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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22 13:48
일단 제 전공분야 느낌으로 얘기해 보자면,
취미인,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해서 썰을 풀때는 일단 부담도 없고, 누가 그거 아니라고 지적하면 아 아닌가? 데헷 하고 끝납니다 그런데 제 전공쪽 썰을 풀면 한글자 한글자가 막고라입니다 일점 일획의 오차도 신경쓰이고, 누가 지적 들어오면 내 정체성을 지켜내기 위해 완벽한 답변을 하려고 노력하게 되다 보니 피곤해요 전공 관련해서는 오히려 누군가 좀 아닌 소리를 해도 댓글 달까 하는 생각 3초정도 하다가 에이 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하고 넘기게 됩니다 그만큼 집중력이 말리더라구요
24/02/22 13:50
자게에서 정말 오랜 시간 동안 양질의 글을 써주시던 분도 그냥 유게 펌글 하나보다 훨씬 낮은 댓글 조회수 찍는 게 현실이라.. 저 개인으론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죠.
저도 사실 그런 고퀄리티 글을 쓸 능력이 없기도 하고 만약 쓰려 해도 골치 아파서 안쓰고 별 수치나 근거 없는 가벼운 글만 싸재끼긴 합니다만...
24/02/22 14:22
해당 지식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 및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시작하는 순간 나의 목소리를 낸다는 것 자체가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을 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형태의 고찰이 아주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24/02/22 14:44
정보를 팔아 먹고 사는 입장에서 "내가 십수년에 걸쳐서 쌓아온 지식과 경험"을 "공짜"로 공유하기란 과연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특히 인터넷에서 자주 인용되는 방면에 근무하는데, 이미 업계에선 수년 전에 사장된 (특히 부작용이 너무 심하여 금기라고 까지 표현 되는 방법) 방법에 대하여 10년전의 논문을 근거로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보고 그건 아니라고 댓글을 달까...? 하다가 그게 아니란 걸 증명하기 위해선 (그 방법이 상식적인 범위로 볼 때는 매우 리즈너블해서) 업계에서 이미 논의된 수많은 사례와 논문들을 근거로 하여 논증을 해야 하고 그런다고 해서 상대가 그걸 받아들일 일도, 그런 노력을 들여 제게 도아오는 이득도 없으니 그냥 관두게 됩니다. 댓글 하나 다는 것도 이런데 세간에 알려진 것과 다르거나 알려지지 않은 것들을 글로 써서 설파한다? 벌써 부터 피곤해 지는 군요.
24/02/22 16:00
보상 없는 기여의 주요동인은 인정욕구라고 생각하는데, 전문적으로 들어갈수록 가성비가 안좋다는 점도 한 몫 하는 것 같아요. 작성은 억수로 힘들어도 내용이 복잡하다보니 반응은 오히려 시큰둥한 경우가 많으니까요
24/02/22 16:14
전문적인 영역에서 저게 이뤄지고 있는 분야가 있긴 한데...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라고... 다만 어디까지나 이론상 누구나 기여할 수 있는 거고, 진짜 전문적인 프로그램은 오픈 소스라고 할 지라도 실질적 진입 장벽이 상당해서 이야기가 다를 수 있습니다.
24/02/22 17:38
회사 안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 같네요 회사에 적당히 좋은 작업물들은 많지만 핀포인트로 딱 좋은 건 왜 별로 없지 생각해보면 진짜로 혼신의 힘을 다해서 좋은 걸 만들정도의 유인까지는 없는 크크
24/02/23 01:51
모두가 학위를 가지고 또한 이를 학계나 논문으로 정리하면 좋겠지만 어떤 경우는 정식 절차를 밟지 못했다는 이유로 학계로부터 무시를 당하곤 합니다. 설령 학위가 있더라도 관련한 학계 종사자가 아닌 이유로 말이죠
저는 이런 사례 중 하나가 리만 사태를 예상했던 미네르바를 거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체포 직전까지 금융권 종사자나 내부 폭로자라는 등의 여러 소문이 파다했지만 여러 이유로 체포하고 난 뒤엔 전문대 졸업이라는 언론과 사회의 비웃음과 동시에 재판장에 서야 했습니다. 우리는 어쩌면 '자격'이라는 것에 너무 메여있는게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유명한 3인방은 대학을 중퇴했음에도 긴 시간 동안 연구하고 몰두한 끝에 자신만의 기업을 운영하게 되었고 그것이 꽤 잘되었습니다. 논문의 취지는 조금씩 탑을 쌓는 것과 같습니다. 누군가가 쌓은 탑에 나의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올려두고 또 다른 누가 거기에 추가를 하면서 지식의 탑이라는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죠 그런데 거꾸로 생각해보면 말씀하신대로 누군가가 쌓은 탑에 돌을 보탰을뿐 기존의 정보들은 온전히 내가 체득한 것이 아닙니다. 이를테면 전자공학이든 유능한 프로그래머든 혹은 두가지 학문에 통달했을지라도 토니 스타크처럼 될 순 없을겁니다. 그저 단지 어떤이들이 쌓아올린 탑이 잘못되지 않았을거라는 믿음에서 또 그 위에 돌을 하나 얹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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