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12/05/19 06:47:54
Name OrBef
Subject 종교는 정말로 과학 발전을 방해해왔나?
진화론 vs 창조과학(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덜떨어진....) 논쟁이 벌어지면 흔히 나오는 이야기가 '기독교는 태생부터 지금까지 2천 년 동안 인류문명, 특히 과학 발전에 방해만 되었고, 지금도 마찬가지임' 이라는 것입니다.

저는 진화론과 창조과학(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덜떨어진) 간에 논쟁이 가능하다고 믿는 사람들을 보면 막 마음이 답답하고 눈물이 나고 그런 사람입니다. 미션 스쿨 6년동안 매 주일 강제 예배를 보면서 교회를 저주하면서 살았지요. 사람한테 모질게 대하는 게 좀 서투른 편이라서 길거리 전도사들한테 잡혀서 허비한 시간이 100시간은 족히 넘을 겁니다. 즉, '못난 기독교인들에 대한 증오' 가 저만큼 강한 사람도 그닥 많지 않을 겁니다.

그럼에도, 창조과학자들의 덜떨어진 행동을 들어 기독교 전반을 공격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고 보는 편입니다. 더구나 그 공격의 근거가 비약이거나 아예 틀린 것이라면 더더욱 그렇겠지요. 해서 조금 살펴보겠습니다.

1. 기독교 (넓게 보아 유대교와 이슬람교까지 포함하도록 하겠습니다) 는 대체로 과학 발전에 방해보다는 이바지를 했다.

사실 종교인 중에서 과학 발전에 반감을 품은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과학은 물질계의 법칙을 발견하는 것이 그 본분이고, 종교는 물질계 너머의 세계 (그런 세계가 있다고 치고) 를 탐구하고 그 세계와 우리 세계의 관계 설정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본분이니, 애초에 충돌할 이유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현재 어쩌다 보니 무신론의 선봉장들처럼 여겨지는 리처드 도킨스라던지 스티븐 호킹 (사실 무신론의 진짜 거장들은 따로 있지만, 그분들은 우리 같은 일반인들에게 별로 프렌들리한 분들이 아니기 때문에...) 이 무신론의 근거로 삼는 빅뱅 이론이나 진화론, emergence theory 들을 살펴봅시다.

* Emergence theory - 일리야 프리고진
우선 가장 가까운 20세기 후반부터 봅시다. 진화론과 더불어서 창조자를 부정하는 사람들이 아주 자주 인용하는 이론은 emergence theory 입니다. '단순한 것에서 저절로 복잡한 것이 생길 수 있어. 이게 뭐 신의 조정이 필요한 게 아니고 그냥 저절로 그렇게 될 수 있어.' 라는 이론인데, 이 이론도 사실 이제는 논쟁의 대상이 아니라 그냥 사실로 받아들여지는 이론입니다. 개미 하나하나는 멍청하지만 개미 군체는 똑똑하고, 몇 가지 화학 물질을 섞어놓고 열을 가하면 평형 상태로 가는 것이 아니라 영원히 약동하는 oscillating reaction 이 생기기도 하는 등, 너무나 많은 예가 있어서 굳이 설명하기도 피곤합니다.

emergence theory 의 원탑은 일리야 프리고진이라는 유대계 러시아인입니다. 엔트로피 증가 법칙은 시스템 전체에만 적용될 뿐, 평형 상태에서 충분히 벗어나 있는 초기 조건을 가진 시스템 내부에서는 국소적으로는 저절로 엔트로피가 감소할 수 있다는 (즉, 죽어가는 세상 속에서 극히 일부 생명의 약동이 생겨날 수 있다는!) 법칙, 시간의 비가역성은 궁극적으로는 우주의 죽음을 가져오지만 그 반면에 우주의 복잡화도 -- 그 와중에 생명의 탄생도 -- 가져오게 된다는 이론인데요, 프리고진은 이 이론을 과학적으로 정립하고 증명함으로써 70년대에 노벨상을 받았습니다. Emergence, complexity & dissipative system 을 연구하는 사람이라면 절대로 피할 수 없는 이름이지요. 그럼 이 사람이 그래서 무신론자이냐... 하면, 프리고진은 유태인이고 평생을 유대교를 믿으며 살았습니다? 이 분은 아예 '과학은 신학에서 발전한 겁니다. 뭐 일반인들이야 다르게 생각하는 거 같지만 그건 그 사람들이 잘 몰라서 하는 소리고' 라는 이야기를 대놓고 하는 분입니다.

* Big bang theory - 조지 리메이터
20세기 빅뱅 이론의 시작은, 우주는 평형 상태일 수가 없고 현재 팽창 중이거나 수축 중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아내면서 부터입니다. 그리고 그에 관련한 허블 상수가 도입되고 최종적으로 우주의 시작에 대한 개념이 도입되었지요. 이 모든 것을 흔히 허블이 했다고들 알고 있지만, 실제로 빅뱅 이론을 시작하고 처음 완성한 사람은 벨기에인 리메이터입니다. 허블이 도용한 것은 아니고, 허블과 리메이터가 각각 독립적으로 자기 이론을 발전시켜 나간 것인데, 허블 상수나 빅뱅 개념의 정립에서 모두 리메이터가 더 빨랐습니다. 다만 허블은 천조국 사람이고 리메이터는 듣보잡나라 사람이다 보니 묻혀버렸습니다!!

리메이터의 직업이 뭘까요? 무려 '신부님' 입니다. 신부 서품을 받은 것이 1923년, 허블 상수를 유도해낸 것이 1927년입니다.

* Darwinism - 찰스 다윈
19세기 진화론을 정립한 찰스 다윈은 원래는 영국 국교회 신도였습니다만, 당연하지만, 진화론을 정립하면서 자신의 신앙을 버리고 일종의 불가지론자가 됩니다. 하지만 이 시점의 기독교는 '지구는 6천 년 전에 창조된 것이고, 노아의 방주에 탄 동식물 = 지금 이 세상의 동식물입니다' 라고 말하던 기독교입니다. 즉 현재의 창조과학회(라고 하기에는 너무 덜떨어진... 하지만 그나마 19세기에는 그렇게 말할 여지가 있었습니다!)와 같은 입장이지요. 진화론을 정립한 찰스 다윈이 당시의 기독교적 신앙을 유지하는 것은 당연히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다윈이 무신론자가 되진 않았습니다. 그는 '최초의 창조자로서의 신'의 개념을 포기하지 않았고, 죽을 때까지 자신이 정립한 과학과 어렸을 때부터 배워온 종교를 조화시키려고 노력했습니다.

*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 아이작 뉴턴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 볼까요? 17세기 불세출의 천재(라는 말은 사실 이분에게는 모욕에 가깝습니다. 일인지하 만인지상을 조금 바꿔서 일"신"지하 만인지상 정도로 표현해야 할 듯)인 아이작 뉴턴은 아리우스파 기독교인이었습니다. 삼위일체를 부정하는 기독교의 소수 종파인데, 창조주, 원죄, 구원의 모든 개념은 거의 같지요. 뉴턴 짜응은 사실 과학은 취미로 한 것이고 (응?), 과학보다는 연금술에, 연금술보다는 신학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습니다. 그의 신에 대한 개념은 대충 이런 겁니다:

'중력은 사과를 떨어지게 한다. 근데 중력은 애초에 왜 존재하나? 중력이 존재하도록 우주의 메커니즘을 정해준 존재가 있어야 중력이 존재할 거 아닌가? 그리고 그런 존재가 있어서 중력이 존재해야만 지구가 태양 주변을 돌 수 있는 거고, 그래야 우리가 살 수 있는 거고. 아놔 그럼 당연히 창조주가 있는 거잖아? 이게 그렇게 이해가 안 될 만큼 어려운 얘기임?'

이게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모든 과학자의 우상인 뉴턴 짜응 (은 사실 주로 신학과 연금술을 하다가 너무 지겨워서 잠시 놀고 싶을 때 디아블로3 대신에 심심풀이로 과학을 연구한 거지만) 은 저렇게 생각했습니다.

물론 그 햄버거를 먹고 싶다는 생각은 했어 하지만 생각만 했지 진짜로 먹지는 않았다고... 가 아니고, 물론 17세기 초반의 교회는 꽤 옹졸했기에 1632년의 유명한 갈릴레오 재판이 열린 적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17세기 초반의 한국 사회가 얼마나 권위적이었는지, 17세기 초반의 중국은 어땠는지, 당시 지구의 어느 지역의 문명이 유럽보다 더 개방적이었는 지를 돌이켜보면 저는 그나마 유럽의 기독교 이데올로기가 -- 당시에 그 이데올로기가 가졌던 어마어마한 권력에 비하면 -- 상당히 유연했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2천 년 동안 유럽 사회를 지배한 이데올로기가 그 긴 기간 동안 저 정도 실수도 없었다면 말이 안 되는 거지요. 오히려 기독교 이념을 바탕으로 유럽 사회는 진취적으로 과학을 연구해 나갔고 마침내 동양 -- 인구로 보나 자원으로 보나 압도적으로 우위를 지닌 세력 -- 을 누르고 세계의 패권을 차지합니다. 객관적으로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는 인류 문명 발전, 특히 과학 발전에 이바지했다고 봅니다.

2. 결정적으로 기독교는 과학에 대해서 긍정적이거나 관심이 없거나 이지, 부정적일 이유가 없다.

일단,

'프로이드에 대해서 아세요?' -- 10분 뒤 -- '그러니까 그 무의식이네 뭐네 하는 게 사실은 하나님이 존재한다는 걸 증명해주는 거거든요'

길거리에서 이런 말 하는 기독교인은 생각의 대상에서 제외합시다. 지하철에서 '이 치약으로 이를 닦으면 밤에 사모님이 쓰러져' 라고 말하는 사람을 봤다고 해서 '치약이라는 것은 나쁜 거구나. 쓰지 말아야지!' 라고 생각할 이유는 없잖아요.

대부분의 기독교인은 '과학을 이용한 신앙에 대한 공격' 에 대해서 면역입니다. 대부분의 무신론자가 '신앙을 이용한 내 인생의 가치에 대한 공격' 에 대해서 면역인 것과 같은 원리인데요, 무신론자들은 신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니가 신을 믿지 않으면 지옥이 블라블라' 라는 소리가 애초에 '디아블로 3가 5면 블라블라' 라는 말 만큼 아무 의미가 없는 말이 됩니다. 마찬가지로 기독교인들의 주된 관심사는 '물질계 바깥의 세계' 이기 때문에 '물질계의 법칙에 따르면 신이 없는데 블라블라' 라는 말은 'LoL 이 리치킹이면 블라블라' 라는 말만큼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말이 안 통하니 이길 수가 없다!' 라는 이야기는 양쪽에 다 해당하는 셈이지요.

고로 기독교인들이 과학에 대해서 민감할 이유가 없고, 실제로 대부분의 기독교인은 '과학의 발전 때문에 신의 존재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라고 외쳐대는 미디어에 대해서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애초에 보이저호가 태양계를 벗어나든 말든, 빅뱅 0.0000001초 시점의 우주의 모습이 규명이 되든 말든, 과학자들이 생명을 합성해 내든 말든, 외계 생명체가 있던 말던 기독교인들이 믿는 신의 존재 여부와는 1그람도 상관이 없으니까요. (여담이지만, 교황청에서 펀드를 대는 과학 연구소들이 있습니다. 이 양반들은 공학에는 별로 관심이 없고 -- 아놔 기계과에도 돈 좀 굽신굽신 -- 자연 과학, 그중에서도 천문학을 주로 파는데, 바티칸 천문대의 센터장인 호세 푼즈 (아놔 이름이 왜 이래) 신부는 '외계인이 있고 그 외계인이 인간에 비해서 하느님에게 보다 더 가까운 존재라고 해서 기독교의 교리와 별로 충돌하지 않습니다만..?? 왜 그런 질문을 하시죠?' 라는 대답을 하는 패기를 보여주셨지요).

굳이 과학에 관심을 두는 기독교인이 있다면, 대부분은 '창조주가 만드신 우주의 아름다움을 더욱 잘 느끼기 위해서' 일 겁니다. 그렇다면 과학에 많이 긍정적일 수밖에 없지요. 위에서 말씀드린 '주요 과학적 발견을 이룬 사람들' 의 상당수가 신학자 내지는 신부였다는 것이 우연이 아니란 이야기입니다. 오히려 창조주를 믿고, 세상이 '그냥 있는 것' 아니라 '위대한 뜻을 따라서 움직이는 신비로운 것' 이라고 믿는 사람들이야말로 열정적으로 과학을 팔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봅니다.

3. 결론:

결국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못난 기독교인들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진화론 이야기만 나오면 거품 물면서 '인간이 원숭이에서 진화했다고? 아놔 뭐 이딴 사람들이 다 있어!' 라고 말하는 기독교인, 네 분명히 있습니다. 근데 같은 원리에 따라서, 못난 과학자, 못난 승려, 못난 마포을 주민, 못난 비례대표, 못난 위도 22도 ~ 23도 사이에 거주하는 팔이 두 개인 인간, 못난 8월 12일생 등등이 참 많은데, 굳이 못난 기독교인을 발견할 때마다 '기독교가 문제야!' 라고 흥분할 필요는 없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 항즐이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2-06-0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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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시BBver.2
12/05/19 06:59
수정 아이콘
... 이런 명글에 남길 수 있는 댓글은 단 하나.
못난 8월 12일생 1인입니다 ㅠ_ㅠ)
12/05/19 07:04
수정 아이콘
아앗 이런 못난 분 같으니라고!!
눈시BBver.2
12/05/19 07:20
수정 아이콘
헛 시드마이어느님께서는 그 날에 문명 5에 한국 문명을 추가해 주셨습니다 0_0 8월 12일은 성스러운 날이예요!
레지엔
12/05/19 06:59
수정 아이콘
저는 좀 다른 관점에서 기독교가 과학이랄까, 합리성을 저해해온 부분이 크다고 봅니다. 신의 뜻으로 귀결시키려는 강박관념 말이지요. 개별적 연구에서 기독교인이 아주 우수한 성과를 낼 수 있음은 의심치 않습니다만(그리고 유명한 과학자 중에 기독교인의 비중은 상당히 높은 편이기도 하고요. 지리적/문화적 문제로 인하여), 총합적인 과학적 세계관의 구축에 있어서 기독교적 사고방식이 장애물이자 유해요소였음은 부정하기 어렵지 않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사실 이건 과학의 문제라기보다는 과학을 둘러싼 윤리적인 문제로 보일 수도 있지만요.
12/05/19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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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모든 과정을 거쳐서 결론은 창조주가 위대하다는 것이다' 라는 숨은 의도가 있는 경우가 많긴 했다고 봅니다. 그것을 부정할 수는 없지요. 뭐랄까 토마스 쿤의 패러다임 이론을 적용해보자면, 중세 과학의 패러다임은 '신은 위대하고, 신이 창조한 세상은 아름다워야 함' 이라는 것 아니었을 까 싶습니다. 코페르니쿠스의 원형 궤도가 케플러의 타원형 궤도로 수정되기까지 그토록 시간이 많이 걸린 이유가 '타원은 예쁘지가 않으니 신이 그렇게 했을 리가 없다' 라는 심정적 거부감이 컸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과 과를 따져보면, 결과론적으로 볼 때 유럽 과학의 비약적인 발전은 '그나마' 기독교가 안정적인 세계관을 제공했기 때문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은 이야기가 조금 다릅니다만..
레지엔
12/05/19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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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하신대로 17세기를 놓고 보면 이슬람과 기독교 문화권이 다른 문화권에 비해 과학적 토대가 그나마 좋았음을 부정할 수는 없겠지요. 문제는 이 시점에서, 21세기에서 볼 때 결국 우리가 도달할 수 있는 한계선보다 좀 더 낮은 곳 어딘가에 선을 그어버린 게 아닌가, 그렇게 생각해봅니다.
12/05/19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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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빼고 보더라도, 철학 사조만 보아도 무신론과 유물론, 실존주의가 종교를 대신할 수 있는 위치에 오르긴 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종교가 주는 마음의 안식이 워낙에 큰 관계로 (실존주의는 그걸 주질 못해요!! '우린 다 그냥 있는 거야. 우리가 여기 있어야 할 당위같은 건 없어 그냥 다 무의미한거야' 라는 식으로는 교인을 모을 수 있을 리가...), 신앙이 없는 입장에서 보아도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면 종교가 근시일 내에 사라질 것 같진 않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 지, 개인적으로 많이 궁금한 부분입니다.
레지엔
12/05/19 07:19
수정 아이콘
그런 점에서 저는 현대의 종교, 특히 소시교와 아이유교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교인도 잘 모여요!(..)
12/05/19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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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앗 저는 결혼을 했기 때문에 그쪽으로는 종교의 자유가 없습니다 흑흑 유.유;;;
Je ne sais quoi
12/05/19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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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이것이 명강의!
꺄르르뭥미
12/05/19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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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기독교인은 '과학을 이용한 신앙에 대한 공격' 에 대해서 면역입니다. 대부분의 무신론자가 '신앙을 이용한 내 인생의 가치에 대한 공격' 에 대해서 면역인 것과 같은 원리인데요

이 부분에 깊이 동감하고 센스있는 표현에 감탄했습니다 ^^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12/05/19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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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기독교가 과학에 대해 적대적일 이유가 전혀 없지요.
우리나라에서 과학좀 한다는 사람들 모여있는 학교 쪽문에 있는 교회 가보면, 신앙에 있어 더욱 진지하고 열정적인 젊은이들이 우글거려서 신기합니다.
신앙과 과학 둘 다에 깊이있는 지식이 생기면, 그것이 서로를 공격할 수 없는 성격이라는 것을 알게 되거든요.
어느 한 쪽에 짧은 지식과 편견을 가지고 있는 기독인이나 비기독인들이 오해와 벽을 쌓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런데 못난 8월 12일 생이 뭔가요? 제가 그날 생일이라;
12/05/19 07:10
수정 아이콘
아무 날짜나 던진 건데 눈시님하고 Deicide 님 하고 벌써 두 분이나 걸리신 거에요 우헐헐 진짜 신기하네요
무지개곰
12/05/19 07:31
수정 아이콘
무슨 역사적 의미가 있나하고 무진 뒤져봤는데 ㅠㅠ 장열하개 패배 ... 했습니다.
눈시BBver.2
12/05/19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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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확실히 다른 학문이나 기술들도 이 글과 그리 다를 바 없는 것 같아요 =_=a
뭔가 어마어마한 글을 쓰셔서 이래저래 생각 중입니다 >_<;
거간 충달
12/05/19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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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혹은 타종교인)이 과학적 연구성과를 내놓은 예는 위 외에도 수도없이 많습니다. 이러한 예를 가지고 기독교가 과학의 발전에 이바지 했다 라고 보기에는 '상당한'무리수가 있다고 봅니다. 피타고라스는 그리스 사람이죠. 그럼 그리스신화가 수학발전에 크게 이바지 했던 걸까요? 아니라고 봅니다.

애시당초 종교와 과학은 서로 아웅다웅할 필요가 없는 독자적 영역(한쪽은 실증의 영역, 다른쪽은 믿음의 영역. 추구하는 바는 같으나 서로 만날 수는 없습니다)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독교가 과학에 이바지했거나 혹은 방해했다는 평가를 받으려면 기독교 전체 혹은 전체를 대변하는 사람이 과학적 발전에 혁혁한 공을 세우거나 무자비한 방해를 했어야 합니다.

제가 역사에 박식하지 않지만 지동설과 관련한 일화만 살펴보더라도 당시에 과학적 견해를 종교적 혹은 종교정치적 압박 때문에 맘껏 펼치지 못한 사례가 있습니다. 본문에도 써있는 갈릴레이의 일화는 유명하지요. 이 일화는 아주 전형적으로 종교가 과학을 방해한 경우 입니다. 이에 반해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종교가 과학에 이바지한 케이스'가 없는 관계로 대부분 '종교는 과학을 방해하는 존재다'라고 생각하거나 평가하고 있다고 봅니다.

위에 썼다시피 과학은 종교와 추구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에 그다지 부딪힐 일이 없습니다. 신의 영역이라 불리는 생명탄생, 우주탄생에 대한 연구는 20세기 이후에나 이뤄지고 있고, 중세, 근대 당시 연구결과 중 신성모독에 걸릴만한건 역시 지동설 외에는 없어보입니다.

결론적으로 종교는 과학에 있어서 신성모독이라 판단될 경우 부정적이지만, 그렇지 않을경우 관심이 없다 라고 평가해야 된다고 봅니다.

실상 종교가 과학을 긍정적으로 생각했다고 보여지진 않습니다. 특정 경우에 있어 부정적이긴 했지만...



과학말고 오히려 철학이 종교랑 치고박고 싸워야 하는데 왜 안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 뭐 사실 고중세와 근대가 단절이 심하게 되다보니 대부분 사람들이 근대 이후는 맞고 고중세는 하찮게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아무것도 결론이 나지 않았고 고, 중세의 철학도 그렇게 녹록한 대상은 아닙니다.

위에서 아이작 뉴턴은 중력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창조주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적어주셨죠. 물론 당시의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현대의 사람이 바라보기에는 '중력이 있는 것은 알겠으나 그것이 왜 존재하는 지는 알 수 없기' 때문에 저러한 결론을 낸 것으로 보입니다. 실상 뉴턴에게 "왜 중력이 존재하는가?"를 밝혀야 할 의무는 없었으므로, 20세기 아인슈타인이 밝혀주지요.

철학에서도 이 비슷한 경우가 있습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로 유명한 데카르트. 데카르트 이후에 근대 철학이 시작되었다고 평가합니다. 신을 중심에 둔 철학이 아닌 인간을 중심에 둔 철학이라는 점이죠. 그런데 데카르트는 존재의 근거를 '신'으로 상정합니다. 아.. 망했어요. 잘나가다가... 네 두고두고 까이고 있다고 봅니다. 당시에는 현상에 대한 과학적 설명도 부족했고, 현상학도 없었고, 이래저래 '신'이 아니면 만족스럽게 설명할만한 수단이 없기는 했습니다. 뉴턴이 중력의 근거를 '신'으로 상정한것과 비슷하지 않나요?
(여담이지만 짬뽕왕 칸트는 이런점까지 짬뽕해냈다고 생각합니다;;;)

머 여기까지만 들어와도 종교와 철학이 치고박고 싸울만한 멍석은 쫘~~~~악 깔렸다고 봅니다.
근데 둘다 안싸우죠;;; 이유는 그쪽 사람이 아니라 잘 모르겠습니다만... 어쩌면 많이 싸우는데 관심이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12/05/19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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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가 과학 발전에 이바지했다라는 부분은 말씀하신 방식대로 비판할 여지가 있긴 합니다. 인정합니다.

다만 저는 일반론 차원에서 '종교가 있는 사람과 종교가 없는 사람' 을 비교해볼 때, 자연 과학이라는 탐구를 열의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추구할 수 있는 사람은 종교가 있는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에서 말씀드린 것이었습니다. 19세기 이후부터 '똑똑한 사람이라면 종교를 가질 수가 없지!' 라는 사조가 생겨났고, 그 이후부터 과학과 종교가 대립하는 경향이 강해졌습니다만, 그 이전을 생각해보면 '삶의 의미를 종교를 통해서 확고히 한 사람' 이 오히려 과학적 탐구를 해나갈 수 있는 것이었을 테니까요.

중력이 왜 존재하는가? 라는 뉴턴의 질문은 아인슈타인이 대답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문장이 명확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뉴턴의 질문은 "중력이 왜 존재해야만 하는가?" 라는, 뭐랄까.. 일종의 "당위"에 대한 것이고, 중력에 대한 과학적 연구를 아무리 계속해봤자 우리가 도달할 수 있는 결론은 중력에 대한 더욱 자세한 "묘사" 입니다. 따라서 과학은 저런 "당위" 에 해당하는 질문에 대한 답을 줄 수가 없습니다. "사람은 살인하면 왜 나빠?" 라는 명제를 과학적 연구를 통해 답을 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죠.

철학에서 신의 존재 여부는 칸트때부터 다루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신이 없다고 결론을 낸 것이 아니라, 그냥 '이건 학자들이 논할 주제가 아닌 거 같애 그치?' 라고 다들 동의한 것이지요. 심정적으로 보면 무신론적 철학과 신학이 박터지게 싸울 여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봅니다. 신을 철학적으로 진지하게 다룬 마지막 철학자라면 파스칼를 들어야 할텐데, 파스칼이 실존주의의 시조처럼 여겨지는 것은 우연이 아니겠지요.
12/05/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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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그런데 '종교가 없는 사람'과 '종교가 있는 사람'을 놓고 비교했을 때, 종교인이 상대적으로 과학적 탐구를 잘 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성립하려면, 일단은 표본의 수가 비슷해야하지 않을까요... OrBef님께서 들어주신 사례 중에서 다윈 이전 시점의 서유럽의 과학자들 중에서는 종교인의 비중 자체가 압도적으로 크지 않나 싶습니다. 비유하자면 종교인의 비중이 99%, 종교가 없는 이가 1%쯤이라고 봤을 때, 99%중에서 탁월한 과학자가 등장할 확률이 훨씬 큰 것 아닌지요. 20세기 이후로 놓고 보아도 아직까지 과학계에 유의미한 기여를 할 수 있을만한 사람에서는 종교인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더 크지 않나 싶구요.
12/05/19 08:27
수정 아이콘
그런 면이 있다는 것을 간과했군요. 그렇다면 제 의견을 약간 낮춰서, '종교가 과학 발전에 저해했다는 의견은 충분한 근거가 없다' 정도로 바꾸겠습니다. 제 글의 결론에 영향은 없을 것 같습니다.
거간 충달
12/05/19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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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에 대한 과학적 연구를 계속해 나갔다면 뉴턴이 상대성이론을 발견했을지도 모르지만;;; 아마 빛의속도를 모르니깐 안될꺼야...)

당시의 사람들의 사고방식이란게 아무래도 중세를 거치며 종교적인 시대관념이 있었고 그것이 만유인력의 당위를 신의 존재로 보게 했던 원인이라고 저도 생각합니다. 문제는 후대가 바라봄에 있어 그것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사고의 흐름이 아니라 "둘러대기"로 보여진다는 점이 문제겠지요.

하지만 데카르트에 있어서는 '둘러대기'가 확실합니다. 뉴턴은 중력의 근거를 밝힐 의무가 없었으나 데카르트는 나의 존재를 선언한 이상 존재의 근거를 밝힐 의무가 있었거든요. "똑똑한 사람이면 종교를 가질 수 없지!"라는 편견의 시작점이 여기서부터 였다고 봅니다. 데카르트 요정설인가요? 삽질은 철학자가 했는데 손해는 종교가 보고있죠;;

철학에서 신의 존재 여부가 칸트부터 다루지 않기로 했다니... 아쉽습니다.
근현대의 철학은 지나치게 상대주의적입니다. 고중세의 절대주의적 사상도 지금에 있어 충분히 다룰만 하고 논의할 것들이 많이 산재해 있음에도 너무나 근현대에 시선이 모여있습니다. 그리고 고중세와 근현대가 전면으로 붙는다면 역시 '신의 존재'는 가장 핫 이슈 내지는 전가의 보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12/05/19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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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카르트가 둘러댄 것은 저도 동의합니다. 자기가 그렇게 믿는 건 상관없는데, 남들한테 그걸 이론이라고 발표하면 좀 곤란하지요.
김연우
12/05/19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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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납득이 안돼네요. 위에서 많은 분들이 지적해주셨듯 기독교인 과학 공로자의 존재는 기독교가 과학을 진보시키는데 도움이되었다는 주장은 되지 못합니다. 그냥 종교를 믿는다고 절대 과학자가 돼지 못한다는 주장에 대한 반례일 뿐입니다. 그거가지고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하는건 안되지요. 왕따당했어도 공부 잘하고 잘 큰 아이 있다고 왕따가 공부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까.

기독교가 서양의 과학 발전에 이바지했다는 주장도 무리가 많습니다. 거기에는 어떠한 상관 관계가 있는지 전혀 뒷받침이 안되어있는데요. 기독교 믿으면 잘산다. 선진국들 봐라 기독교 믿지 않느냐 정도의 주장밖에 안됩니다.

과학과 종교가 무관하다는 것은 자기합리화입니다. 과학과 종교 모두 '세상은 왜 이런걸까' 라는 질문에 대한 답입니다. 그런데 그 답이 달라요. 그런데 어찌 싸움이 안날까요? 그것은 과학적 사고방식이 사람들의 신뢰를 얻었으며 종교에서는 이미 많은 주장을 철회했기 때문입니다.
성경에는 하느님이 7일만에 세상을 창조했으며 해와달은 하늘에 떠있기에 멈출 수 있는 것이라고 나옵니다. 이는 아주 당연히 종교적 주장이지만 지금도 이 주장을 믿는 교인은 많지 않습니다. 그것은 과학과 충돌하는 주장들을 철회했을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거간 충달
12/05/19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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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종교 모두 추구하는 바는 '진리는 무엇인가?' 입니다. 그런데 답이 반드시 다른것은 아닐겁니다.
종교는 답이 있죠. 신. 그런데 답까지 가는 경로를 모릅니다.
과학은 답이 없죠. 그런데 답까지 가는 경로는 압니다.

개인적인 바람은 과학적 방법론으로 신의 존재를 입증하게 되는 날이 왔음 좋겠다 인데요... 뭐 신이 없다라고 나올수도 있지요.
12/05/19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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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질문은 烏鳳 님에 대한 제 댓글로 대신하겠습니다.

'2천년 전에는 너희들이 7일 창조 설화를 진심으로 믿었으니 지금도 그렇게 믿던지 (그리고 조롱받고) 아니면 니들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해라' 라는 것은 너무 극단적인 접근입니다. 또한 과학과 종교가 상호 배치된다는 가정하에서만 성립하는 입장이지요. 7일 창조 설화가 적혀있는 책을 자신의 성경으로 받아들인 리메이터가 '그런 거 없음' 이라고 빅뱅이론을 발표했습니다. 사실 성경의 창조 설화를 뒤집은 것은 무신론자들이 아니라 신부님입니다. 종교 교리도 과학과 같이 계속 발전할 수 있습니다.
목폴라黨
12/05/19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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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는 정말로 과학의 발전을 방해했다고 생각합니다. 종교가 정말로 과학의 발전을 방해했는지 알기 위해서 종교가 사회 전반을 지배했을 때 과학적 발전이 있었는지 살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제가 예를 들고 싶은 것은 중세입니다. 중세 시대에 특히 중세의 절정기라고 할 수 있는 11세기에서 13세기 까지 어떤 과학적 발전이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시대는 중세 교회가 정치의 중심이 됐을 뿐만 아니라, 사회의 일상적인 규범 까지 장악하고 있었습니다. 이때 찾을 수 있는 기술적인 발전이라고 해봐야 편자나 쟁기와 같은 과학적이라고 보다는 기술적인 요소에 국한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중세 초중기에 이르기 까지 종말론적인 세계관으로 곧 세상이 망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을 때 과연 과학적인 발전을 가질 수 있는 동인을 찾을 수 있었을까요? 종교적인 힘이 사회 전반을 장악하고 있으면 과학이 발전할 수 없다고 봅니다.
12/05/19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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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 200년 사이에 유럽을 제외한 다른 대륙에는 그럼 굉장한 발전이 있었느냐... 에 대해서 약간 회의적입니다. 그 당시에 잘 나간 사회라면 중동의 이슬람 문명인데, 이슬람은 아시다시피 기독교와 기원을 공유하는 종교이지요.
2. 하나의 이데올로기가 장악한 사회는 정체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것은 그 이데올로기가 기독교이든 이슬람이든 유교든 뭐든 마찬가지입니다. 이것이 딱 기독교를 타겟으로 공격할 근거가 되는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목폴라黨
12/05/19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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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회가 교조적으로 흘러가면 사회가 정체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그 이데올로기가 가지고 있는 성향입니다. 제가 확실히 아는 것은 아닙니다만, 기독교가 중시하는 가치 자체가 내세적입니다. 반면에 현대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이데올로기는 계몽주의적 과학주의적 이데올로기입니다. 그리고 다른 대륙은 그 200년 이후에도 종교가 그 사회의 주도권을 잡게됩니다. 그러나 유럽의 경우에는 카놋사의 굴욕이후에 교권이 붕괴되고, 르네상스에다 종교개혁 과학혁명을 거치면서 사회 전반의 종교적인 지배력이 약화됬습니다. 그리고 기독교를 공격한다기 보다는 종교 자체가 과학과 맞지 않다고 봅니다. 종교는 종교고 과학은 과학입니다. 다만 종교나 정치의 논리로 과학적 방법론이나 결과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사회는 어떻게든 과학의 발전에 방해가 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나이트해머
12/05/19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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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교회는 '고대의 과학적 발전을 미친듯이 필사해서 후세에 남겼다' 는 크나큰 공헌을 했습니다만.
고대 후반기~중세 초엽(통칭 '암흑시대')에 학문적 발전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는 끔찍할 정도로 어마어마했던 사회적 혼란기(히스파니아를 제외한 로마제국 전 지역의 인구가 반토막났습니다. 1/3으로 줄어버린 동네도 수두룩하죠.)의 여파로 학문적 발전이고 뭐고 차마 생각도 못할 정도였기 때문에 그런 것이 큽니다. 실제로 그나마 안정적인 정치체가 유지되었던 동로마제국은 주기적으로 학문적 부흥운동이 이루어졌죠. 뭐, '학문을 국가가 후원해야 하는데 국가가 전쟁하느라 돈이 딸려(...)'라는 이유가 발목을 잡았습니다만.(이것이 중세에 교회만이 학문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죠. 오로지 교회만이 이시기에 국가에서 독립된 안정적인 재정수입원을 갖춘 것. 중세 봉건국가들의 재정력, 행정체계를 생각한다면 국가적 지원에 의존하는 학문진흥은 오래가기 힘듭니다. 과학이고 뭐고 말이죠.)

어느정도 안정화된 중세 중후반기엔 다시 학문적 발전의 토대(최초의 대학 설립이 12세기입니다. 살레노르, 볼로냐, 파리, 옥스퍼드, 케임브리지 등이 설립되고, 학자들이 모여들기 시작하죠.)가 쌓이게 됩니다요. 그리고 고대 학문의 재발견이 이루어지고. 그걸 연구하기 위해 또다시 교회로 달려가 연구하기도 하고 말이죠. (고대 학문 서적의 원본, 필사본 모두 교회에 있었으니까)
12/05/19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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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발전에 이바지한 과학자들 중에 종교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꽤 있기 때문에 종교(기독교 포함)은 과학의 발전을 저해한다고만은 볼 수 없다'가 글의 핵심 전제에 있는 것 같은데, 논리적으로 납득이 안됩니다. 윗분들께서도 많이 지적해 주셨지만, 종교를 가진(혹은 유신론을 믿는) 과학자가 과학의 발전에 기여했다고 해서 종교가 과학과 바로 상관관계를 갖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게 따지면 16세기까지 유럽을 과학기술을 포함하는 물질문명 차원에서 꽤나 앞서 있었던 이슬람 문명이나 중국의 제국들은 이슬람교, 불교, 유교(도교) 때문에 과학을 발전시킨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믿음과 교리 체계에 한정된 비논리적인 사고를 주로 바탕으로 하는 종교적 사상 체계와 철저하게 합리성과 논리를 바탕으로 하는 과학 철학/사상 체계는 애초 교집합을 갖는다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모든 과학자가 reductionist나 materialist라고 단정짓는 것은 앚니지만, 일단 관찰이 가능하고 가설을 세워서 검증할 수 있는 세계를 다루는 집단이 그럴 수 없는 대상을 다루는 집단과 섞이는 것은 불가능할 테니까요. 종교가 과학에 있어 발전은 커녕 방해가 된다고 보는 요소 중의 하나는 바로 이러한 비논리적 사고를 은연중에 강요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기독교로 한정을 지어보자면 (기독교에 악의가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만), 합리적으로 의심하고 따져보고 비교하고 검증하자는 주장을 달갑게 받아들이는 목사님이 얼마나 계신가요? 주로 믿음을 '강요'하고, 의심하면 '비난'하고, 비판하면 '쫒아내는' 방식이 아닙니까? 중세시대에 기독교가 안정된 사고 바탕을 마련해주었다는 주장에 대해서 그런고로 더더욱 동의할 수 없는 것입니다. 툭하면 마녀사냥에, 종교재판에, 파문에, 추방에, 셀 수도 없을만큼 과학적 사고는 커녕, 보통 사람들은 그냥 합리적 사고조차도 마음대로 할 수 없게끔 해버렸던 그 암흑시대가 과학의 발전에 안정된 토대를 제공해 주었다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을 것 같네요. 사실 현대 과학기술계의 주류 그리고 대다수의 과학자들은 종교가 과학을 어떻게 보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신경안 쓸 겁니다. 다만 아직 충분히 과학적 사고를 훈련받지 못하여 비판적 사고가 서툰 사람들(어린 학생들을 포함)을 온갖 미사여구로 미혹시켜서 그 사람의 사고의 자유를 제한하고 빼앗는 해악으로서의 종교에 대해서는 경계하는 것입니다. 사실 이런 부분이 과학자들이 사회에 더욱 적극적으로 기여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12/05/19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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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세기 기독교가 마녀사냥을 했다는 것하고, 기독교가 '본질적으로' 비난하고 쫓아내는 집단이냐는 것하고는 좀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비기독교인들이 기독교를 공격할 때 많이들 이야기하는 부분이 저것인데, 사실 천년전과 지금의 행동 양식이 같다면 그게 더 이상한 것 아니겠습니까. 예를 들어서 요즘 추석날 제사를 지낼 때 15대조까지 제사를 지내지 않는다고 해서 프랑스사람이 짠 하고 나타나서 '네놈들은 300년 전하고 지금하고 왜 이렇게 달라! 네놈들은 더 이상 조상을 공경하지 않는구나!' 라고 막 공격을 한다면 별로 기분이 좋지 않겠지요.

다만 위에 烏鳳님 댓글에 재댓글로 남겼듯이, '기독교가 과학 발전에 저해했다는 주장은 충분한 근거가 없고 반례도 많다' 정도로 제 의견을 약간 낮추겠습니다.
절대 그러실 분이
12/05/19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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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부터? 그리고 근대 이전까지? 과학자이면서 동시에 철학자인 학자들은 많이 있었습니다.
종교인이면서도 동시에 과학적 진리를 추구하는 이들은 현대에도 있습니다.
신학에서 철학이 나왔는지, 철학에서 신학이 나왔는지 저야 전혀 알지못합니다만
그 이후 진리 추구에 대한 한가지 방법론으로 과학이 나온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신에 대한 것이든 인간에 대한 것이든 진리를 고민하는 방법이라는 점에서는 서로 이해할 점이 많았을 텐데..
종교는 신에 대한 믿음과 삶에 대한 진리의 탐구에 머무는 것만이 아니라 다른 쪽으로 눈을 돌렸고,
이것이 그렇지않았다면 지금보다는 미미했을 종교-과학 간의 갈등에 한 몫했다 생각합니다.

권력에 대한 의지라고 할까요? 거창하게 표현하자면요..
처음에는 종교적교리로써 살아남기 위해,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자신들의 교리를 전파하기 위해 전도라는 수단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큰 힘을 원했고
이를 위해 정치 세력과 결탁을 하거나 한발 더 나아가 종교 자신이 정치적인 세력이 되는데에 힘을 쓰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자신을 제외한 다른 것을 용납하지않게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유일신 사상에 정치적인 힘을 가지고 있고, 아직도 배가 고프다.. 그리고 그 시작이 되는 것은 성서.
성서의 진실성이나 권위에 흠집이 나게 되면, 종교의 교리나 권위, 그 이후에 자신들의 입지까지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 생각했을 때,
지동설이나 진화론은 종교를 기반으로 한 정치세력으로서는 용납할 수 없었으리라 생각합니다.

현대에서는 진화론을 부정하지않되 '그 진화를 일으킨 것은 신'이라는 답을 내는 학자(내지 종교인)도 있습니다만
과연 답이 될지 의문입니다.
'알 수 없는 것, 증명할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덮어놓고 '아, 신이구나' 할 수는 없는 일아닙니까.
차후 어떤 이론이 나올수도 있겠지만 그또한 맞아들어갈 정설이 될지 진리가 될지는 또 모를 일이구요..
나이트해머
12/05/19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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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에는 철학과 과학을 구별하질 않았죠. 플라톤 학당에 '기하학 모르는 사람 꺼져' 라고 적혀있었던 건 괜한게 아닙니다.(...)
12/05/19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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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 기독교가 문제가 아니라 못난 종교가 문제라는 점을 더욱 확실시할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믿는 사람들의 믿는 자유야 누가 뭐라고 합니까? 사적인 영역에서 그저 혼자 믿는 것은 아무런 제한이나 비판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왜 무슨 근거로 그러한 믿음의 영역을 확장시켜서, 100년이 넘는 세월동안 까이고 까여서 가루가 되도록 '검증'받은 진화생물학 (진화론이라고 부르면 안 된다고 봅니다..'론'은 검증이 확실히 안된 가설 수준의 이론이라는 뉘앙스를 풍기니까요..)이, 검증도 안되고 비판도 받아들이지 않고 심지어 일부 과학 증거마저 왜곡하여 자기 것으로 만드려는 창조설 (창조과학이라고 부르면 안됩니다...과학이 아니니까요)와 병치되어 비교되고 심지어는 같이 학생들이 배우는 과학 교과서에서의 지위를 위협받게 만든다는 말입니까? 역사 왜곡/역사 교과서 왜곡도 매우 심각한 문제지만 이런 식의 과학 교과서 왜곡은 더욱 심각하면 심각했지, 결코 좌시해서는 안 될 문제라고 봅니다.
RPG Launcher
12/05/19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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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쓰신 거 읽어봤는데 종교는 절대적 해악이고 결코 과학에 절대 견줄 수 없다는 논리를 바탕으로 깔고 가시는 것 같아서 좀 위험해 보이기는 합니다. 아무튼 이 글도 이상한 쪽으로 파이어 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그동안 PGR의 사례를 봤을때 공염불한 바람인걸까요?
12/05/19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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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렇게 읽힐 수도 있다는 점에 동의합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절대적인 종교가 없듯이 절대적인 과학도 없으니까요. 오히려 과학은 으러한 '절대적'입장을 버림으로써 생명력을 가지고 발전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교과서에 있던 내용이 내일 사라질 수도 있는 것이니까요. 그렇지만 애초 종교 vs 과학이라는 프레임 혹은 이분법을 의도한 것은 아니고, 글에도 나와있지만 '못난' 종교가 문제라는 점을 나타내고자 했던 것입니다. 어떠한 종교적 믿음이든지, 그 믿음은 사적인 영역에서만 제한되어야 한다는 논지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 영역을 넘어서 공적인 영역에 들어와 다른 이의 사고를 방해하는 것은 '못난'부분의 대표적인 특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구사랑
12/05/19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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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를 가진 과학자의 존재가 종교가 과학의 발전에 이바지했다 라는 가설에 힘을 실어주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종교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과학의 세계에 종교를 끌어들이지 않음으로써, 성공적으로 과학의 발전에 이바지했다 라고 주장하는 것을 이길 수가 없어요.
Montreoux
12/05/19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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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칼 쎄이건의 어느 책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평생 우주의 광할함과 아름다움을 탐구하면서 그 광대함과 美를 아는 사람이라면
어찌 코딱지보다 더 미미한 시공간+정신을 반영할 뿐인 야훼구전설화"만" 고집하겠는냐는 요지의 말을 했죠.

2. 무신론자, 무교인, 독실한 종교인 할것 없이 피지알 혹은 인터넷에서 다루어지는 불편한 종교인들에 대한 푸념은 결국 따지고 보면 계층적이고 계급적인것 같습니다, 제눈엔. 흡연자의 분포처럼 점점 그 상황은 심화될것 같고요. 쿠바산시가와 대량생산된 궐련의 계급적기호를 지적한 에코가 새롭진 않으니까요. 조용기처럼 딴에는 교묘한척 하나 실제 대놓고 돈 구걸하는 입장이 아닌 다음에야 길거리에서 확성기 틀어놓고 믿음 강요하거나 가가호호 초인종 누르며 짜증유발하는 사람들의 행태는 너무도 계급적이죠. 소망교회처럼 기름기 좔좔 흐르는 계층의 지역적 클럽문화도 있겠고.
불편한 종교인들에 대한 온라인상의 푸념이 과도한 경우는 인터넷특유의 쏠림현상 때문에 더 달겨들어 이때다 싶어 같이 물어 뜯는 양상도 분명하고요. 이 경우는 종교 아니더라도 어떤 사안이나 큰 흐름의 주기적인 경향성이 있습니다.

아직 아들놈이 종교가 없어서 천만다행임;;; 설령 종교를 갖는다고 해도 제가 강요할 방법은 없겠더라구요. 당연한 말.
저도 기독교 특히 "한국 개신교"에 대해 편견이 있고 그 편견 깨고 싶은 생각 전혀 없습니다. 걱정하신 것처럼 "못난"에 대해 생각해보니 저 자신도 "못난"에 가깝겠습니다만 무얼 하든 무얼 믿든 타인에게 민폐나 안 끼치고 살고 싶네요. 다른사람 탓할 여력은 없고 저자신에게 하는 말입니다.
중간중간 반론을 주신 분들도 수긍이 가고 원문의 결론부분에 동의합니다.
Orbef님 무신론자라고 짐작했었습니다. 변화가 있으신지;;;
버뜨. 아무리 봐도 기독교 옹호하실려고 쓴것 같진 않습니다. 흠.
12/05/19 09:20
수정 아이콘
1.칼 쎄이건
** 제 어린 시절의 영웅이지요!
2. 무신론자, 무교인, 독실한 종교인 할것 없이 피지알 게시판 혹은 인터넷에서 다루어지는 불편한 종교인들에 대한 푸념은 결국 따지고 보면 계층적이고 계급적인것 같습니다
**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좀 많이 불편하지요..
3. 아직 이놈이 종교가 없어서 천만다행임.
** 제 아들은 교회에 나갑니다. 제 입장에서는 아주 불편해 죽겠습니다.
Orbef님 무신론자라고 짐작했었습니다. 변화가 있으신지;;;
** 위의 아들놈 관련 애로사항이 있는 거지요!
12/05/19 08:40
수정 아이콘
제가 퇴근하느라 30분간 잠수를 해야할 것 같습니다. 잠시 뒤에 뵙겠습니다 ㅠ.ㅠ;;
거간 충달
12/05/19 08:41
수정 아이콘
그리고 디아블로 고고싱 크크크
12/05/19 08:55
수정 아이콘
항상 나오는 결론이네요.

일부의 문제...

종교가 과학 발전에 방해한 사건중에 가장 큰 건 천동설 지동설 아닌가요?
과학자도 종교인들의 손에 죽을까봐 쉬쉬한...
12/05/19 08:57
수정 아이콘
종교든 정치든 간에, 자신들의 이익에 반하는 과학 발전에 대해서는 방해를 하지 않았나요? 종교가 일종의 권력기관이였던 시대에 국한된 일이긴 하지만..
공안9과
12/05/19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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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적에 국민일보 기사를 읽은 기억이 납니다. 구약 성경에 여호수아가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해를 멈춘 일화 - 갈릴레오 재판 당시 교황청이 천동설의 근거로 삼았던 - 가 나오는데, 이걸 우리나라 연구진들이 과학적으로 증명했다는 겁니다.
지구의 자전 시간을 분석해 보니, 일정 시간이 빈다더군요. 정확히 여호수아가 해를 멈춘 시간과, 또 다른 일화에서 히스기야(정확히 기억이...)왕이 하나님께 수명연장을 허락받아 해그림자를 물러나게 한 시간 만큼과 일치한다는 거였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도대체 뭘 어떻게 저걸 증명한건지 모르겠지만, 당시에 중요했던 것은
'믿겨지지 않는 성경구절을 과학적으로 증명했구나.' 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솔직히 수 많은 기독교인들은 성경구절이 안믿겨져요.
그래서 자꾸 근거를 찾으려고 하죠. 그 중 최첨단(?)을 달리는게 바로 '창조론'입니다.
'사람은 원숭이에서 진화한게 아니라 - 밑에 떡밥에서 또 한 번 드러났지만, 아직도 수 많으 기독교인들이 진화론에 대해 이해하는 수준입니다. - 하나님에 의해 창조되어, 예수님의 구원에 의해 죄사함을 받아 천국에 갈 특별한 존재' 이어야 하니까요.
결국 문제는 과학 교과서의 진화론이 아니라, 스스로의 부족한 믿음인 겁니다.
'보지 않고 믿는 믿음이 참 믿음' 인데도 불구 하고요.
설령 창조론이 진리로 밝혀져, 온 세상 사람들이 이를 인정하게 되면, 그 들이 이를 '믿는' 겁니까?
'아는' 거죠.
12/05/19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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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집단이야 말로 정말 시대착오적인 부류겠지요. 저런 사람들에 대한 가열찬 까기는 대찬성입니다!
12/05/1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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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월적 신은 또한 세계내 편재하기도 합니다. 신의 초월만 얘기하면 실제적 무신론에 빠지고 편재만 강조하면 범신론으로 흐릅니다. 초월자를 믿는 일신교가 현실계와 접점을 이루게 되는 원리 또는 장치들이 여러 개 있습니다. [오타폰]
12/05/19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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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공간에 거하지 않아야 초월인데 (우리)공간밖 영원에 거하는 하나님이 이신론적 무위가 아닌 구원의 섭리로 세상를 다스린다고 믿는 기독교인들의 논리체계가 별도로 존재하고 그에 의해 종교와 과학의 접점이 생깁니다.
그건 그렇고 스마트폰 때믄에 자세히 썼던게 날아가 대충 써서 죄송하네요 [오타폰]
12/05/19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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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랏? immanent vs transcendental 뭐 그런 이야기 같은데, 제가 기독교 교리는 사실 잘 모릅니다. 자세히 쓰셨던 거 기억 좀 더듬어서 다시 써주시면 감사드리겠다는 굽신굽신
12/05/19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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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쯤 집에서 쓰겠습니다만 신통치 않을 게예요. [오타폰]
12/05/19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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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겠습니다. 그때쯤에는 이 글이 2페이지로 밀릴 수도 있지만 그래서 더 차분하게 얘기할 수 있을 지도...
오늘도데자뷰
12/05/19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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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과학의 발전을 저해했던 종교인들도 그당시의 일부리거가 아닐까요? 흐흐;;
종교를 경전에 적혀있는 내용을 기계적으로 믿는 방식으로 신앙을 갖는 경우가 아니고서야
과학을 적대시까지 해 가면서 종교적 신념을 타인에게 강요할 이유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제는 종교도, 특히 한국 개신교도, 종교를 텍스트 너머의 심오한 의미로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가야 하리라 생각하네요.
그러한 토대도 사회전반적으로 꽤나 잘 닦여가고 있다고 보고요.
거간 충달
12/05/19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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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성경의 가르침, 예수님의 가르침이야 말로 수 많은 철학중에 으뜸이라고 봅니다.
사람과 사람사이는 예수님의 사랑의 가르침이 진짜 진리거든요.

근데 왜 제일 중요한 말은 항상 뒷전이고 다른 것들이 부각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첨엔 까일꺼리가 보이니깐 그런갚다 했는데
살면서 나이먹고 느끼는건 적지않은 기독교 단체가(특히 교회들...) 앞장서서 더 논란을 부추긴다고나 할까요?

실상 구약의 전설적 이야기는 전래동화라고 봐야 되는 것 아닙니까?
요한계시록이 정말 종말서라고 하더라도 요한계시록보다 '네 이웃을 사랑하라'가 더 중요한 것 아닌가요?
(개인적인 경험에 의하면 대한민국의 교회들은 요한계시록을 제일 좋아합니다. 몇군대 안가봤지만 100%가 요한계시록이 제일 중요하다고 합니다. 처음엔 종말에 관한 글이니 그러려니 했는데... 그냥 헌금 걷어가기 좋은 구절이라 그런가 싶습니다)

글쓰신분의 의도도 알고, 그런 의도가 나쁜것은 아니지만
혹시 기독교인이시라면(아니면 이 댓글을 보는 기독교인들께서는)
진정한 예수님의 가르침을 다시한번 생각해 보시고 무엇이 더 중요한지
그리고 그 중요한 이야기를 우리는 제대로 알고 있는지. 생각해 봤으면 합니다.

정말 중요한 것을... 사람들이 잊은채 믿고 있다고 생각하는것 같습니다.
12/05/19 10:24
수정 아이콘
어느 종교든 근본주의, 원리주의로 흘러가면 답이 없어지더군요..
Judas Pain
12/05/19 10:47
수정 아이콘
종교와 과학을 변호해 보겠습니다.

단, 여기서 종교는 아브라함을 비조로 하는 중동사막의 유일신 계열 종교로 한정하고 기독교를 중심으로 하겠습니다.



기독교의 타협할 수 없는 근본교리는 초월적 인격신의 개념입니다.
전지전능전선한 그러나 인격을 가진 신이 나와(또한 그러기 위해서 내가 속한 세상과) 교류를 해야 합니다.

말씀하신 바의 과학자들은 사실 기독교를 믿는다기 보단 형이상학적 최후근거로서의 진리내지 범신론을 믿는다고 봐야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아인슈타인은 유신론자입니다. 왜냐하면 비인격신을 믿으니까요.
이런 의미에서 아인슈타인은 무신론자입니다. 왜냐하면 인격신을 부정하니까요.

뉴턴의 생각은 정확히 제가 모르나 그의 사상과 언동으로 봤을 때, 아인슈타인과 같은 계열이었을 것입니다.

서구유럽에서 나타난 저런 형이상학적 제1원인으로서의 신의 개념은, 로마문명권에 유대-기독교가 진입하면서 그리스의 철학이 기독교와 융합되고 그리스의 철학이 신학(특히 플라톤주의)에 영향을 주면서 나타난 사조입니다.

이렇게 기독교 안에서 플라톤의 철학이 타협을 하고 교부신학의 형태로 잔존하게 되면서 긴 암흑기를 거치다가, 저 중동 쪽에서 이슬람 신학자들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서적을 연구하면서 관심을 자연과 현상에 돌리기 시작합니다. 이때 이슬람권의 과학 및 기술력이 서구를 압도했었고 아리스토텔레스 서적에 대한 연구 번역이 유럽으로 흘러들면서(이때 그 유명한 이슬람 주석가 아베로스와 그를 극복한 신학자 토마스 아퀴나스가 아리스토텔레스를 서구유럽 사상에 완벽히 복권시키게 됩니다) 르네상스와 함께 서구의 기술과 과학이 폭발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슬람 국가에서 철학의 공부를 금지하기 시작하며 다시 과학과 기술이 쇠락하기 시작하지요.


정리하자면, 말씀하신 기독교계 서구권에서 과학과 기술이 퇴보했다가 발달한 시기는 로마가 기독교를 국교로 공인하면서 유럽세계에 퍼진 암흑기와 신학에 그리스 철학(특히 아리스토텔레스의)이 흘러들어오고 이것이 세를 이루는 시기와 거의 일치합니다. 그리고 이슬람 문명에서 과학과 기술이 부흥한 시기와 이것이 쇠락한 시기는 그리스 철학(역시 아리스토텔레스의)을 연구하다가 탄압한 시기의 흐름과 일치합니다.

신을 믿는 중세 과학자들의 신은 기독교 교리에 충실한 인격신이라기 보단 플라톤 식의 형이상학적 진리의 최후근거로서의 신입니다.



그리고 현대에 들어서까지 기독교 신을 믿는 과학자들의 기독교 신관은 적절히 범신론의 어디쯤에서 타협을 하는 것으로 관찰됩니다.

사실 신학의 영역으로 들어오고 이것이 과학관과 합쳐지기 시작하면 기독교는 굳이 기독교라는 정체성을 유지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기독교를 시작하게 만든 교리는 예수의 죽음과 부활 그리고 승천인데, 신을 믿는 과학자 중에서 저 교리를 과학적으로 진지하게 지지하는 과학자는 없을 것입니다. (사실 신 존재 따위보다 예수가 기독교의 핵이자 아킬레스건이겠지요. 기독교가 무지막지한 힘과 폭력이 사막의 광야를 가로지르는 구약을 전래설화로 보고 포기할 수야 있겠지만 신약에서도 과연 그럴 수 있을까요? )

그렇다면 그러한 과학자를 우리가 기독교인라고 볼 이유가 있는지 의문입니다. 그는 사실 '의미'를 신이라고 부를 뿐이고 속한 곳이 기독교 문화권이라서 기독교인으로 분류될 뿐입니다.

알기 위해서 믿으라는 기독교와 믿기 위해서 알려고 하는 과학이, 성경-교리 중 인격적 신의 인간세계 개입을 지시하는 부분에 대해서 어느 한쪽이 어느 한쪽에 대해 의견을 개진할 때 충돌을 안 할 수가 있다면 더 이상한 일일 겁니다.

과학과 기독교는 충돌합니다. 이것은 인격적 신이 지배하는 우주와 그러한 지배가 없는 우주를 바라보는 그 시선보단 그 시선을 통해 양측이 인간사회에 개입하는 방식으로서 그러합니다. 그리고 또 완충지대 또한 존재하지요. 신학이라는 가면을 쓴 철학으로서 말입니다.

여담이지만, 뉴튼은 만년에 주식 투자에 대실패해서 사회학자들이 사회를 가지고 과학하는 어려움과 지난한 결과물에 대한 당위를 마련해 주었지요.
자비로운 뉴튼 만세 만만세.
12/05/19 12:16
수정 아이콘
인격신의 개념을 부정하고나면 사실 신이나 진리나 힘이나 뭐 별반 다를 것이 없으니, 기독교에서는 당연히 포기할 수 없을 겁니다. 인격신만으로도 조금 부족하고 '사랑하는 신' 이라는 개념이 그 근본인데, 논거라고 할 게 전무하다시피하니 뭐 좀 아쉽지요.

뉴튼형님이 그런 자비를 베풀어주신 것은 전혀 모르는 얘기입니다. 역시 그분은 자비로우십니다?
Judas Pain
12/05/19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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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기독교의 신께선 사실 사랑만 하는 게 아니고 철퇴를 내리며 분노하는 신이기도 해서 단순히 사랑하는 신이라고 하긴 부족하다고 봅니다. 구약에서 도시국가의 모든 생명을 완전봉헌물로 바치길 요구할 정도로 무서운 신인데 물론 신약시대에선 그정도는 아닙니다만 기독교가 보는 신은 사랑만 하시는 신은 아니고 인격적으로 인간과의 관계에서 열받으시면 심판도 하지요.

미국 흑인들이 보는 기독신의 모습은 여전히 분노하며 인간사에 개입하는 신이라고 합니다. 그들에겐 그분이 필요하겠지요.

기독교 조직이 외부에 기독교에 대해서 변호할 때 주로 인격신의 사랑하는 측면만 강조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것은 마케팅의 문제이고 예수천국불신지옥이 외설적이긴 해도 사랑하고 또 미워하는 인격신인 여호와의 본질을 숨기지 않는 모습일 겁니다.
염나미。
12/05/19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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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과학을 자연계를 배워보면 이건 누군가가 창조했다고 느껴져요..
그리고 모든 출발은 빅뱅에서 시작인데 그 빅뱅이란게 시작되는거 부터가 가정인데
나머지 모든게 사실이라고 받아 들여지나요?
오히려 청조되었다는 부분에 맞추고 바라보면 더 설명이 자연스럽습니다
12/05/19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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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나미。님// 저도 빅뱅 전의 그 무엇, 태고의 그 무엇 등 이런 개념을 생각하다보면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는 건 아닙니다만
그럴것 같다고 해서 혹은 그럴사한 논리가 전개된다고 해서 중간단계 다 생략하고 넘어가는 건 과학이 아닙니다. [m]
12/05/19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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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영역을 종교교리에 끼워 맞추는 것은 과학이 아니죠.
창조가 진실인지 어떤지는 모릅니다.
창조라고 해도 그 주체가 외계인일 수도 있고, 기독교의 신일 수도 있고, 자연의 의지(?)일 수도 있죠. 우리는 아직 모릅니다.

모자란 이성으로나마 우리가 아직 모르는 그러한 시원을 더듬어가려는 노력이 과학이고,
그러한 과학의 영역에 종교가 개입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12/05/1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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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생각해도 8월 12일은 눈시님을 노린 것 같은데 말이죠. DEICIDE님은 얻어걸렸고...
12/05/19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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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진짜 몰랐습니다. 이거 진짜 신기하네요. 피지알 회원이 많다고는 하지만 저정도 네임드 두 분이 딱 걸릴 줄이야..
12/05/19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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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기본적으로 창조라는 단어에 과학이라는 단어를 어떤식으로든 붙여서 사용하는 행위는 지양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뒤에 괄호열고 수식어를 붙여주시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전앞과 같은 단어의 틀린 용례라고 보입니다. (역전앞은 그나마 개념의 성립 자체가 가능하기라도 하지 -용례가 틀렸을 뿐- 창조과학은 아예 모순되는 단어로 보입니다)

그리고 글 자체에 대해서 말하자면
제가 보기엔
뛰어난 과학자 중에 기독교인이 있다는 사실이
기독교가 과학의 발전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주장의 근거가 될 수는 없어보입니다.

그보다는 위에 다른 분들이 언급하셨다시피
천동설, 지동설 관련한 사건을 봤을 때
기독교가 과학의 발전을 방해한 적이 있다
는 이야기가 더 설득력있지 않을까합니다.

현재의 기독교 창조신화를 과학에 편입시키려는 이상한 무리들은
일부리거라고 치더라도,
지동설을 막은 교황청을 일부리거로 간주할 수 없다고 봐야겠죠.

그리고 현재 창조신화를 믿는 일부리거들의 활동이 점점 활발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기독교가 다시 현대에 과학의 발전을 방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게 타당할 것 같습니다. [m]
12/05/19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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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5세기부터 기독교가 유럽 지역을 지배한 이데올로기라고 볼 때, 1500년에 걸쳐서 지동설 한번 방해한 거 가지고 '네놈들은 악의 축임!' 이라고 하는 건 좀 심하지 않나... 하는 거지요.
12/05/19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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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가 없었으면 유럽에서 과학이 훨씬 빨리 발전했을거라고 생각하는 게 더 설득력있다고 보는데...
12/05/19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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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개인적으로는 이 쪽을 더 지지합니다.
기독교는 유대 지방 근방의 지역 종교로 남고, 그 대신 고대 그리스-로마 종교가 주도적인 종교로 계속 유지되었다면
더 큰 발전이 이루어지지 않았을까요. 어디까지나 가정의 영역이긴 합니다만.
12/05/19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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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수도 있었겠지요.. 하지만 로마시대의 잔혹한 노예 제도를 생각해보면 그게 꼭 좋은 건진...??
나이트해머
12/05/19 13:05
수정 아이콘
기독교가 대세를 못잡은 로마제국시기 과학은 과학사에 길이 남을 기나긴 정체기였고 4~8세기의 학문의 대파국을 불러온 대혼란에서 '그나마 서양 문명이라 할 것을 보존한 것' 은 교회였습니다. 어디에 설득력이 있는 건지 전 정말 모르겠습니다.
12/05/19 11:59
수정 아이콘
과학의 발전은 항상 자본과 연결되어 있었고 중세시대에 최대 권력과 자본은 기독교에서 나왔습니다.

이것만 봐도 왜 과학자들 중에 종교인이 많은지는 뻔하죠.
연구를 하려면 연구자금을 받아야 하고 그러려면 종교에 붙을 수 밖에 없다.

이 이유이지 종교가 과학을 발전시킨건 아니라 봅니다.
Judas Pain
12/05/19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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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과학지식이 인류의 행복을 과연 증진시키기만 하는진 의문이 있으므로
설사 기독교가 과학의 발목을 잡는다고 해도 그것을 꼭 부정적으로 봐야하는진 의문이라는 게 함정입니다?
12/05/19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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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그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있지요.. 흐흐흐.
12/05/19 12:18
수정 아이콘
허허허 이 주제 관련해서 이야기를 하려면 완전히 새로운 글타래가 등장해야 할 것 같습니다
Montreoux
12/05/19 12:30
수정 아이콘
평균수명치 점진적 상승 또한 두렵습니다.
인간적 존엄 없는, 사회적 기여없는 노년은 아무리 생각해도 재앙이더라고요.
이제 무덤으로 걸어갈 길 밖에 안남은, 삶의 구체적이고 자잘한 목표를 상실한 사람은 더 절감하지요.
생에 아득바득 집착이 없을수록(노년?!;;;) 과학발전(특히 의약술)이 공포스럽습니다.
약이나 의술로 의미없는^^; 시간 늘리며 꾸역꾸역 사는게 무슨 의미일까. (제자신이 그렇단 말입니다, 다른 노년을 폄하함은 아니고)
이번 선거를 치루면서 복지쪽을 곰곰 생각해 봤답니다.
노년보단 어린아이들 위주의 복지가 더 우선순위여야 한다는 개인적 신념 생겼습니다.

그 요란했던 황우석표 줄기세포 아니더라도 그런식의 생명연장이 정말 가치가 있을까 싶고.
무신론자라서 신의 뜻을 거스릴 우려가 아니라... 생긴대로 살다 생긴대로 죽자가 신조라서.
개체솎아내기. 돌연변이. 총량조절. 그리고 줄기세포등이 실현되었을 때의 부작용이 더 기괴할듯 하죠?
일본방사능피폭지역에 노인들이 끝까지 피신 안하고 후손들을 위해 내땅을 끝까지 지키다 죽을래 라는 분들 보았고
저같아도 그러고 싶었네요.

물론 우리사회의 "말"이 실종된 부분, "말"이 되기까지의 과학적인 엄정한 사고방식과 결론도출과정의 부재는 무척 아쉽지만요.
여기서 말하는 과학이란 그 과학이 아닙니다마는;

눈부신 과학발전류에 한번도 땡긴적 없었기에 공감백배인 1인.
12/05/19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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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운동을 열심히 하셔서 70살까지 현역으로 뛰시면 됩니다. 요즘 70살은 예전 50살보다 건강하신 듯...
12/05/19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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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저는 기독교인임을 밝히지만, 기독교라고 불리우는 혹은 기독교인이라는 굴레에 갇힌 이들을 옹호하기 위함은 아님도 명시합니다.

제 입장과 생각은 그렇습니다.
사실, 어떤 종교이건 특정 종교나 그 종교를 믿는 집단이 과학의 발전에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일 필요가 있느냐?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해서 문제가 되느냐?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짧게 줄여서 기독교와 기독교인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가정했을 때 문제가 되느냐?
역시 아닙니다.

특정 집단의 숫자나 파워가 막강해짐으로 인한 문제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여호와의 증인 등의 무수히 많은 종교는 언급도 되지 않는 사유와 비슷하다고 봅니다.

오히려 과학의 발전에 미친 영향을 언급하기 보다는, 왜 과학의 발전을 저해하는 기독교 따위에 그렇게 많은 이들이 속해지면서 문제가 되는지를 연구해야함이 타당하다고 생각됩니다.
이를 위해서 논쟁을 벌이다보면, 다시 성경에 대한 신뢰성을 언급하게 되고, 여기서 과학적 명제가 화두로 올라오게 됩니다.
거기서 성경의 내용은 과학적으로 틀리다.와 입증되지 않았다.로 나뉘게 되는데
기독교인이라면 성경의 내용을 있는 그대로 해석해서는 안됩니다. 완벽한 신이 작성한 내용이 아니라, 불완전한 인간이 작성 보관하는 과정에서의 오류를 먼저 언급하게됩니다.

역시 무한 루프를 돌면서... 이야기는 산으로 가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이 무한 루프에 질린 이들이 관념적인 종교의 한계성에 혀를 차거나, 무조건적인 찬양에 그치게 되고 마는건 아닐까 싶습니다.

특정 종교를 비하하려는 것이 아니라,
다음 생에 태어나면 개나 소가 된다는 얘기나,
돌, 해, 달 등에 기도하면 이루어진다는 얘기 등에는 애초에 과학적인 접근이 이루어질 근거가 없는데 반해서.
성경에 있는 내용들은 신자에 의한 것이든, 비신자에 의한 것이든 과학적인 증명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그 결과가 입증이 되거나, 말도 안되는 것이 되거나.)

정치와 종교가 영원한 떡밥.인 이유가 입장 차이에 따른 무한 루프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논제를 명확히 하고 일정한 가정.을 인정하고 시작해야하는데 불특정 다수와의 논쟁에서는 이 기본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 때문은 아닐까 싶습니다.

지하철역에는 아직도 예수천국.불신지옥. 팻말을 자신들의 믿음과 신념으로 행하는 분들이 계시고, 이들이 기독교인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우는 한 기독교인에 대한 질책은 피하기 어려운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ps.
제 개인적으로는
사실 이런 논쟁을 끝없이 하게 만드는 것 만으로도 과학의 발전을 위한 일은 아닐까 싶기는 합니다.
12/05/19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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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무오류설이 폐기된 것도 사실 그다지 오래된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에, 기독교인들의 그러한 변화와 발전을 위한 노력을 '눈부신 과학 발전에 대충 묻어가려는 치졸한 몸부림' 으로 보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당신들이 언제부터 그렇게 얘기했는데?' 라는 입장이지요.

과학은 진리를 찾아가는 영원한 여행이고 그 중간 단계 어디에서든 '이것이 최종 진리입니다' 라고 말하지 않지만, 종교는 '이것이 최종 진리입니다' 라는 이야기를 수시로 하기 때문에 (또는 해야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이 약이 최선이지만 10년 뒤에는 이 약의 부작용이 밝혀질 지도 모릅니다' >> 의사가 이렇게 말하는 것은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동성애는 파문이지만 10년 뒤에는 봐줄 지도 모릅니다' 라고 목사가 말하면 그걸 사람들이 받아들이기는 힘들지요. 뭔가 좀 차이가 있긴 합니다.
12/05/19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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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말씀하셨듯이 종교과 과학을 발전시킨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마찬가지로 종교과 과학을 저해하는 것 역시 중세 이후로 끝났다고 보고요. 오히려 투닥 거려야 할 것은 철학과 종교인데 생각보다 조용하죠.
아마도 서양철학에서는 초월적 존재나 절대진리 같은 개념들을 아예 '학문적 영역'에서 다루어서는 안될 것으로 구획한 듯 합니다.

L.Bloom님께서 말씀하신 것이 이것과 같은 내용인지는 모르겠지만 비슷한 논문을 보아서 잠깐 써봅니다.
신은 초월적 존재이고, 사실 초월적이라는 것은 현실의 바깥에 존재하며, 현실에 관여하지 않아야 합니다.
과거 사람(철학자를 포함)들은 초월적인 인격신이 어떻게 인간과의 연결망을 가질 수 있는가라는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고, 이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구약에서는 인간의 삶에 직접 관여하던 신이 신약에서는 대타자를 보내는 것으로 수정되죠. 그것이 반초월적 개념 예수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더 큰 혼란을 불러왔습니다. 반초월적이란 애매한 설정도 문제지만, 애초에 신과 인간의 연결망을 찾으면 되었을 일이, 이젠 신과 예수, 예수와 인간 사이의 연결망을 찾아야하는, 더 복잡한 문제로 바뀌었거든요.
종교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순결한 처녀의 출산, 오병이어, 죽은지 3일만의 부활, 승천 등의 각종 에피소드를 삽입합니다만 오히려 그 점 때문에 철학과 돌이킬 수 없는 결별이 시작됩니다. 기독교인은 기독교인들만의 특수한 논리 체계가 있고 (초월적 존재와 현실적 존재가 반 초월적 존재로 인해 연결되었다는..) 철학에서는 아예 종교를 학문 외적 부분으로 분류시켜버리구요. 그래서 치고 받는 건 종교-철학이 아니라 과학성,합리성을 중시하는 서양철학과 절대진리를 상정하는 동양철학으로 바꼈지요.

과학과도 마찬가지로 구획화하면 된다고 봅니다. 애초에 종교를 학문 외적인 '믿음의 영역'으로 두고, 종교의 논리 체계를 특수한 것으로 보면 사실 싸울 일이 없지요.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개입하지 않으면 될 일입니다. 물론 일부리거들이 침범하려고 하는 것은 사실인데 그 점에 대해서는 그 일부리거만 까면 되니까요..
12/05/19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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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월적인 존재가 현실에 관여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를 잘 이해하기 힘드네요. 그냥 이계의 존재가 아니라 우리 세계보다 우월한 존재라고 상정을 하면, 자기 마음대로 넘나들 수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습니다만...

인간이 당구공이고 조물주는 당구 플레이어라고 보면, 인간은 다이 바깥으로 나갈 수 없짐나 조물주는 언제든 들어올 수 있...??
12/05/19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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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bef님의 말씀대로 '굳이 연결망을 갖고 말고 할 것 없이 인간은 당구공이고 조물주는 플레이어다... 인간은 나갈 수 없지만 조물주는 언제든 들어올 수 있어'라고 가정하면 그것은 '어떻게?'라는 질문이 필요 없는 믿음의 영역이 될 것이고, 철학에서는 그것을 형이상학적인 병폐로 간주해서 연결망을 찾으려고 했던 듯합니다.
경험적인 것을 넘어선 초월이, 어떻게 또 다시 경험적인 것과 접속되는지의 문제가 '관여'라는 이름으로 지난 수십세기 동안 서양철학자를 사로 잡은 수수께끼였습니다. 아마 신약에서 예수가 등장한 것도 그 '어떻게?'를 설명해보려는 좀 더 철학적인 시도였겠지요. 하지만 여전히 철학적으로 설명해주지 못하고 있고 오히려 다른 형이상학을 낳았습니다.

요새는 이런 '초월적' 관점은 언어적 혼동에서 비롯되었고, 이것을 아무리 해결하려해봤자 도구적인 형이상학 이상일 수 없으니 학문적 공론장에서는 이야기하지 말자는 추세이구요. (그렇다고 초월적 존재는 없다!는 아니고, 초월적 존재가 현실에 관여하는 역설을 학문적으로는 이야기 할지 말자 정도라고 봐야 맞겠지요.)
12/05/19 13:34
수정 아이콘
이야 그게 또 그렇게 되는 군요! 이렇게 글 한번 쓰고나니까 많이 배웁니다.
Judas Pain
12/05/19 12:52
수정 아이콘
동양철학이 절대진리를 상정하는지는 의문입니다. 애초에 동양철학(이라고 불를 수 있는지도 좀..)에 절대진리의 개념은 없지 싶습니다.
저 개념은 수입된 개념이죠.

예수는 완전한 신이자 완전한 인간입니다. 반신반인은.. 이단적인 개념일 겁니다. 문제는 완신완인은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만 그 자신은 해결해주지 못해서 믿음을 통해 비약해야 한다는 것이겠지요. 예수가 기독교 교리의 모든 교리가 연결되는 핵은 분명하지 싶습니다.
12/05/19 12:55
수정 아이콘
근데 사실 본문의 뉴턴이나 다윈은 아리우스파.. 그러니까 창조주는 신이고 예수는 그의 가장 신성한 피조물로 보는 교파 소속이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아리우스파가 적지 않지요. 실제로 교인들 중에서도 내심 혼자서는 저렇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동양 철학에 대한 말씀은 완전히 동의합니다. 동양 철학은 애초에 발전이란 개념도 없는 순환 사관이기 때문에... 사실 그건 그 나름대로 문제가 많긴 합니다. 발전이 없는 데 뭐하러 아둥바둥 살아야하나? 에 대한 대답이 아예 없지요.
Judas Pain
12/05/19 13:11
수정 아이콘
(제가 생각하는 동양철학은 인도문명을 제외한 극동권입니다.)

전통적으로 현세적이었던 중국인이 열심히 살고 열심히 공부했던 이유는 인문-역사주의 같습니다. 공자에게 빚지고 있는 것이겠지요.

책들을 보면 특히 순자의 책을 보면 고대중국인들이 발전하는 인간사회를 인식했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장자에서 지식이 쌓이는 언어의 한계에 대해서 토론했던 내용을 보면 문명내 지식의 증가와 그 문제에 대한 인식도 분명합니다.

다만 발전을 하면 할수록 항상 보다 소박한 고대의 양태로 돌아가야 한다는 의식이 동시에 있었죠. 요컨데 명확히 도달해야 할 초월적목표는 없어도(불교는 제외합니다) 조화되어야 할 이상은 있는 셈이겠지요.

주역의 경우 순환사관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볼 수도 있지만, 동시에 단순한 것에서 점차 복잡해지는 양상에 대한 인식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극동의 사관이 원형 순환적이냐고 한다면 전 나선이라고 봅니다만 이건 추가적인 증명이 필요한 문제 같습니다.
12/05/19 13:16
수정 아이콘
훔훔 팔랑귀라서 그런지 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또 그럴 듯 합니다. 에라 전 잘 모르겠습니다 음하하하
Judas Pain
12/05/19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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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도 연구중일 뿐입니다;;

언젠가는 보다 확실한 근거를 가지고 말할 수 있을 때가 오겠죠.
12/05/19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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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서양철학자들 보면 노장의 '도' 등을 절대 진리를 상정하는 그림자 개념으로 비판하더군요. 하긴 judas pain님 말씀대로 그런 구획화 자체가 서양식 개념이니 역비판받을 요소가 있긴 합니다.
Judas Pain
12/05/19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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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노자가 보는 도의 개념을 self-so라고 생각합니다.

<<노자>>에 보면 전식에 대한 비판이 있는데, (연역-귀납 등을 통한 추론을 말하는 것인진 애매합니다만)미리 아는 것은 도의 말단을 이용한 화려한 재주일 뿐이라고 하지요. 왜냐하면 자연은 그 스스로 드러나고 그것을 인식한 뒤에 판단하면 될 일이기 때문입니다.

불변하는 절대적 진리가 있으며 그래서 지적 인식을 시도할 수 있는 진리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12/05/19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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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아는 것 정도가 아니라 아예 장자는 제물론에서 (솔직히 <<노자>>는 전부 다 읽진 못했습니다.) "아무 것도 알 수가 없고 내가 알 수 없다는 것 조차 모르겠다"고 하기도 합니다. 이런 몇몇 점 때문에 노장을 오히려 회의주의로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사실 저는 장자가 상대성과 회의주의마저 끌어안는 보편성을 위해 수단적 회의주의를 사용했다고 봅니다. 결국에는 '무위라는 궁극적 진리의 추구'가 장자의 핵심이라고 보고 있구요. 장자가 보편성과 특수성을 양립시켰기 때문에 학자들 간에도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일텐데, 일단 서양철학 연구자들은 '도'를, 보편성 문제를 야기했던 서양의 '절대 진리'와 같은 개념으로 보는 듯 합니다.
애패는 엄마
12/05/19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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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진리야 그것이 진이며 선이며 완미이고 귀결될 수 있으니 그렇게 이해할 수 있지만 노장사상을 절대 진리로 이해하는 건 들어맞기 힘들다고 생각하는데. 아리스토텔레스가 그것이 그렇게 있지만 그것은 기저를 따라가는 진리개념으로 귀결되는 것 반해 노자는 그야말로 주다스 페인님 말씀대로 self-so로 이루어지는 것인데 이 부분을 묶는 것인지. 어느 부분을 연결하는 것인지 궁금하네요.
노장 사상으로 묶이기도 하지만 노자의 무위 장자의 무위는 어떻게 보면 상당 부분달라서.
12/05/19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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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노자는 솔직히 전공서 두 권 읽은 게 다이고, 제가 공부했던 쪽은 장자인데요. 서양철학자들은 장자의 '무위' 추구나 만물의 근원이 되는 '도'를 상정하는 것 자체를 절대진리와 보편성을 상정하는 형이상학의 일종으로 봅니다. 이것은 서양철학자들의 유위적 절대진리와는 다소 다른 개념인데도 만물을 하나의 원리로 설명하려 했다는 점. 하나의 상태(judas pain님 말씀대로 지적인식이든, 상태로서 추구하는 것이든)를 절대적인 상태로 제시했다는 점 등을 들어 같은 절대진리 개념으로 묶습니다.
즉 노장이 '도'를 만물의 존재적 욕망이며, 본성적 생기라고 언급한 점과 도를 만물의 근원이라고 했던 점을 들어 이것은 가상의 형이상학적 개념이며, 이렇든 저렇든 절대 진리를 상정하는 것이야!라고 비판하고 있다고 보시면 편할 것 같습니다.
다만 동양에서는 도의 보편성을 서양식 절대진리로 구획화하는 것 자체가 니네 개념이라고 까고 있는 것이구요. (혹은 도의 보편성을 서양식 절대진리와 비슷한 개념으로 보는 동양 철학자들의 경우 회의주의에 빠져 갈 길을 제시하지 못하는 서양철학은 진정한 철학이 아니다라고 비판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모든 서양철학자들이 노장철학자들을 비판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 글이 그렇게 보일까봐 좀 걱정입니다. ㅠㅠ) 다만 서로가 이런 점 때문에 종종 싸운다 정도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종종... 싸우더군요;
Judas Pain
12/05/1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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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와 장자의 관계는 아주 오랜 주제이지요. 이거 참 재밌는 화제거리인데..
일단 도가에서 형이상학적 문제에 대한 이야기 거리는 확실히 <<노자>>가 아니라 <<장자>>에 있는 것 같습니다.

고대의 극동에서 초월에 학문적으로 접근한 유일무이한 천재가 있다면 장자겠지요.
장자의 도가 과연 고대의 그리스인들에게 진리가 그랬듯 지적 인식의 대상이었는진 즐겁게 생각해 볼 주제가 될 것 같습니다.

전 장자에게 그것은 지적인식이 아니라 상태로서 추구되어야 할 것이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한 개념은 대상을 상정해야 하는 고전 그리스 철학에선 다루어질 수 없던 분야겠지요.
12/05/19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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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런 점에서 동양철학에 대한 서양철학자들의 비판이 역비판받는 것이겠지요.
서양에서는 말씀대로 지적인식이 아니라 상태로서 추구하는 '무위'의 개념이 존재하지 않아서 장자의 개념들이 서구식 '절대 진리 상정'으로 폄하되는 느낌이 있는데 사실 같은 진리의 추구라도 꽤 큰 차이가 있으니까요.
장자가 말하는 도의 보편성이나 무위는 서구식의 유위적인 진리 추구와는 많이 다른 개념인데도(거기다 장자는 사물의 상대성과 특수성을 언급하며 보편성과 특수성의 조화를 시도하지요) 단순히 무위를 최종 목표로 한다는 것, 도를 만물의 메커니즘으로 설명하려고 하는 것 자체를 보편성의 병폐에 빠진 것으로 보더라구요. 사실 그런 구획화 자체가 서구적 개념인데도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저도 서양철학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니네들의 이분법적 개념으로 남의 철학을 왜 비판하냐 -_-; 이런 생각 때문에)

동양철학을 공부하면 할수록, 노장은 정말 희대의 천재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서구에서 나온 다양한 철학적 개념은 그 전에 노장이 죄다 언급했던 것들의 연장이 많지요.(가족유사성부터...) 얘기하니까 정말 재미있네요. 간만에 하다 만 노자 공부나 더 해야겠습니다. :)
Judas Pain
12/05/19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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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는 고전 그리스 철학빠입니다;;
참 위대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고대 그리스인들은. 특히 불멸의 소크라테스-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 라인.

그만큼 고전 중국 사상을 좋아하지만, 아쉬운 것은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한국인에게 그 둘은 타자라는 것이겠지요,
이 세상 변방의 오랑캐인 우리는 무슨 철학을 해야 할까요.
12/05/19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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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함석헌의 철학을 하면 됩니다 응?..
12/05/19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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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완신완인은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만 그 자신은 해결해주지 못해서 믿음을 통해 비약해야 한다는 것이겠지요.

-> 저도 잘은 모르지만, 이건 뭔가 잘못 이해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예수가 기독교교리의 모든 교리가 연결되는 핵은 맞는거 같습니다.
대략 성부가 성자를 통해 성령으로써 사람에게 인식되어지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Judas Pain
12/05/19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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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부분은 철학이 아닌 기독교에 대한 제 개인적 판단일 뿐이고,
기독교식 해결은 관여의 문제를 덮어버릴 뿐 말씀하신대로 실제적으론 문제를 더 늘리지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없다는 게 명확할 것 같습니다.
철학에서 보는 예수는 관여를 위한 매개자이겠지요.

다만 예수가 완전한 신이자 완전한 인간이라는 개념은 분명히 기독교의 핵심교리입니다.
12/05/19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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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자체가 과학을 발전시킨거 같지는 않은데..

기독교가 과학에 방해되는 어떤 사회적 문화나 이런걸 다 때려부쉈다고 봅니다.
결국 남은건 기독교 자체의 방해적 요소인데,, 이건 인문주의랑 섞여지면서

그 사회가 과학이 근본적으로 발전될수 있는 그릇이 만들어지지 않았나 싶은데, 뭔가 추상적인 의견이군요.
12/05/19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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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제가 기독교에서 가장 궁금한건..


기독교인들은... 성경(성서)에 있는.. .설화적/신화적 요소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가 궁금하더군요..

그리고 어디까지가 역사이고 어디까지가 설화/신화인건지도 어떻게 구분하고 있는지도 궁금하구..
12/05/19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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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교인이 아니라서 조심스럽긴 한데, 창세기까지는 설화, 모세오경부터는 역사 -- 비록 기록상의 오류가 심하다는 점을 인정은 하지만 -- 로 보는 것 같습니다.
12/05/19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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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오경도...

출애굽기 얘기는 신화성이 강하고..(그렇다 하지만 너무 상징이 탁월한거 같긴 합니다.)
여호수와 얘기도 그런면이 많이 담겨있어서....

사실 신약 내용도 뒤범벅이 되있는 느낌입니다.

상징자체는 탁월하다고 생각하지만, 어디까지나 상징적 얘기로 보이는게 섞여 있지 않나 싶습니다.
애패는 엄마
12/05/19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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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의 경우는 성경을 텍스트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향을 버린지 꽤 오래전이라. 설화, 신화의 구분보다는 이것으로 어떤 이야기를 끌어내는 것인가를 중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실 그 이야기의 대상이 교인들이기도 하지만 아닌 경우도 많고 후에 신약도 각자 목적을 가지고 쓴 것이라 이러한 목적을 가지고 썼기에 좀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고. 그 안에 담긴 의도와 사랑을 캐치하는 것을 이야기하죠. 그리고 보편적으로 받아들이니는 해석은 보통 천주교 대주교회의를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12/05/19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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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das Pain님// 위의 분노하는 하나님 관련해서 답글 여기 답니다.

저도 그런 줄 알았는데, 예수 이후의 기독교에서는 상당한 강도로

'여호와는 츤데레셔서 지옥 보낸다고 겁은 주시지만 결국은 다 구원해주실거임. 선악도 가리지 않고 신앙도 가리지 않고'

를 주장하는, Universal Reconciliation 의 사조가 있어왔더군요. 이게 소수 의견정도로 넘어가는 게 아니라 오히려 초기 교회때부터 다수의 의견이었나봅니다.

심심하실 때 http://en.wikipedia.org/wiki/Universal_salvation 를 한번 스윽 보시면 재미있으실 것 같습니다.
Judas Pain
12/05/19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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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재밌게 보겠습니다~
12/05/20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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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에도, '하나님을 모른채 죽은 이방인들은 그 양심에 따라 구원받는다.' 라는 말이 나오죠...
아마 그 내용을 바탕으로 나온 내용일 듯 싶네요.
아우디 사라비아
12/05/19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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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적으로 종교라고 한다면.... 인간은 종교적인 생물이니 논의가 안됩니다

기독교로 한정 지으면 당연히 과학 발전을 방해하고 있죠....

"과학"이라는 개념 자체가 서양의 자연철학에서 발전한것 입니다 당연히 과학자중에 기독교인이 많지요
그러나 기독교 자체는 과학과 전혀 양립할수 없는 사상체계입니다
성경은 전혀 신비적인 문체가 아닙니다 명확하고 직설적이지요 당연히 중세까지 성경의 자구는 생생한 교리였습니다
과학발전에 쫓겨 기독교인들은 성경에 상징성을 부여 한겁니다

제사를 지낸다고 "유교"인이 아니듯 기독교는 그 과학자의 삶의 모티브이지... 기독교사상을 가지고는 과학을 할수 없습니다

기독교와 교인을 혼동한 글이군요...

당시 지배적 사상이었던 기독교를 당시 과학자들이 극복하지 못한것 일뿐.... 기독교는 전혀 과학발전에 영감을 줄수
있는 신념이 아닙니다
예쁘니까봐줘
12/05/19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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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에 대해서 대학 1학년 교양 과목으로나 들어보고
과학은 고1 수준을 넘어서지 못한 제게
종교와 과학의 관계를 가장 와닿게 설명해주는 건 이 문구였습니다.

'과학은 종교를 이해하기에는 너무 어리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소설을 보다보면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실험용 흰 쥐에게 TV 연속극의 내용을 이해시킬 수 있을까?
쿼크에게 분자의 세계를 이해시킬 수 있을까?
같은 피조물끼리도 이해할 수 없는 계층이 있다면 우리는 과연 어떻게 신을 이해할 수 있을것인가?]

정확하지는 않고 대충 이런 내용이었는데 고개가 끄덕여지더군요.
절름발이이리
12/05/19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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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에 대해 이해하기에 어리다기 보단, 신에 대해 이해하기엔 어리다 정도가 더 맞는 표현일 수 있겠지요.
예쁘니까봐줘
12/05/19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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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겠군요.
근데 제 기억에는 종교라는 단어였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신과 창조 전반에 대한 것을 종교로 묶은 것은 아닐까 싶네요.
12/05/19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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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그렇게 본문이 쓰여져 있었다면 베르베르씨의 오만이라고 봅니다. 종교와 과학은 둘 다 인간이 만든 것인데, < 내가 지지하는 쪽의 체계가 훨씬 우월하다못해 상대쪽은 유아기로 볼 정도이다. 물론 근거는 없다. > 이런 말은 무기명 인터넷 게시판이라면 모를까, 진지한 저작물에 담기에는 심히 부적절하지요.
예쁘니까봐줘
12/05/19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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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종교를 이해하기에는 너무 어리다
라는 말은 베르베르가 한 말이 아닙니다.
제가 글을 이해하기 어렵게 썼나 봅니다.
예쁘니까봐줘
12/05/19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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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말 자체가 진지한 저작물에 담기에 무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신은 죽었다, 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 않았습니까? :)
12/05/19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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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댓글을 달고 싶었는데 생각이 구체적으로 떠오르질 않고 있었습니다. 님의 댓글을 보고나니 제가 달고 싶었던 이야기가 이거였네요.
애패는 엄마
12/05/19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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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으로 결국에는 종교를 믿는 과학자의 수는 갈수록 줄고 있다는
결국에는 다른 영역으로 귀결되는게 아닌지.
물론 예전 네이쳐 기사지만 그걸 떠오르게 하네요.

'특출한' 과학자들에 대한 연도별 설문결과
Q.인격 신을 믿는가?
믿는다. 27.7%(1914년)-15%(1933년)-7%(1998년)
의심한다. 20.9%(1914년)-17%(1933년)-20.8%(1998년)
불신한다. 52.7%(1914년)-68%(1933년)-72.2%(1998년)

Q.사후 세계가 있다고 믿는가?
믿는다. 35.2%(1914년)-18%(1933년)-7.9%(1998년)
의심한다. 43.7%(1914년)-29%(1933년)-23.3%(1998년)
불신한다. 25.4%(1914년)-53%(1933년)-76.7%(1998년)
12/05/19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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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저게 추세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는 지금까지의 역사에서 기독교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가 주 관심사였고 본문은 그정도 내용에서 봐주셨으면 합니다. 아더 C 클라크 3001 오디세이라는 소설에서 주인공이 21세기의 우주여행중 우주공간에서 얼어죽었고, 그걸 천년뒤 30세기에서 구해냅니다. 거기서 주인공이 자기 상황을 깨닫고 나서 'Oh my God' 이라고 했더니 30세기 사람들이 못알아 듣지요. 한참 뒤에 '아... 그 당시에는 God 이라는 개념이 있었다고 하던데, 정말이로군요!' 라고 말하는 장면으로 이어지는데, 저도 인류의 미래는 저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절름발이이리
12/05/19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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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해했을 수도 있고 방해 안했을 수도 있고 도왔을 수도 있고 뭐 각기 여러 형태로 작용했겠지요. 변수가 워낙 많아서, 따지기 미묘한 문제.
12/05/19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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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가 과학을 방해했다 안했다는 밝히기 어렵지만 일단 글에 써놓은 기독교측 옹호 근거(이렇게 표현해도 딱히 틀린 말 아니겠죠?)들은 영 잘못된 예시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유는 윗분들이 잘 써놓으셨고요.
그냥이요
12/05/19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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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 x, y, z, a, b, c가 신학자였다... 신부였다... 신을 믿었다 등등의 사실 나열은 기독교가 과학 발전을 도왔다/저해했다/돕지 않았다/저해하지 않았다 그 어느 것에 대한 근거도 되지 않습니다. 특히 그 시대 유럽에서의 종교의 지배력에서 자유로운 자가 얼마나 있었을까 생각해보면요.
또 둘째 단락의 서로 말이 안통한다는 양시양비론이야 그렇다 쳐도(글쓴분이 날아다니는스파게티괴물(FSM) 교인와 무신론자 간, FSM 교인과 기독교인 간에도 같은 논리를 적용할 수 있다면요) <오히려 창조주를 믿고, 세상이 '그냥 있는 것' 아니라 '위대한 뜻을 따라서 움직이는 신비로운 것' 이라고 믿는 사람들이야말로 열정적으로 과학을 팔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봅니다.> 같은 문장은 공감하기가 너무 어렵네요. 일단 신을 믿지 않으면 우주나 유전자 배열을 `신비로운 것`이 아니라 `그냥 있는 것`으로 보게 되는지도 모르겠구요. 또 가령 몇백년 전만 해도 인간들에게 일식은 신의 분노였는데 21세기에 그런 소리하면 저능아죠. 마찬가지로 현재 인간 지식의 한계가 우주의 진리에 한없이 미약한 것이지 왜 신비로운 것(혹은 신비롭게 보여지는 것)을 `창조주의 위대한 뜻`으로 받아들여야 과학적 열의가 있다는 건지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12/05/1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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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대라고는 하지만 뉴턴 정도를 제외하면 19세기 이후의 인물들입니다. 맑스와 니체가 활동하던 시기이지요. 물론 일반 대중들이야 대충 배운 대로 살았겠지만, 지식인 계층이라면 어느정도 고민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을 겁니다. FSM 교는 저도 참 좋아하긴 하는데, 진심으로 FSM 이 진지한 기독교나 진지한 무신론과 동급에 놓일 수 있는 대등한 입장의 무엇이라고 믿으신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구밀복검
12/05/1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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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다만 기독교의 가장 주된 특질 중 하나인 반지성주의 - 우리의 야훼 쨔응은 조야한 먹물 너네들의 머리로 이해할 수 없고 가슴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능! - 를 간과해선 안 된다고 봅니다. 신에 대한 지적 이해를 백안시하는 풍조는 현대에 와서 생긴 우연한 트렌드가 아니라, 기독교 역사에 항존해왔죠. 물론 본문에 언급된 것처럼 과학적 접근을 시도한 기독교인들도 있고, 혹은 결코 만만하다고 볼 수 없는 신학이론을 쌓아올린 기독교인들도 있지만, 그런 이들이 기독교에서 주류의 지위를 차지한 경우는 그리 많지 않죠. 뭐 신학대학의 교수들이 머리만 있고 믿음 없는 자들로 폄하되기도 하는 전통도 과거부터 이어진 것이고..
fish of the season
12/05/19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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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가, 정확히는 기독교가 세상을 지배하던 시기에는 전반적으로 종교가 과학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지 않았나요.
그 안에서도 나름대로 과학이 발전을 했다고 했지만 그 시기 신앙이라는 것이 발전의 흐름을 막고 있었다고 보기에는 충분한듯합니다.
뭐 지금이야 시대정신도 변했고, 사회에서 종교 자체가 취향의 영역으로 옮긴지 오래된지라 지금도 종교가 과학을 막고 있다 보기에는 힘들어보입니다.
하지만 과학의 영역과는 무관하게 기독교가 중세시대 악행도 많이 일삼았지만 어느정도 안정적인 세계관에 일조하였다는데는 공감합니다.
12/05/19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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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야 종교가 취향이지만 제가 살고있는 미국은 불가지론자 무신론자를 합해서 2% 가 되지 않습니다. 거기에 추가해서 저는 중남부지방의 진정한 보수지역에 살고 있지요. 저는 그 2% 에 속한 삶을 살고 있는데, 뭐 겉으로야 다들 잘해주지만 아무래도 한계가 좀 있긴 합니다.
길다방물망초
12/05/19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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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너무 좋아요! 저는 전형적인 과학에 무지한 기독교인이라 이 글 앞에서는 버로우인데, 중간에 읽다가 한가지 궁금한게 생겼네요.
기독교인들이 프로이트를 저런 식으로 말하는 사람을 혹시 보셨나요? 포스트모던, 프로이트, 마르크스가 우스개소리로 신학교 3대 금서일 정도로 프로이트와 기독교는 상호 적대적이라서 다들 멀리하라고 하는데.... (프로이트의 종교관은 진짜 기독교인입장으로서는 열불나죠)
길다방물망초
12/05/19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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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밀복검 님// 반지성주의는 진짜 심각하죠. 시대가 어렵다고 느껴질수록 기독교인들은 머릿속에서 항상 지성을 지우는 식으로 대응해왔죠. 이건 꼭 기독교인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난세에 사이비종교 난립하는거랑 마찬가지 논리니까요. 신학교 다니면서도 신학생들이 교수들한테 진짜 머리만 있다고 들이대는거 정말 많이 봅니다. ㅠㅠ
눈시BBver.2
12/05/19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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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가 과학의 발전을 방해했다! 는 게 더 두드러지게 보이는 이유는 그 사건이 워낙 강조되기 때문이죠. 어쨌든 종교가 과학을 막은 결정적 사건이긴 하구요 -_-a 이후 과학이 종교와 확실히 구분되면서 그 차이를 더 강조하게 되는 거구요.
될대로되라
12/05/19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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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바케죠.
기독교가 스폰서 역할을 한 과학영역이 있고 극심하게 반대한 영역이 있었습니다.
중세시대는 대부분의 학문 전반에 걸쳐 후퇴했습니다만 이건 교양과 철학에 무지한 사제들이
기존의 그리스철학을 경쟁자로 보고 탄압하다 보니 벌어진 일 이었습니다.
로마 철학자들과 기독교사제들은 앙숙관계였죠.
철학자들은 기독교사제들을 "양의 탈을 쓴 늑대들"이라고 불렀고 기독교사제들은 기회가 되면
폭력을 서슴치 않았습니다. 알렉산드리아에서 기독교도들이 여자철학자 히파티아 살해한건
지성 탄압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카이사르의 소행으로 알려진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방화 역시 후대의 기독교도들의 짓이라는
설이 좀 더 유력 시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19세기까지는 기독교 세력이 강해서 카이사르, 이슬람 등 외부의 소행으로 치부했었지만 20세기 들어
실제로는 기독교도들이 지성에 대한 반달리즘 폭동을 일으켜 벌어진 참극이라는 설이 좀 더 설득력
있게 대두되었음)
후에 기독교제국이 어느정도 완성되자 교회 건립과 같은 대형사업의 필요성으로 이슬람제국에서
건축술과 광학 같은 학문을 수입하고 후원하긴 했습니다.
카톨릭과 개신교의 투쟁이나 많은 소규모 국가가 난립하며 끊임없이 전쟁을 벌이는 통에 전쟁에 관련된
과학/기술도 역시 후원자를 찾기 쉬웠구요.
하지만 기독교 정통교리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생각되는 우주론이나 진화론은 기독교계의 극심한
반발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1633년 이단재판소에 의해 유죄판결을 받은 갈릴레오가 1992년 교황청에 의해
복권되면서 우주론은 사실상 기독교계가 항복선언을 한 것으로 보이긴 합니다만 진화론은 진행형이죠.
(카톨릭과 개신교 중 우주론에 대해 가장 극렬한 반응을 보인건 개신교였답니다.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이
등장하자마자 시종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낸 건 루터와 칼뱅이었죠. 처음엔 지동설에 대해 별 반응 없거나
호의적이기까지 했던 카톨리 측도 나중엔 기독교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 들이고 탄압합니다)
스티븐 호킹이 카톨릭 수사들이 대거 참관한 빅뱅이론과 특이점에 대한 강연을 마치고 나오며
"저들이 내 이론을 반의 반만이라도 이해했다면 나는 살아서 강연장을 빠져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라고 했다는
에피소드 (진위는 모르겠습니다. 잡지에서 읽긴했는데 그닥 신빙성은 없는 것 같습니다)는 기독교와
천체물리학의 역사적인 관련성을 잘 보여줍니다.
기독교계가 정성을 들여 훼방을 놓는 생물학에 있어서는 맨델의 경우를 들 수 있겠습니다.
유전법칙의 발견해 현대생물학의 큰 축을 만든 맨델은 수도회장이었죠. 이것만 보면 기독교와 과학의
좋은만남인 것 같습니다만 실상 맨델의 유전자실험이 못마땅했던 기독교회는 과학실험을 포기하도록
압박을 가했고 맨델이 이를 받아들이고서야 수도회장 자리를 꿰찰 수 있었습니다.
진화론 분야도 후에 기독교회가 굴복하리라는 건 자명합니다만 얼마나 더 싸움이 지속될지는 모르겠군요.
12/05/20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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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파티아 이야기는 처음 듣습니다. 몇 세기의 이야기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기독교가 대세가 된 이후로 기독교인들의 반달리즘이 한동안 극렬했던 것으로 알고있는데 그 일환이었을 것 같네요. 조금 알아보겠습니다. 재미있는 이야기 감사합니다.
될대로되라
12/05/19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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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과학자가 종교를 가지는 문제는 사실 기독교가 과학을 방해하느냐 이끌었느냐와는 별 관계가 없습니다.
과학적인 문제를 사유할 수 있는 자유를 누가 어떻게 억압하느냐의 문제죠.
다윈이 영국국교회 신자라고해서 진화론을 사유할 수 있었거나 과학계의 총아가 된게 아닙니다.
과학자들에게는 종교의 유무나 종류는 1g의 영향도 안 미칩니다. 단지 주장하는 바가 과학적 정합성을
만족하면 그뿐이죠.
될대로되라
12/05/19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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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중세 암흑기라고 불린건 다 이유가 있습니다.
로마의 패권을 차지한 후 기독교가 지배하던 지역은 광범위하게 과학기술 분야가 후퇴했습니다.
건축-대규모 건축물을 짓던 로마인들이 건축술을 다 잊어먹었습니다.
큰 석조건물을 짓기 위해 필수적이던 아치기술이 끊어져 이슬람으로 부터 다시 배우기 전까지
어느정도 큰 건물을 지을 땐 절반 이상이 붕괴하곤 했다더군요.
수학-지구의 둘레와 태양까지 거리를 계산해내곤 했던 그리스수학의 명맥이 완전히 끊어졌습니다.
(유클리드 기하학은 남았습니다만..) 르네상스가 오기전까지 기독교국의 주요한 수학적 과제는
바늘 위에 천사를 얼마나 올릴 수 있느냐 뭐 이런거 였다죠.
지리-완전히 붕괴했습니다. 기독교 이전의 로마는 광범위한 도로건설과 지리정보 수집으로 이국적인
동물들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지만 중세의 각 기독교국들은 심각한 수준으로 고립됐습니다.
런던에서 언어가 통하지 않는 괴상한 무리들이 잡혀 소란이 인 적이 있는데 이들은 런던에서
70km 떨어진 지역에 살던 영국인이었다죠.
아다시피 기독교제국의 주요 도시들은 로마 속주도시들이 기원이었던 만큼 맨땅에서 출발한
도시들이 아니었으니 이것은 심각한 후퇴라고 봐야 합니다.
공중위생-기독교회가 로마의 목욕문화를 배척하는 바람에 이후 잦은 전염병 창궐을 겪게 되죠.
계획에 입각한 도시위생망 구축기술은 완전히 사라졌구요.
철학-철학의 신학의 시녀입니다. 끝! 이후로 삼단논법과 같은 철학의 기초지식들은 이슬람으로부터의
재수입을 기다려야했습니다.
의학-이건 기독교의 시체터부 문화를 알아야 합니다. 기독교회는 늘 최후의성전과 부활을 공약을
내세웠기 때문에 사람들은 시체가 훼손되는걸 매우 두려워했습니다.
때문에 과학자들이 시체를 해부하거나 인체를 연구하는걸 이단으로 처분했죠.
물론, 다른 문명권(특히 동양) 역시 비슷한 금기를 가지고 있었으니 기독교회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찾아보면 수많은 사례들이 나옵니다. 이런 사례들의 핵심은 이미 알려졌거나 지식이 축적된
과학기술들이 기독교가 권력을 차지한 후 적극적인 탄압으로 실전되었다는 겁니다.
기독교회가 단지 지동설 하나 부정했다고 까이는게 아닙니다.
12/05/20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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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암흑시대에 대해서는 의견이 좀 갈리는데, 당시의 기독교원리주의자들이 과학을 열심히 후원하지 않은 것은 맞지만, 이 당시 유럽의 몰락이 기독교 때문인 것인지, 유럽이 잦은 전쟁과 전염병으로 몰락하는 과정에서 기독교가 위세를 떨치게 된 것인지가 매우 불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몇 가지 근거 -- 서로마는 붕괴했지만 동로마는 남았다, 서로마의 몰락은 기독교가 위세를 떨치기 훨씬 전부터 시작된 것이다 -- 를 바탕으로, 저는 후자쪽으로 기우는 편입니다.
될대로되라
12/05/20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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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로마제국보다 서로마제국이 더 오래 살아남았죠.
어쨌던 서로마제국에 비해 훨씬 문명이 발달했던 동로마제국의 위용을 보면..
기독교 이전 그리스와 로마제국은 수천~수만권의 장서를 가진 도서관이 드물지 않았는데
동로마제국의 기록을 보면 54권의 방대한 도서량을 자랑하는 도서관이 제국 내에서 가장
훌륭한 도서관으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기독교 교리에 반하거나 아니면 기독교 교리를 담고 있지 않은 서적들을 불온서적으로 취급해
지속적으로 탄압해온 결과죠.
12/05/20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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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동로마제국이 서로마제국보다 천년정도 더 오래갔습니다만....
12/05/20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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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초월적 신이 현상계의 접점 방식 중 중보적 입장은 mangyg님 댓글로 대신하고 싶네요.(항상 도움을 받네요)
다른 방식으로 제시한 초월적 신이자 세계내존재(편재적 신)만 허접하게 다룹니다.

간단히 도식화하자면,

신(초월적 세계) / 자연(우리 현상계)

이렇게 단절된 이분적 사고에서 신의 원리와 자연의 원리는 서로 달라야 될 것 같습니다. 이것을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신(피조물)’ 혹은 ‘자연’(=무신론)이라는 일원적 사고를 가지면 하나의 원리만 존재합니다. 여기서 신(피조물)은 신이 세계를 품은 것이고 좀 더 비약되면 신=자연이 됩니다. 이럴 경우 범신론이라 부릅니다. 이 양자를 다른 사람을 납득시킬 수 있게 설명할 자신은 없는데, 중요한 것은 초월적 신이 아니면서 신의 세계에 편재한다는 말을 증명해야 할 것 같습니다. (범신론의 경우 ‘나’ 역시 신이기 때문에 2, 3인칭으로 불리는 신이 필요 없을 것이고, 하나의 원리로 신과 자연을 바라봐야 하는 경우에서 신은 컴퓨터(지금 내가 쓰는)와 동격의 실재하는가의 증명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됩니다. 무신론은 더 이상 논의할 필요가 없습니다.
또 다른 방식으로는 자연(신+인간 등) 도식으로 커다란 단일원리와 부분원리로 신의 원리와 피조물의 원리를 상정하는 방법이 있을 겁니다. 이때 신은 커다란 원리에 종속된 존재가 됩니다. 호메로스 시대 올륌포스의 신들은 모이네(운명, 몫)를 거역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우스는 하늘을 포세이돈은 바다를, 하데스는 지하세계를 자신의 몫으로 해서 다스립니다. 이런 신은 신들로(복수) 칭할 수 있습니다. 초월적 신이 아닌 현실적인 다신교에서 볼 수 있는 세계해석방식입니다. 신은 불사적 존재이지만 인간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신인동형적 신관입니다.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인 크세노파네스는 “소들, 말들, 사자들이 손을 갖고 그림을 그릴 수 있다면 자신들과 같은 형체로 만들 것이다”라고 말했을 때의 신관입니다)
위에 제시한 도식 중 무신론과 범신론에서는 신의 원리가 인간을 지배한다는 것이 크게 의미가 없습니다(인간이 신을 숭배하는 것이 무의미합니다). 원리 자체가 아닌 존재로서 신이 세계에 편재한다는 도식과 현실적인 다신교적 도식은 신의 원리가 자연의 원리에 영향을 미칩니다.
우리는 초월적 신으로 한정해 논의하는 것이고 다신교적 신관에서 초월적 유일신관 같이 전지전능의 초월성을 부여할 수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저는 힘들다고 생각하는데, 그리스의 다신교적 신관은 소크라테스 이전 자연철학자들에 의해 부정되기 시작했고 점점 초월적 성격으로 발전되고 플로티노스의 신플라톤주의에서는 一者로까지 됩니다. 알렉산드로스 대왕 이전의 고전기 시대에도 제우스는 여타 신들의 속성들을 흡수해 초월적 면모를 갖습니다. 즉 유일신화와 초월성이 필연적인지는 솔직히 모르겠으나 동시에 진행되는 느낌은 듭니다). 그래서 초월적 신과 결합되는 것은 세계내재적 신(편재적 신)이 가능하다고 합니다(저는 납득하기 힘듭니다. 역사적 종교 혹은 세계관의 변천과정에서 이전 종교관의 잔재와 초월적 신관의 결합이라 생각됩니다). 제가 읽은 책에선 이것을 초월적 신과 내재적 신의 이율배반이라고 하더군요. 어찌됐든 이런 식의 결합이라면 종교가 과학에 영향을 미치는 접점은 생길 수 있다고 봅니다.

mangyg님이 다루신 부분에 대해서 재밌게 얘기해 보자면,

소크라테스가 독배를 마신 이유는 철학적인 문제이고 어려우니 넘기더라도, 그가 사형을 당한 이유, 즉 죄목은 우리의 논의와 연관이 있습니다. 숨은 이유로 민중파(민주파)가 과두파에 대한 정치보복이란 말도 있지만, 기소장에 적힌 죄목은 젊은이를 타락시킨다는 것이고 그 이유로 그가 무신론자라는 것입니다.
“신을 믿지 않고, 다이몬(daimon)을 믿는다.”
다이몬은 데몬의 어원이기도 하는데, 정령이라고 보통 번역하는 것 같습니다. 헤시오도스의 신통기에 보면 인류역사를 5期로 나눕니다. (황)금 – 은 – 청동 – 영웅 – 철기시대로 나누고 이전 시대의 종족을 탁월하다고 말하며 현재 철기시대는 근심과 고난의 시대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황금종족이 죽으면 다이몬이 된다고 말합니다. 좀 억지 연관 같지만 프랑스인 학자(베르낭)는 자신의 선배(조르주 뒤메질)의 인도-아리안어족들의 기능적 3원론에서 황금(+은)종족은 왕권(기도하는 자/고졸기 그리스 중 폴리스가 성립될 쯤 혹은 이전은 왕은 사제를 겸임했음, 왕을 뜻하는 바실레우스는 왕권이 사라진 후에도 신관인 행정관을 지칭하는 것이 그 잔재)을 상징한다고 말합니다.
이것이 고전기시대(보통 페르시아전쟁 후 알렉산드로스대왕 이전) 소크라테스와 동시대인물인 희극작가 아리스토파네스는 [구름]이란 작품에서 제우스(신)를 호가호위하며 마치 자신이 신 인양 유세떠는 구름(다이몬)을 소크라테스가 ‘기계장치에서 내려오는 신’(실제 비극에서 사용된 장치를 타고 내려옴)으로 등장시키며 풍자합니다. 이것은 아리스토파네스가 오해한 부분이고 소크라테스는 신으로 다가가기 위한, 일종의 중보자로서 다이몬을 상정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그러니 그가 중시한 것은 다이몬이 아니라 신이죠).
어원적으로는 악마로 변질됐지만, 사실은 천사에 가까운 것이 다이몬 같습니다.
지나치고 섣부르지만 강력한 신들은 제우스로 합쳐지고, 그렇지 못한 신과 정령은 좀 더 낮은 하위의 존재위계가 된 것은 아닌지...

유일신을 처음 믿은 자로 인정받는 아브라함과 그의 후손, 즉 족장시대를 유일신이 확립된 시기라 보기 힘들지만, 적어도 유대인들은 여러 신들을 믿지 않았다고 합니다. 족장시대는 야훼를 단일신으로 믿었지만 여타 근방의 신들의 존재까지 부정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모세 역시도 전형적인 유일신 시대는 아닌 것 같지만, 족장 시대와 다르게 신과 인간의 관계가 형성됩니다. 신은 인간을 직접 만나지 않고 모세(+아론)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전달합니다. 이것은 후에 사사나 예언자로 정식화 되고, 또 신과 예언자 사이에 천사가 끼기도 합니다.
<[신] - 천사> - <예언자 – 인간>의 도식이 성립합니다. (천사는 피조물이지만 영적 존재이고, 인간은 영과 물질의 결합체로 존재의 위계가 갈립니다)
성자 예수를 부정하는 유대교나 이슬람교도 예수의 예언자임을 긍정합니다. 예수가 피조물로서의 중개자인 것과 예수가 신인 것은 역할과 능력이 달라지죠. 메신져의 역할과 신으로서 구원 사업을 이룰 수 있는 능동적 힘의 차이입니다. 전지전능한 신이 굳이 인간의 몸을 빌릴 필요 없이 직접 세계를 다스리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굳이 천사나 예언자같은 장치를 마련하는 이유가 무엇일까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초월적 존재를 상정하고 현상계에 접점을 찾기 위해 중개자의 개념을 만든 것이라고 사후약방문격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긴 합니다.

그리스인과 유대인의 신관은 분명이 달랐지만, 우연인지 아니면 저의 억지논리인지 차원이 다른 신과 인간을 연결시키기 위한 노력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바타’라는 말은 산스크리트어인 아바따라에서 왔다고 하네요. “고대 인도에서 땅으로 내려온 신의 화신”이라고 하는데, 저는 이 말 뜻을 최근에야 알았고 마치 그리스도교의 신이 사람의 아들로서 나타난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네요.
왜 신은 신의 모습으로 인간세계에 내려오지 않는가? 신도 인간이 사이버공간에서 아바타를 통해 다른 인간(이 역시 아바타)과 교류하는 것처럼 다른 공간에 가면 그 공간의 법칙을 따라야 하는 존재인가? 이런 물음은 전지전능한 유일신과는 잘 어울리지 않는 질문 같습니다. 반대로 초월적 신을 상정하고 시계장치 태엽과 같이 스스로 똑같이 일정하게 작동하는 세계를 만들었다고 하면 별개의 특정사건에 개입했을까? 개입한 사건들도 역시 기계적 동일성을 띤 것일까? 만약 아니라면 신은 변하지 않은 존재이어야 한다고 하는데 변화한다는 의미이고 이것은 초월성에 어긋난 것이 아닌가?(변화는 시간적 개념인데 영원에 거하는 신이라면 움직이지도 않고 변하지 않아야 하는 것 아닌가?)
모든 것을 만족시키기는 어려우니 개중 많은 것을 만족시켜주는 이론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게 아닐까 생각도 합니다. 중개자의 개념의 완성판이 성자 하느님의 인간의 모습으로 태어나고 죽으시며 인간의 죄악을 씻어주셨고, 이후 예언자도 없는 시대에는 인간이 직접 신을 만났을 수밖에 없습니다. 신은 초월적 존재이지만 우리의 마음속에 계시기도 하니까요.
인간은 세상을 경험하는 감각기관이 있고, 혹자는 (마음속에 계시는)신을 경험하는(정확히는 경험되는) 기관이 별도로 있다고 합니다. 신체험(됨)은 감각경험과 전혀 다른 것이고 그에 따른 증명도 불가능합니다.(이렇게 보면 과학과 무관하다는 스스로 인정한 꼴이 되네요)

p.s 저녁에 들어와 다른 분들 댓글 읽고 쓰는데, 시간만 많이 들고 두서없고 알맹이도 없네요.
부디 사람들이 안 읽길...
12/05/20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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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너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범신론적인 입장을 취하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무신론자와 다를 게 없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나도 우주의 일부이고 우주가 신이면 나는 이미 신과 일체구만. 그럼 뭐 걱정해? 하쿠나마타타?' 라는 식이 될 수밖에 없어서라는 맥락이었습니다. 초월적인 신 개념은 어떤 면에서는 '니가 잘 해야 잘 되는 거임. 고로 노력하쇼' 라는 식의 숙제를 주는 종교라서, 믿는 자 입장에서 좀 많이 바빠지지요.

신 이야기에서 조금 더 확장해서, 물질계와 비물질계에 대한 아주 짧고도 강력한 한줄 질문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저는 자유의지가 있다고 믿어?'

였습니다. 별 생각 없이 '응' 이라고 답했더니 '그럼 너는 물질계의 기본 원리인 인과율의 법칙에서 벗어난 존재네?' 라고 하더군요. '어..????!!' 했습니다. 자유의지가 없거나 물질계의 법칙이 미치지 않는 세계가 있거나, 둘 중 하나더군요!
12/05/20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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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다고 해주셔서 고맙네요. 모르면서 모른다고 돌려말하기 너무 힘드네요. 누군지 기억이 안나는데, 신이 무엇이냐에 대한 가장 좋은 답은 "침묵"이라고 했네요. 물론 비트겐슈타인은 아닙니다.
예전 전공수업때 마치 법이론은 결론을 미리 도출하고 과정을 꿰어맞추는 것 같다고 교수님께 말씀드리다가 엄청 까였습니다. 위의 댓글도 그런 것이라 씁쓸합니다.
예정설과 자유의지문제는 임시변통적인 사고같아 화만 나고 이해 못하겠네요.

누군지 이름은 까먹었는데, 플라톤 시기에 극단적인 만물유전 이론에 빠져 어떤 말도 하지 못한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이 사람은 자신의 어깨에 새가 앉았다면, 순간 이 새는 지금 내 어깨에 앉았다고 말하려는 순간 새가 날아가니 새가 날아간다고 말하려는 순간 보이지 않아 또 이것을 말하는 순간 이것은 변해 버려 결국 어떤 말도 하지 못하고 눈동자만 '어깨의 새'를 보고, '날아가는 새'를 보고 하는 등 눈알만 굴렸다고 합니다. 이 사람의 얘기를 듣고 '참 바보 같다'는 생각보다 자신이 믿는 진리를 말하고자 하는 모습(결국 침묵)이 '나보다 백배 낫구나' 싶더군요.
12/05/20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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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와 과학은 서로 침범할 수도 없고, 서로 침범해서도 안된다고 봅니다. 물론 한 사람이 종교성과 과학성을 둘 다 가질수는 있겠지요.

거의 대부분의 종교의 핵심은 '신비'에 있습니다. 기독교든, 불교든, 힌두교든, 이슬람교든, 무속신앙이든...
그런 면에서 공자님이 '괴력난신에 대해서는 논하지 말라' 라고 하셨기 때문에, 유교는 종교라기보다는 학문에 가깝지 않은가.. 하고 보고요.
세상에는 과학으로 설명하기 힘든 부분이 아직도 많습니다. 신, 사후세계, 영혼, 가족간의 사랑, 연인의 사랑, 생명의 탄생.. 등등..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국가를 위해, 민족과 종교를 위해 자기의 목숨을 버립니다.
논리적으로만 따지면, 도저히 말도 안되는 행위죠. 세상에 자신의 목숨보다 더 귀한건 없을진데,
자신이 아닌 다른 가치를 위해 목숨을 바치다뇨.
그런 면에서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신비로움에 대한 동경이 있고, 이것이 종교를 지탱하는 힘이라고 봅니다.

반면에, 과학의 핵심은 '논리'입니다. 연역적으로 증명하건, 귀납적으로 증명하건, 수식을 풀어내건, 실험을 하건...
어쨌거나, 논리적으로 앞뒤가 들어맞지가 않다면 그것은 과학이 아닙니다.
간혹 사람들을 홀리기 위해서 논리가 맞지 않는 말도 안되는 증거들을 끌어맞춰서 현혹하는 것들이 있는데, 이건 다 사이비죠.
보통 일본쪽에서 많이 나오는데, 원적외선이니, 육각수니, 음이온이니... 하는 것들이 대표적인 예가 되겠죠.

창조과학이라는 것도 결국은 사이비 과학입니다. 오히려 종교적이지 못하다고 봅니다.
종교에서 신비를 빼고, 논리를 끌어맞춰서 기존의 과학에 대항하고 있는 것인데, 애초부터 싸움이 안되는 겁니다.
과학에서 논리가 빠지면 과학이 아니듯이, 종교에서 신비가 빠지면 종교가 아닙니다.

물론, 무신론자 분들은 일체의 신비를 부정하죠. 그게 기독교의 신이건, 불교의 불공이건, 무속신앙의 초혼이건, 점이건, 접신이건...
기독교가 유일신론이라 해서, 다른 신들을 다 부정하는게 아닙니다. 세상의 많은 신들 중에서 나만 믿어라... 가 유일신론인거죠.
실제로 성서에도 사울왕이 박수무당(초혼사)를 불러다가 죽은 사무엘의 영혼을 초혼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다니엘서에는 천사가 바빌론 신과 싸우다가 지각해서 다니엘에게 신의 메시지를 늦게 전하는 장면도 나오고요.
신약으로 오면, 예수와 그의 제자들이 귀신들린 사람에게서 귀신을 쫒아내어 병을 낫게 하는 장면들도 종종 나옵니다.
즉, 기독교인이라면 신비한 존재들을 철저하게 인정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반 기독교적인 말씀을 하시는 분들과 1:1로 이야기할 기회가 생긴다면, 이것부터 꼭 물어보고 시작합니다.
점, 접신, 예언, 영혼... 등등의 존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 라고 말이죠.
그런 것들은 전부 다 속임수거나 거짓말이거나 최면, 마인드 컨트롤 같은거라고 말씀하시는 분이라면, 신에 대해서 얘기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그런 얘기를 해봐야 들으실 분들이 아니거든요.
많은 기독교인들이 이 부분에 있어서 '맨땅에 헤딩'을 하고 있죠. 일체의 신비를 다 부정하는 분들과 신에 대해 얘기해봐야,
종교를 논리적으로 전할 방법 자체는 아예 없거든요.
성서에 나오듯이, 옛날 바울선생이 아테네에 가서 스토아/에피쿠로스 학파 철학자들과 논리 싸움을 하려다가 개발살나고,
'난 세상의 고등 학문들은 다 버렸노라.' 라고 했던걸 잘 곱씹어봐야 하죠...

그러므로, 전 지옥의 마귀들을 때려잡으러 디아블로를 실행해야...
happyend
12/05/21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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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읽었습니다(뒤늦게 봤네요.)
결론은 그러니까...디아블로때문에, 뉴튼급 과학자가 나올수 없다?......
흠....
과학자의 목표가 세상을 아는것에서 세상을 창조하는 것으로 바뀐걸지도 모르겠군요.
루크레티아
12/06/01 16:40
수정 아이콘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간 터라 짧게 말하자면, 종교는 과학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봅니다.
고대의 과학은 신을 따라가기 위해, 중세의 과학은 신을 증명하기 위해, 근대의 과학은 신을 극복하기 위해 발전했기 때문입니다.
현대의 과학은 신은 없고 인간만을 위할 뿐이겠지요.
PizaNiko
12/06/01 17:03
수정 아이콘
저는 무려 성경무오설(...)을 근거로 창조과학론(...)을 가르치는 대학(...)을 다닌지라,
'종교가 과학의 발전을 방해했느냐'라고 물으면 '네'라고 대답할 수 밖에 없습니다.;;;
사케행열차
12/06/01 17:50
수정 아이콘
종교인이 과학을 발전시킨게 아니고 과학을 발전시킬수 있을만한 식자층이 종교인이었다고 보는게 맞는것같은데...
여문사과
12/06/01 23:58
수정 아이콘
흥미로운 의견들이 많네요. 개인적으로는 나이트해머님의 의견에 공감이 됩니다. 서양 계몽주의자들의 중세 무작정 까내리기는 뻘짓으로 결론이 났고 요즘은 중세도 여느 시대처럼 빛과 그림자가 공존했다는 시기로 인정하는게 서양역사학의 대세인걸로 아는데 그게 아직 일반인들의 인식에까지 영향을 끼치지는 못한것 같아서 아쉽네요.
우유친구제티
12/06/02 09:22
수정 아이콘
몇몇분이 지적하셨듯이 본문은 대체 이게 무슨 해괴한 논리인가 싶었는데 댓글들을 읽으면서 중세 기독교의 역할에 대해 다르게 생각해볼 기회를 얻었네요.
12/06/02 10:57
수정 아이콘
그나저나 이런 주제로 논의될때는 주로 중동쪽에서 기원한 종교를 중심으로 얘기되는데...

불교, 힌두교, 종교라고 보긴힘들지만 유교등등은 과학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 살짝 궁금해집니다.
12롯데우승
12/06/02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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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박학다식한 분들이 많네요.
창조론 옹호 입장에서 매우흥미롭게 글을 읽었습니다.
공안9과
12/06/03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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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유로 창조론(?)을 옹호 하시는지 설명해 주시면 더욱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5,6년 전만해도 이 곳에서 종종 이 떡밥이 무려 '논쟁'의 대상이 되기도 했었지만, 최근에는 개신교인들이 쪽도 못쓰고 탈탈 털리는 추세라서요.
도킨스 저서들을 위시한 진화론 관련 교양서적들이 널리 읽히면서, 대중들이 진화론에 대해 갖고 있는 오해들이 상당히 풀렸다는 느낌입니다.
혹시 '미싱링크, 환원불가능한 복잡성, 바람불어 747 조립하기' 따위의 이미 걸레가 된 떡밥들이 아닌 새로운 껀수가 있다면 진심으로 궁금하네요.
마이너리티
12/06/03 08:21
수정 아이콘
기독교인이 과학적 성취를 이루었다는 근거는..
아무래도 서양쪽에서 과학적 성취를 많이 이루었고, 그 지역 종교가 기독교였기 때문이지 않나 싶네요.
즉 기독교 신앙 여부와 과학적 성취와는 상관이 없는 것 같고...

다만, 구체적인 종교(가령 기독교, 불교 등)가 과학의 발전에 기여한다기 보단
현상에만 집착하지 않고, 그 이상의 차원의 근본적 원리를 탐구하려는 형이상학적 탐구정신이 주요했다고 봅니다.
그것으로 인해 종교가 발생했고, 그것으로 인해 과학적 탐구가 촉진되지 않았나 싶어요.
고로 과학이나 종교나 비슷한 트리거에서 시작된 것이지.. 서로 지분을 잠식해가는 관계는 아닌 거 같아요.

제 개인적으론 과학의 궁극의 종착점엔 우리의 현재 개념으론 종교이지 않나 싶은 결론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율리우스 카이사르
12/06/08 15:11
수정 아이콘
근데 철학적인거는 잘몰라도,

분명 기독교에 귀의하면, 신분이 낮거나 똑똑한 사람이 육체노동에서 그나마 해방되고, 문자와 책을 접하는 기회가 더 많이 주어지지 않았을까요?

그나마 그시대에 종교라도 없었으면, 철권통치 하는 권력자들이 실용적이지 않은 학문 한다고 하는 사람들을 그냥 두고 보진 않았을거니까요..

그러면에서 충분히 기독교가 과학발전에 기여했다고 전 생각합니다?
12/10/10 14:34
수정 아이콘
pgr에 와서 좋은 글과 좋은 댓글들을 읽게 되네요.
종교(기독교 - 현재 세계를 호령하는 서양문물의 기초종교) 의 교리에 반하는 과학연구의 경우, 역사적으로 종교의 현실정치에 영향을 미치의 힘의 크기 만큼 방해했다고 생각하는 것에 한표 던지고 싶네요. 본문 내용도 좋지만 방해했다는 논지전개가 더 잘 된 거 같아서요.
지금도 인간복제, 줄기세포등등에 있어 가장적극적으로 의견개진하는 곳이 기독교로 알고 있고, 그것이 윤리적이든 아니든 과학적인 진실탐구과 발견에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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