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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3/26 21:23:26
Name 블랙번 록
Subject 마키아벨리가 판단했던 고대 스파르타 성공이유 그리고 탄핵에 대한 내용
마키아벨리의 로마사 논고에서 인용하면 대충 이유는 이러하다고 합니다.

[리쿠르고스(고대 스파르타의 전설적 입법가)는 스파르타에서 바로 자신이 제정한 법률을 통해 신분상의 불평등은
엄수하였지만, 부의 평등은 유지하였다. 그리하여 거기서는 청빈이 유지되었고, 평민은 관직을 탐하지 았다.]


고대 스파르타는 극단적으로 지배자가 적고 피지배자(심지어 지배자들과 역사적 근원도 달랐던 ) 압도적으로 많았던
상태였는데 이런 체제가 상당부분 유지되었던 이유는 바로 이 이유였습니다.

물론 많이 인용되는 스파르타의 상무정신이 존재했지만 기실 스파르타 군사력의 핵심은 폴리스치고 많은 대군을 동원했다는
건데 이건 단순하 지배자의 무력을 통한 통제만으로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마키아벨리는 보통 역사책에서 거론하는 가혹한 상무정신과 병영체제보다는 부의 평등을 통해 지배자가 비록 권력을
가졌지만 나름 상하가 단결되었다는 것을 스파르타의 성공으로 언급한 겁니다.

사실 저는 이 마키아벨리의 통찰력에 손을 들어주고 싶은데 고대 스파르타가 몰락한 결정한 이유는, 펠레폰네소스 전쟁 즈음되면
이런 부의 평등이 완전히 붕괴되었다는 게 컸습니다. 전쟁이 지속되면서 남자들이 죽어 나가는 도중, 소수의 과부들에게 부가 독점되었고
결론적으로 이 과부들의 가문이 부와 권력을 독점하면서 스파르타의 단결력은 붕괴되었습니다.
겨우 100개 가문만 토지를 가지게 되었고 나머지는 아무것도 가지 못한 병역 의무만 가진 허울 좋은 자유민으로 살아가야 했고
이들은 당연히 [결포, 출포]라는 하층민의 반항으로 대응하여 병역을 할 남자가 극히 줄어들게 되었죠.

거기에 페르시아의 도움으로 능력에 어울리지 않게 펠레폰네소스 전쟁에 이기는 바람에 이런 병력 수요는 더 많아지게 되었고
더 사람이 죽어 나가니 나라가 붕괴. 결국 테베가 스파르타에게 승리하면서 사실상 스파르타를 먹여 살렸던 메세니아 등 주요
농업 지역들이 독립. 다시는 역사에 주요 폴리스로 이름을 올리지도 못하는 군소 폴리스화 되어 버렸습니다.

사실 마키아벨리가 지적하듯 권력의 편중보다 나라에 중요한 건 부의 편중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스파르타가 들게 하네요.

탄핵에 대한 내용도 감탄 스러운 내용이더군요.
[국가의 자유를 수호할 임무를 부여받은 자에게 어떤 식으로든 죽가의 자유를 위협한 시민을 민회나 일정한 행정관 또는 위원회에
탄핵할 수 이는 권능을 보유하도록 하는 것만큼 유용하거나 필요한 것을 달리 또 발견할 수 없다.
(중략) 다른 효과는 국가가 다양한 시민 사이에 잡다한 방식으로 일어나고 있는 당파적 증오를 해소할 수 있는 배출구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증오는 합법적으로 표출될 수 있는 배출구를 갖지 못할 때 공화국 전체를 몰락시키는 불법적인 방식을 취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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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름발이이리
17/03/26 21:32
수정 아이콘
스파르타는 변태적으로 군사력에 몰빵해 힘 좀 썼을 뿐이지, 기본적으로 기형적인 정치/사회/경제 구조였습니다. 부의 편중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한들 딱히 역사가 달라졌을지 의문입니다.
무적다크아칸
17/03/27 00:14
수정 아이콘
마케도니아처럼 제국으로 발전해 나갈 수 없었겠죠. 그냥 폴리스에서 1등정도에서 머무르고
상계동 신선
17/03/26 21:35
수정 아이콘
부의 편중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없었던 것도 아니지만 권력층이 필요를 절감하지 못하니 언제나 미봉책으로 끝나버리곤 했죠. 지금도 그렇고요... 아, 엊그제 뉴스 보니 고위공무원 대다수가 자산가인데다 몇 년 새 또 자산이 불었더군요. 그 사람들이 나라를 이끌어 갑니다. 절박함을 느낄 이유가 없는 사람들이죠.
적바림
17/03/26 21:43
수정 아이콘
나라가 망하는 과정을 보면 무조건 특정세력에 토지 가 집중되고 그 부가 세습되고 계속해서 커지는 과정이 있는것 같네요
새로운 세력이 나타나서 클 기반이 없고 큰 토지를 유지하려면 필수적으로 소작농 비율이 높아지면서 국가재정과 평민들이 가져가는 부가 적어지고 악순환이 반복되는게 아닌가 싶네요
17/03/26 21:59
수정 아이콘
마키아벨리의 로마사논고는 민주주의(당대 어법으론 공화주의)를 옹호한 정치철학 고전으로 유명한데
주목할 점은 그 필치가 아주 냉소적이란 것입니다.
본문 말미의 탄핵제도에 대한 글도 그렇습니다.
거기서 핵심은 '증오의 배출'입니다.
자유의 수호같은 아름다운 미사여구 쪽이 아니지요.
자유를 위협한 자라는 표현도 곱씹어보면 묘한 구석이 있습니다.

마키아벨리의 이런 현실주의는
추후 정치학이 정치철학에서 정치과학으로 변하는 시발점이 된다고 평가됩니다.
(정치철학이 사라졌다는게 아니라 무게중심이 이동했단 것)
그런 의미에서 현대 정치학의 아버지라고 하긴 뭐해도, 할아버지쯤 됩니다.

물론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이나 논고를 쓰기 전에도
현실정치는 늘 현실주의적으로 굴러갔겠지먀요.
내안의그대
17/03/26 22:38
수정 아이콘
십팔사략 보면 중국 땅덩어리에 새로운 나라가 들어서면 기득권층이 와해되고 부의 집중이 약해지면서 민중들도 먹고 살만하게 경제가 돌아가다가
기득권들이 부를 독점하는 시점이 되면 민중들이 못살겠다고 들고 일어나서 새로운 나라를 새우고 또 시간이 지나면서 기득권 계층의 탐욕이
심해지면서 부가 집중이 되면 민중들이 먹고 살기 힘들어지면서 또 다시 나라를 뒤집어 엎어서 기득권층을 붕괴 시키고...
이게 무한 반복되는 느낌이더군요. 우리 나라 역사도 마찬가지 같구요.

그리고 군사정권 시절 경제가 좋았다고 하는데 어느 정도 시스템적인 발전으로 경제가 발전한거도 있지만 군사정권 초중반까지는 비교적 정부가
부패하지도 않았고 또 군부정권의 힘이 워낙 막강하니 대기업 및 기득권 계층이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지금의 대기업들처럼 탐욕을 부려서
부를 독점하지를 못해서 경제가 잘 성장하지 않았나 싶네요.
그런데 군사정권 말기 되면 정부가 부패하고 정경유착이 심해지면서 기득권 계층의 탐욕을 억제하지 못하다보니 경제가 어려워졌지 않나 싶더군요.
절름발이이리
17/03/26 22:57
수정 아이콘
3,4,5공 군사정권들은 초반부터 충분히 부패했고, 대기업 및 기득권이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탐욕을 못 부린게 아니라 군사정권의 지휘아래 재벌 대기업 및 기득권이 형성된 시기입니다. 4공 말 5공 초기의 경제 위기는 정경유착보다는 중공업 과투자와 석유파동등이 주된 이유이고, 정경유착이나 부의 분배 문제가 심해져서 경제가 어려워진 것도 아닙니다.
아저게안죽네
17/03/27 10:35
수정 아이콘
군부독재 시절엔 뒷돈이 아니라 대놓고 가져가는 세금 같은 거였으니 농담 좀 보태면 부패하지 않았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드러나다
17/03/27 08:55
수정 아이콘
로마사 논고를 읽을 때, 로마사 지식이 많이 필요한가요?
17/03/27 13:40
수정 아이콘
있으면 좋고 없어도 상관없습니다.
아마 로마사 지식이 있으신 분이라면 마키아벨리의 역사기술 중 사실과 다른 부분들을 찾아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엔 정치철학의 다른 고전들이나, 마키아벨리에 대한 저작들을 보시는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
AeonBlast
17/03/27 18:28
수정 아이콘
일본이 정치적혼란이 없는 이유중 하나로도 볼 수 있겠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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