켰다. 설레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그녀가 준 빨간 디스켓을 드라이브에 집어넣었다. 뜻밖의 파일은

두개가 들어있었다. 일단 둘 다 하드에 카피했고 곧장 아래아 한글

2.0으로 들어갔다. 그녀가 내게 준 파일명은 FIRST.HWP와 SJHR.HWP였다.

나는 FIRST.HWP를 먼저 불러들였다. 아뿔싸! 파일은 3.0으로 저장되어

있었다. 나는 시대가 바뀌었음을 실감하면서 부리나케 친구들에세 전화를

걸었다. 축하주를 사준다는 놈들을 마다하고 3.0버전을 갖고는 녀석을

수소문해서 부리나케 그의 집으로 달려갔다. 그와 인사를 대강 나눈 후 곧장

컴퓨터에 디스켓부터 집어 넣고 읽기 시작했다. 다행히 도스용 3.0에서

파일이 떴다. 순간 나는 깜짝 놀랐다. 그 내용은 너무 뜻밖이었다.

 

---------------------------------------------------------------------

사랑하는 종화에게.

미안해. 나를 만날 장소는 다음 파일에 적혀있어. 거기엔 암호가 걸려있는데

넌 그것을 풀어야만 나를 만날수 있어. 암호는 영어 소문자로 입력되어 있어.

앞의 세글자는 내 이름의 약자 pjh이고 그 다음에 영어 단어 하나가 있어.

아마 지금 이 글을 보는 너는 무척 실망하고 있겠지. 하지만 분명히 말해

두지만 이건 반드시 너 스스로 풀어야만 해. 나는 네가 풀수 있다고 믿어.

나를 사랑한다면 직접 풀어줘. 하지만 만약 3년 안으로 풀지 못하면 포기

하도록 해. 그 땐 나를 잊는 것이 좋을 거야.

그리고 토익을 800점을 맞는 다면 이것을 푸는데 도움이 될 거야

 

너의 천사 주현이가.

-----------------------------------------------------------------

 

일순간 나는 멍하게 있었다.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

잠시후에 나는 무작정 SJHR.HWP을 읽어들였다. 혹시나 했지만 과연

"암호를 넣으세요"하는 말이 떴다. 나는 무턱대고 pjhangel을 쳤다. 하지만

아니었다. 이어 pjhlove를 쳤지만 역시 아니었다. 나는 당황했다.

정신없이 pretty, hpney, marry를 잇따라 넣어 보았지만 모조리 아니었다.

 " 야, 큰일났다. 이걸 어떻게 하면 좋냐? "

나는 친구에게 자초지정을 설명하고 자문을 청했다.

하지만, 그 친구 또한 별로 뾰족한 수가 없었다.

 

 " 아래아 한글 3.0의 암호를 푸는 방법은 아직 없어. 앞으로 언제 깨어진다는

    보장도 없고. 무작정찍으면 아마 슈퍼컴퓨터로 해도 수백년이 걸릴거야.

    죽을때 까지 해도 가능성이 전혀 없을걸."

 " 그럼 그녀가 불가능한 것을 제시해 놓고 나를 버리려했단 말이니?

    아냐, 그럴 리가 없어. 주현이는 절대 그럴 여자가 아니야. "

나는 한동안 멍하게 있었다. 한참 후 친구녀석이 말했다.

 " 맞아. 너를 속이려고 했던 것 같지는 않아. 만약 너를 속이려고 했다면

    텅빈 디스켓을 주던지 앞의 세자리도 가르쳐 주지 않았던지 했을꺼야.

   '사랑하는 종화'나 '너의 천사 주현' 같은 말도 쓰지 않았을 거고.. 원수지간

    헤어지는 것도 아닌데 일부러 골탕먹이려고 거짓말 할리도 없고.. 종화야..

    그것보다 글이나 차분히 다시 읽어봐. 거기 무슨 힌트가 있을지도 몰라.  "

 " 그래, 맞아. 뭔가 힌트가 있을 거야. "

 

나는 차분히 글을 읽어보았다. 몇번을 읽다 보니 이상한 것이 두가지 눈에

띄기는 했다. 왜 다른 사람의 도움이 없이 반드시 내가 풀어야 하는 것일까?

그리고 토익점수가 무슨 상관이 있을까? 하지만, 당장 뾰족한 해답은

떠오르지 않았다. SJHR.HWP이란 파일의 뜻에 무슨 힌트가 있을까 했는데

그 뜻은 도무지 알수가 없었다.

 

 

[해킹의 고수]

 

나는 그 다음날부터 당장 암호풀이에 들어갔다.

우선 제대 기념으로부모님을 졸라 펜티엄 컴퓨터를 장만했고 도스용

아래아 한글 3.0을 깔았다. 그리고, 글자를 입력시키는 수고를 덜기 위해

머리를 썼다. 어차피 앞의 세글자 phj는 밝혀져 있다. 그것만이라도 자동으로

입력시키면 부담이 적다. 나는 한글의 매크로 기능을 이용해 을

누르면 바로 불러오기부터 pjh까지는 입력이 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나서

나는 다시 찍는 작업에 들어갔다.

 

         beautiful, rose, fine, white, happy, smile.....

 

그중 어느것도 아니었다. 나도 beautiful과 같은 간단한 단어는 기대하지

않았다. 아마 그녀는 좀처럼 생각하기 힘든, 그러면서도 우리 둘만이 알 수

있는 것을 선택했을 것이다. 하지만 노래, 영화, 책, 요리 할 것 없이 그녀가

좋아하는 모든것을 동원했지만 허사였다. SJHR 또한 무슨 뜻인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그때 낙담한 나에게 친구가 어깨를 치면서 말했다.

 " 너무 서두르지마. 아직 2년 반이란 기간이 있잖아.

    그래도 명색이 전산과인데, 한번 해킹프로그램을 만들어 봐.

    어쩌면 그녀가 네 컴퓨터 실력을 테스트 해보는 것인지도 모르잖아. "

그 녀석의 말을 듣자 퍼뜩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 맞아. 그녀는 전부터 내가 별로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는것을 안타까와

    했어. 아마 내가 직접 풀라거나, 토플을 잘하면 도움이 된다는 것은 그만큼

    열심히 해보라는 말 같아. 그래, 한번 직접 풀어볼거야. 반드시 풀어내고야

    말거야. "

내 결심에 친구는 박수를 보냈다.

 " 잘 생각했다. 그런데 종화야, 어쩌면 SJHR은 슈퍼종화 홈런이 아닐까? "

 " 뭐야? 하긴 그럴수도 있겠지. 아무튼 열심히 해봐야겠다. "

그때부터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 나는 일단 서점에서 해킹에

관련된 책들을 모조리 구입했다. 그리고 학교에서 제일 컴퓨터 실력이

뛰어나다는 선배들을 며칠간 따라다닌 끝에 2.0을 깨는 프로그램과 난수

발생 프로그램을 얻는데 성공했다. 그 동안 혹시 하는 마음에 그녀의 집에

전화를 걸어보았지만 이미 이사를 간 후였다. 방법은 오직 암호를 푸는 수

밖에 없었다. 나는 밤새 책을 보면서 연구를 했고 낮에는 선배를 쫓아

다니면서 노하우를 듣기에 바빴다. 좋아하던 술과 당구, 볼링을 모두 끊었고

TV도 영화도 보지 않았다. 먹고자는 시간을 빼면 오직 컴퓨터와 씨름했다.

어느덧 나는 컴퓨터 실력이 부쩍늘어가기 시작했다. 1년반이 지났을때 나는

이미 나를 가르친 선배들을 추월했다. 소설잘쓰는 친구가 국문과 학점을 잘

받는 것은 아니듯이 학점은 보통이었지만 해킹실력만큼은 학교에서 첫째

가는 고수였다. 나는 수 많은 해킹프로그램의 소스를 분석했고 연습삼아

몇몇 게임의 락을 깨 보기도 했다. 해킹 프로그램을 찾느라고 부지런히

돌아다닌 결과 인터넷 또한 나보다 잘하는 사람이 별로없었다.

그뿐이 아니었다. 일단 한 분야에 관심을 기울이니까 자연스럽게 컴퓨터에

정이 붙었다. 나는 그래픽을 비롯한 컴퓨터의 다른 기능 또한 잠깐 사이에

제법 상당한 경지에 올랐다. 한편 나는 토플 또한 열심히 들여다 보았는데

암호가 혹시 거기에 나온 단어중의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암호는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어느덧 4학년 2학기가 되었고 나는

순전히 컴퓨터 실력 만으로 교수의 추천을 받아 제법 그럴싸한 기업에 미리

취직을 했다. 부모님께서는 흡족해하셨고 취업난에 시달리는 친구들은

모두 나를 부러워 했다. 하지만, 막상 나는 조금씩 초초해 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이제 4개월 밖에 남지 않았는데, 어떻게 하나?

 

 

[undelete]

 

나는 도저히 암호를 풀 방법이 없었다. 통신을 통해 만났던 S,K,P대의 해커

몇명도 내 사정을 듣고 같이 나섰지만 소용없었다. 아래아 한글 3.0은

그야말로 난공불락의 금성탕지였다. 떠나간 그녀는 여전히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절망적이었다. 보름도 채 남지 않았던 어느날, 나는 술을 취하도록

마셨다. 그때 친구 하나가 나에게 뜻밖의 얘기를 해 주었다.

 

 " 야, 종화야, 며칠전에 생각난건데 그 SJHR이란 파일말이야,

    혹시 신조협려가 아닐까? "

 " 신조협려? "

 " 그래, 거 있잖아. 영웅문 2부. 무척 감동적이니까 안 읽어봤으면 한번

    읽어봐. 비디오로도 있는데. "

 " ............ "

 

SJHR. 신조협려. 말은 되는 것 같았다. 그럼 그 소설이 어떤 힌트일까?

나는 친구들과 헤어진 후에 비틀거리면서 집에 들어 왔다. 서점에 들러 책을

사려다가 여섯권짜리라길래 주머니 사정상 다음에 사기로 했다.

집에 들어온 나는 습관적으로 컴퓨터 앞에 앉았다.

 ` 주현아, 보고싶다, 어디에 있니? 난 정말이지 최선을 다했다. 그런데.... '

나는 그녀에게 편지를 쓰다가 지워버렸다. 부치지 못할 편지를 왜 쓴단

말인가? 그러나 지운 순간 갑자기 후회스런 마음이 밀려왔다. 지우는 게

아닌데. 그래도 남겨둘텐데. 그녀와 관련된 것이라면 뭐든지 나에겐

추억일텐데, 나는 백업파일을 찾아 편지를 복구했다.

그때 내 머리속을 번개처럼 스쳐 지나가는 것이 있었다.

혹시?

그래. 어쩌면 그럴수도 있어!

술이 확 깨였다.

나는 덜리는 손으로 책상서랍에서 그녀가 준 빨간 3.5인치 디스켓을 꺼냈다.

2년동안 어떤 문서도 저장하지 않고 그녀가 준 그대로 소중히 간직한

디스켓이였다. 나는 디스켓을 드라이브로 밀어 넣고 프롬프트를 a로 옮긴

후에 undelete를 쳤다.

잠시후 영문으로 된 설명과 함께 파일 ?INJOHR.HWP을 복구시킬 것인지를

묻는 메세지가 떴다.  나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가라앉히면서 y(예스)를

눌렀다. 가끔 파일 이름을 정해놓았는데 나중에 바꾸고 싶을때가 있다.

그런 경우 rename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새이름으로'로 저장하고 옛날 것을

지우는 경우도 많다. 그럴때 옛날 것은 undelete 하면 살아나게 마련이다.

내가 기대한 것은 그렇게 해서 살아나게 될 파일 중에 어쩌면 중요한 힌트가

될 만한 것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거였다.

어쩌면 같은 디스켓에 있는 파일이니까 SJHR.HWP 의 백업본이 있을 수도

있고, 그 것은 암호가 안되어 있을 수도 있었다.

내용부터 쓰고, 고쳐쓰면 ―엣날 것을 지우고, 그 다음에 암호를 지정하고...

이런 절차로 했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얘기였다.

내 예상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INJOHR.HWP란 파일이 있었던 것이다.

?INJOHR.HWP 은 아마 SJHR.HWP의 처음 이름이었을 것이다. 나중에

바꾸었겠지. 그렇다면 암호가 정해져 있지 않을 가능성은 더욱 높다.

나는 애써 침착하려고 하면서 복구한 파일을 불러들였다.

순간 나는 깜짝놀랐다. 차마 믿을 수 없는 말들이 떠올랐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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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 종화.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어. 너를 속인거......... 용서해줘.

하지만 그럴 수 밖에 없었어. 너를 마지막으로 찾아갔을때 난 시한부 삶을

살고 있었어. 만약 그 사실을 말하면 네가 군대 생활 제대로 하지 못할까

봐서, 탈영할까봐서... 어쩔수 없이 거짓말을 했던 거야. .

그리고, 내가 너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어..

내가 죽을 목숨이란 것을 알면 넌 분명히 매일 술에 쩔어 살것 같았어..

그래서 일부러 암호를 장치하고, 그것을 풀게 노력하도록 유도한거야.

그러면 아마 넌 그것을 풀기위해 컴퓨터 공부를 열심히 할 테니까.

토플얘기도 그래서 썼던 거였어.

네가 이것을 읽고 있을때 나는 이미 죽고 없을꺼야.

내가 일부러 거짓말로 처음 세글자를 틀리게 가르쳐 줬으니까.

아마 넌 한동안 헛수고를 했겠지.

하지만 연금술사가 금을 제조하는데 실패했어도 화학의 발전을 가져

왔듯이, 너의 컴퓨터 실력은 무척 많이 발전했을거야.

아마 이건 먼 훗일 누군가에 의해 한글 3.0이 깨어질때 풀리겠지.

어쩌면... 그 누군가가 너일 수도 있을 거고. 그랬음 좋겠다.

며칠전에 신조협려란 책을 읽었어. 한 여자가 자신이 죽으면 남자가 따라

죽을까봐 일부러 16년 후에 만나자고 거짓말을 남기고 벼랑에서 뛰어내리는

장면이 너무 가슴아팠어.

그럼 열심히 잘사고 하늘나라에서 만나, 아니면 다음 생에서..........

우리 그땐 절대로 이렇게 빨리 헤어지지는 말자. 자꾸 눈물이 나오려고 해.

 

너만을 사랑했던 주현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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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군
17/01/16 16:09
수정 아이콘
와씨 3년병역과 신조협려와 3.5인치 플로피와 한글3.0을 전부 알아야 울 수 있는 아재신파로군요..ㅠㅠ
근데 눈물이 나네요...
17/01/16 16:11
수정 아이콘
3.5인치도 플로피가 있었나요? 3.5인치는 죄다 단단한 디스켓이었던 것 같은데...
사악군
17/01/16 16:13
수정 아이콘
아 그렇죠! 디스켓이란 말도 쓴지 오래되다 보니 잘못썼습니다. 그래서 3.5를 하드디스크라고 부르던 친구도 있었는데..크크크
루트에리노
17/01/16 16:29
수정 아이콘
그게 플로피입니다~
17/01/16 16:36
수정 아이콘
플로피 디스크는 좀 휘어지던 5.25인치 깜장애를 플로피 디스크라 했던 거 같아서요. 어차피 뜯으면 안쪽은 다 팔랑거리긴 했는데 3.5인치는 그냥 3.5인치 디스켓이라 불렀던 거 같기도 해서...

궁금해서 잠시 찾아보니 전부 플로피 디스크네요! 뭔가 문화컬쳐...
츠라빈스카야
17/01/16 16:51
수정 아이콘
속에 들어있는 물건을 플로피 디스크라고 부르는거니까 3.5인치도 플로피는 맞습니다.
그걸 카세트처럼 케이스에 넣었다고 해서 disk + casette ==> diskette 로 명한 것 아닌가 싶습니다.

-- 찾아보니 8인치, 5.25인치도 다 디스켓이었군요. 그것도 케이스에 넣어서...겠죠 아마..
Phlying Dolphin
17/01/16 18:09
수정 아이콘
-ette는 작다는 뜻의 접미어입니다. 예전에 쓰던 디스크보다 작아서 붙은 이름이에요.
17/01/16 16:11
수정 아이콘
본문은 몇번씩 봤던거라 별 감흥없이 내려왔는데

댓글보니 저도 울고 싶어지네요 ㅠㅠ
나른한오후
17/01/16 16:12
수정 아이콘
너무오래된 고전이라 해석할려면 아재력이 필요하군요.
수박이박수
17/01/16 16:20
수정 아이콘
3.5인치 말고는 2년 병역, 한글 97이네요 크크 그치만 다 이해되는 신파...
17/01/16 17:08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크
시린비
17/01/16 16:12
수정 아이콘
한글... 3....0!
예엣날에 봤었는데 정말 오랜만에 보는 글이네요
음해갈근쉽기
17/01/16 16:12
수정 아이콘
90년대 소위 뽕댄스의 정수가 다 농축되어 있는 걸작이군요

창법, 리듬, 멜로디, 휘적휘적 댄스, 의상, 헤어스타일, 곡구성까지

그나저나 성민이형 거기서 뭐해요?
AirQuick
17/01/16 16:13
수정 아이콘
예전에 스카이팀 홈페이지에 게임 다운받는 곳에 같이 올라와 있던 글로 처음 봤었는데 이걸 여기서 다시 보네요
-안군-
17/01/16 16:21
수정 아이콘
나우누리 게시판에서 읽고 광광울었던 글이라고 옆에 계신 삼촌께서 말씀하시네요...
아마존장인
17/01/16 17:32
수정 아이콘
본인얘기를 왜.. 당당하셔도됩니다 회원님
-안군-
17/01/16 17:33
수정 아이콘
저도 나우누리에서 봤지만, 광광울지는 않았습니다?
웃어른공격
17/01/16 16:22
수정 아이콘
갈무리를 해둬야겠....다고 지나가는 고양이가 말하네요..
illmatic
17/01/16 17:27
수정 아이콘
냐옹~ 이 글 갈뷔지.. 아니 갈무리 냐옹~
테바트론
17/01/16 16:33
수정 아이콘
우와 여기 아재들이 너무 많아 꺄르륵
박용택
17/01/16 16:34
수정 아이콘
당직사관이 점호를 도는 동안 군보안법에 위배되는 플로피디스크를 발견하고 박살냈다고 한다. ;;
17/01/16 16:37
수정 아이콘
세인들에게 묻노니, 정이란 무엇이길래 생사를 가름하느뇨?

16년이라면 참 길고도 긴 세월인데...
17/01/16 16:46
수정 아이콘
신조협려 6권짜리면 고려원에서 나온 초기 작품인가 보네요.
윤지평 부들부들했던 기억이 난다고 옆에 삼촌이...
무무무무무무
17/01/16 17:46
수정 아이콘
어 의천도룡기가 7권이고 신조협려는 6권 아닌가요? 설마 내가....
17/01/16 17:51
수정 아이콘
의천도룡기도 초기에 나온 책은 6권이었습니다. 아주 두툼해서 읽는 맛이 좋았죠...
1부, 2부 모두 300페이지가 넘는 두터운 책이었지만 의천도룡기는 360여 페이지가 넘었다고 옆에 삼촌이 이야기하네요. 크크
17/01/16 18:51
수정 아이콘
제 기억엔 고려원에서 나온건 3부작이 모두 6권 이었던 걸로...
예전엔 그리 재밌게 읽었으면서 나중에 다시 시도해보니 여엉 읽기가 힘들더라고요.
아케르나르
17/01/16 19:10
수정 아이콘
'영웅문' 이라고 고려원에서 나온 시리즈물이 있었는데, 그 1편이 사조영웅전(곽정,황룡이 주인공), 2편이 신조협려, 3편이 의천도룡기였죠. 각각 6권짜리였습니다.
17/01/16 17:02
수정 아이콘
영상을 보니 예전에 청춘 드라마나 예능에서 자주 보던 얼굴이 있네요. 강씨였나 김씨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세츠나
17/01/16 17:26
수정 아이콘
이게 대체 몇년전걸까...20년쯤 되나요?
마법사5년차
17/01/16 17:31
수정 아이콘
천리안에서 본것 같다...........고 사촌형이 그러네요.
17/01/16 17:32
수정 아이콘
히익 이거 십년도 전에 읽은 기억이…
어랏노군
17/01/16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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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텔에서 본 기억이 있는 것 같다는..
비둘기야 먹자
17/01/16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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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직 젊구나
써니지
17/01/16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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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제가 학창시절 때 어떤 컴퓨터 잡지에 나왔던 걸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즐겁게삽시다
17/01/16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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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협려 스토리가 기억이 안나 슬픕니다ㅠㅠ
율리우스 카이사르
17/01/16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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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한테 찝쩍대던 완안강이 조연급 여자애를 강간해서 나온 자식이 양과인데 완안강과 의형제였던 곽정이 고아가 된 양과를 자기자식처럼 키우다가, 곽정이 양과를 델구 전진파로 찾아가다가 전진파 왕중양을 사모하던 여자가 전진파 근처에 고묘에서 이막수와 소용녀를 가르치다가 죽었는데 그러다가 양과가 소용녀를 사부로 모시게 됨. 양과와 소용녀는 사제지간이지만 결국 사랑에 빠지게 되고 근데 왜 윤지평이 소용녀를 XX하게 되더라? 그러다가 양과와 소용녀가 절정곡에서 정화의 독 때문에 소용녀가 16년 뒤에 돌아온다고 하고 양과몰래 뛰어내리고 양과는 신조를 만나서 독고구검익혀서 초절정고수가 되는데 근데 왜 곽부한테 팔이 잘리더라? 그전인가? 여튼 16년 지나서 양과는 초고수가 되어 송나라 독립운동에 기여하다가 곽양이 양과 짝사랑하게 되고 근데 그것도 부질없이 16년 된다음에 양과는 소용녀가 거짓말하고 죽을려고 뛰어내린걸 깨닫고 같이 뛰어내렸는데 알고보니 소용녀가 자연치유된채로 나이 40먹고도 김사랑 처럼 초절정 동안으로 살고 있어서 둘이 만나잘살고 곽양은 짝사랑한 양과가 넘사벽 여자랑 잘사는거보고 충격먹고 아미파를 열고 혼자 살다 죽엇다는 슬픈 이야기? 이정도 기억남.
즐겁게삽시다
17/01/16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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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얼!크크크 감사합니다
17/01/16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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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는 토익점수라더니 아래는 토플이야기네요

이거 주작임

(뻘건 개구리콘)
이시하라사토미
17/01/16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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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 한글 3.0이 있었나요? 2.1까지 쓰고 그다음은 윈도95에서 3.0b를 썼는데..
아케르나르
17/01/16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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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보니까 윈도3.1용으로 한글3.0 이 나왔는데, 불안정해서 도스옹으로 3.0버전을 냈다는군요. 윈도95 출시 이후에 3.0b 버전을 냈다고 합니다.
회전목마
17/01/16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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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5 3.0 다 써봤...
재활용
17/01/16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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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시절 어머니는 전화기 들때 모뎀연결음이 싫다고 하셨죠크크
답이머얌
17/01/19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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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본게 대략 30년은 안되고 20년은 넘었을텐데, 그땐 감성충만한 나이여서 그랬는지 눈물 쪼끔 났던 기억이 있네요.

이거 말고 '스프링복의 사랑'인가 하는 글도 있는데 그것도 읽어보고 싶은데 혹시 아는 분 있으면 올려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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