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3/08/08 10:02:23
Name 희상이아빠
Subject "여긴 pgr입니다"에 대해...
안녕하세요. 매번 글만 읽고 갔던 유령회원인데요.
계속 올때마다 마음에 담아두기만 했던 말이 있었는데 오늘은 용기를 내어 글을 써봅니다.
물론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미하엘 엔데"라는 돌아가신 독일 작가 할아버지가 정말 싫었던 경험이
초등학생 때 구구단 외우는 거라고 했다고 하더군요.
자신의 환상을 꿈꾸는 능력이 점점 없어지는 것 같았다나요.
뭐.. 5*5=25는 분명하지만 세상에는 그런 잣대 외에도 다양한 잣대가
있어서 그 잣대 역시 존중받고 보호받아야 한다는 그런 뜻 같습니다.

저는 이 pgr의 독특한 분위기를 상당히 좋아합니다. 특히 격렬한 논쟁, 때로는
말의 의미를 가지고 벌어지는 논리적인 논쟁을 꽤 즐겁게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논쟁은 점점 날카로워지고.. 공방을 주고 받다가 다른 엔젤들이 나타나고
서로 입장을 옹호하고, 아주 흥미로운 바 있습니다.

하지만 가끔 다른 분들께서 논쟁에 가세하실 때
뒷말에 다시는 단언이 있죠.

"여기는 pgr입니다"

이말이 많은 논쟁글들의 리플 하단부에 있더군요.
이 말을 들으면 여러가지 의미로 해석되게 됩니다.

'이곳 pgr 고유의 문화가 있는 만큼 존중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이것이 하고 싶은 말씀이겠지요.
하지만 이렇게 해석되지 않고 다음과 같은 의미로서 사용된 예도 가끔 있습니다.

'여기는 당신같은 사람이 있을 곳이 아닌 pgr 이요.-_-'
'여기는 당신같은 말도 안되는 어거지를 부릴만한 곳이 아니니 썩 꺼지시요-_-'
'이런 말이 우리같은 식견 있는 사람한테 통할 것 같애?-_-;;;'
'이런 맞춤법도 지키지 못하는 바보같으니라구... 어디서 까불고 있어?-_-;;;;'
'빠~x아, 빠~x아. 여긴 균형잡힌 사람들만 있는 곳이야.-_-;;;;;;;;;;'

물론 좀 과장되긴 했지만 이런식의 의미가 담긴 그 말을 듣고나면..
갑자기 힘이 쑥 빠지더군요.
논쟁은 더이상의 의미가 없고, 더 읽을 재미도 없어지게 됩니다.
이말에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은 못봤습니다.
암묵적으로 pgr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발휘하는 강력한 금언, 혹은 주술 같더군요..

pgr이 그간 정말 어려운 일들을 겪어서 겨우겨우 색깔을 지켜온 것은
잘...아니 어렴풋이는 알고 있어서 이에 대해 더 드릴 말씀은 없습니다만,
그 지켜온 가치가 이런 식으로 발현되는 것은 또 다른 pgr의 소중한 가치를
훼손하는 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제안하는 것은 '여기는 pgr입니다'라는 말을 쓸때는
한번만 더 신중하게 생각해보고 쓰면 어떨까 합니다.

p.s 제안이 안 받아들여지면 뭐 할수 없지요.
     늘 하던대로 계속 와서 열심히 글을 읽는 수밖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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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가루인형
03/08/08 10:16
수정 아이콘
아마도,대부분의 pgr회원님들은 전자쪽을 염두에 두고 말씀하실겁니다.
항상 즐겜하세요~^^;;
03/08/08 10:20
수정 아이콘
안녕하세요 homy 입니다.
저도 저 말이 남을 비꼬는 의미로 사용될때 가슴이 아프더군요. ^^
전 저말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적하신데로 정말 어려운 고비를 넘기며 이루어온 분위기를 가장 잘말해주는 단어기 때문이죠.
모든 분쟁을 해결하수 있는 말이죠. ^^

언젠가 부터 이말을 비꾜는 의미로 사용하시는 분들이 나타나셨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이 논쟁에서 않좋게 작용하는 일도 생기더군요.

제가 생각하는 이말의 뜻은.
"자자 진정들 하시고 좀더 상대방을 배려하시고 예의를 지켜서 다시 시작해 보죠. ^^ "
이정도 입니다.
뭐. 가끔은 논쟁의 종언쯤으로 생각해도 될듯도 싶군요. ^^
CounSelor
03/08/08 11:34
수정 아이콘
그런말을 쓰는 사람이 간혹가다 보이더군요 댓글에다가요
그것도 하나하나 맞춤법까지 지적해가면서요
참 가슴아픈일입니다.
03/08/08 11:39
수정 아이콘
맞춤법 지적은 아무리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봅니다. 다만 맞춤법 지적이 꼭 쓴 분에게만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지요. 사실 성인에게도 국어교육은 늘 필요한 부분이구요. 다만 맞춤법에 대한 설명이 "넌 그것도 모르니?"라는 설교의 방향으로 흐르는 부분은 자제해야 겠지요. 모르는 분들을 위해 그리고 그 글을 읽고 잘못 판단할 수 있는 분들을 위해 전 맞춤법에 대한 교정은 꼭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P.S. - 하지만 PgR21이기 때문에 그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맞춤법에 대한 지적이 있을 경우 "여기는 PgR입니다."라는 내용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03/08/08 11:51
수정 아이콘
생각해 볼 여지가 있는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근데......그 끝의 ㅎㅎ은.....될 수 있으면 좀 삼가해 주세요~
저만 그런건가요...글자 하나로 표현하는 감정이 때로는 받아들이기가
묘할 때가 있더군요. 앗! 저만 그렇다구요?? 이런....ㅡㅡ;;
homy님//저 질문 있습니다. 제가 요즘 글을 읽으며 선수들에게 호칭을 안부치시는 겨우를 종종 보는데요....이런 경우에 지적을 하는 것이 옳은 것 일까요? 지적을 해도 달라지지 않는 분들을 보며 갑자기....아..이건 지적할 만한 사항이 아니던가...라고 갑자기 헷결려셔 말이지요.
저만 유난히 예민한건가 싶어서 여쭤봅니다. 답변 부탁드립니다.
(^^)(__)
03/08/08 11:52
수정 아이콘
안부치시는 -> 안붙이시는 이 맞죠.....편지도 아니고 부치시다니...
맞춤법 너무 자주 틀려서 죄송 또 죄송합니다.
낭만드랍쉽
03/08/08 12:22
수정 아이콘
여기는 PGR21 입니다. 스타크래프트를 사랑하고, 즐기는 공통점을 가진사람들의 모임입니다. 이 뜻도 있겠죠^^

글 잘읽었습니다. 좋은하루되세요^^
03/08/08 12:23
수정 아이콘
white님// 존칭은 가능하면 사용하는걸 원칙으로 합니다. 하지만 글의 성격상 사용하지 않을수도 있겠죠..
지적이라 맘상하지 않는 범위라면 가능하겠죠 ? ^^
상습적으로 또는 일부러 그러신분은 없는듯 하더군요.
사고뭉치
03/08/08 12:50
수정 아이콘
여기는 PGR입니다 란 말에는 저도 희상이아빠님과 같은 느낌을 받은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좋은 쪽으로 해석하려하고 그렇게 해 왔습니다만, 확실히 애매한 문구긴 하네요. 또 하나를 배워갑니다. ^^
김형석
03/08/08 12:57
수정 아이콘
희상이아빠님의 글과 같은 글이 올라올수 있고, 아래 댓글이 달리는걸보니 ^^ '여긴 PGR입니다'라는 말이 더 멋지고 자부심있게 느껴지는군요 ^^ '여긴 PGR입니다.' 그리고 지금 계시는 모든 분들은 'PGR의 가족'입니다. ^^
김평수
03/08/08 13:15
수정 아이콘
저 역시 '여긴 pgr입니다' 란 말에 희상이아빠님과 같은 느낌을 받은 적이 많습니다. 특히 논쟁중에 이런 글귀를 보면..-_-
좋은쪽으로 해석하려 하고 있지만, 뭐랄까 참.. 사고뭉치님 말씀대로 참 애매하더군요.
03/08/08 15:34
수정 아이콘
아무래도 제가 겨냥된거 같군요 ^_^

그러도록 하겠습니다..(라곤 하지만 공수표일 가능성이.. 높....;;)
물빛노을
03/08/09 17:53
수정 아이콘
글쎄요, 전 이곳이 아주 특별한 스타크래프트 게시판이고, 제가 그런 곳에 글을 올리고 댓글을 달고 채널에서 활동하고...이런 것에 대해 상당한 자부심 비슷한 것을 갖고 있습니다. 사실 정말 보기드물게 매너 좋은 게시판이기도 하구요. 여기는 Pgr이니까, 다른 곳과는 달리 좀 매너를 지키세요~ 라는 말이 그렇게 신경쓰이시나요? 전 아주 당연하게 보이던데요-_- 다만 저같은 사람 말고, 좀 뭐랄까 이미지도 모범적이시고 피지알 회원생활도 오래 하신 이런 분이 하신다는 전제가 있어야겠죠. 온지 한두달된 신입회원분들이나 저같이 좀 격한 사람들이 그런 말 하면 좀 웃기겠습니다만...그런 좀 남발되는 경우를 제외하면 아주 적절한 말이라고 봅니다. 특히 불필요한 논쟁 끝낼때 말이죠.
03/08/09 21:36
수정 아이콘
정작 그런 말을 하는 이중에 전혀 그런 말 할 자격 없는 이들이 종종 쓰는 경우가 있지요. 말만 거칠지 않고 육두문자만 없을뿐 조롱과 적의가 가득 담긴.. 이 사이트를 이용하는 분 중 많은 분들은 절대 그렇지 않다는 점에서 위안을 찾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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