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8/11/19 21:15:11
Name 설탕가루인형
Subject 삼황 오제 사천왕 -第二十八章-
수많은 인파가 드넓은 황야에 가득찼다.

그 많은사람들의 눈빛은 화살과도 같이 쏘아져 나오는 무언가를 담고 있는 듯 했다.

게다가 균형 잡힌 몸과 그보다 더 질서있는 움직임을 보면, 그리고 결정적으로 하나씩 휴대하고 있는

무기들을 봐서는 무림인들이 확실했다.

이렇게 많은 무림인들이 한자리에 무슨 일일까?






[삼일전]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

"맹주"

"..."


계속된 고수들의 재촉에도  비뢰검황(飛雷劍皇) 구분(具奮)의 입은 열릴 줄 몰랐다.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자마자 정파와 사파를 총망라한 장로회의를 제의한 비뢰검황이었지만 그가 무엇을 결심했는지

말해주질 않으니 각급의 장로들은 답답할 뿐이었다.



"이미"



영원히 굳게 닫혀있을것만 같던 비뢰검황의 입이 열렸다.



"나는 지난 전투로 모든 명예를 잃어버렸소. 따라서, 여러분의 귀중한 식구들과 맹의 보물인 비급들을 지키기 위해서

나는 저들의 요구를 들어줄 참이오."

"맹주......."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첫번째 조약일거요. 화경과 극마의 고수를 줄이기 위해, 내가 먼저 무공을 폐하겠소.

다른 화경의 고수들은 알아서 판단해 주길 바라오. 진심으로 미안하오."

"사부님"


갑작스런 비뢰검황의 선언에 모두가 멍해있는 순간, 상승검황(常勝劍皇) 관광운(關廣運)이  나섰다.


"무엇이오?"

"사부님은 그러실 수 없습니다. 사부님은 홀몸이 아닙니다. 모든 태안맹의 정신적 지주이십니다"

"..."

"차라리, 제가 무공을 폐하겠습니다"



무공을 폐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단전을 완전히 파괴시켜야 하기 때문에 대단한 고통을 수반할 뿐만 아니라

화경의 고수인 경우 화경의 벽을 뚫으면서 얻은 환골탈태의 기운을 모조리 빼앗기기 때문에 다시는 젊음과 그게 맞는

근육과 골격을 갖출 수 없다. 그런데 비뢰검황이 먼저 자진을 했고, 또 상승검황이 비뢰검황을 대신하고자 하고 있는 것이었다.



"클클...놀고들 있구먼. 삼황의 한명이 그만둔다면 우리 적우에서는 역시 나 정도는 되어야겠지."



적우의 대마황(大魔皇)이 눈물겨운 사제의 줄다리기를 보다 역겹다는 듯이 손을 휘휘 저으며 말했다,


"저도 대마황님을 따르겠습니다"


마동살제(魔童殺帝) 어린희(魚麟熙)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많은 적우 고수들이 그를 향해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마동살제는 폭풍마제(爆風魔帝) 호지농(胡持濃)과 함께 어려웠던 적우의 초창기부터 기반을 다졌고 꾸준한 무위(武位)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푹'


커다란 도가 땅에 박히면서 소란스러운 장내의 눈을 집중시켰다. 땅에 꽂힌 도는 총 3개.


"우리 포토수는 지금 이 순간부터 나 농군도제(濃君刀帝) 가림토(價臨討), 악마도제(惡魔刀帝) 용록차(龍綠嵯),

몽중살제(夢中殺帝) 고아민(高芽敏)이 무공을 폐할것을 선언하는 바요"





[황야]


두 무리의 군중들이 마주했다.

가장 앞에 선 남자 둘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악의가 가득찬 것 같기도 하고, 존경을 담고 있는 것 같기도 한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반갑소"

"그렇군요"

"여기까지 오신 것은 모든 요구조건을 들어준다는 의미겠지요?"

"그렇소"

"나도 이러고 싶지 않았소"

"그럴테지요"

"내가 원망스럽지 않소?"

"원망스럽소이다"

"그런데 어찌 이리 반응하시는게요? 맹주는 성인 군자라도 되는 겝니까?"

"그렇지 않소. 내가 이래야만 당신이 더 괴로울 것 같기 때문이오"

"..."

",.."



침묵이 흘렀다.

초고검(超高劒) 조로(趙露)와 비뢰검황은 그렇게 서로를 계속해서 바라보았다.



"조건은 이렇소. 한명의 화경의 고수가 무공을 폐할 때마다 1/6의 인질을 풀어드리도록 하겠소.

그리고 각 파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들은 무공을 폐하는 것을 모두 확인하고 우리가 은신처로 이동한 후

3일 후에 태안맹 앞으로 보내드리겠소."

"그렇게 하오"

"의심은 않는거요?"

"당신은 그런걸로 남을 속일 사람이 아니오"

"당신은 참 나를 부끄럽게 하는군"

"수십년간 나를 속인 벌이라고 생각하시오"



악마도제와 상승검황이 씁쓸한 표정으로 가운데로 걸어왔다. 큰 결심으로 대의를 위해 희생하기로 한 그들이었지만

막상 수십년을 쌓아온 공력을 스스로 버리려니 아무래도 많은 괴로움이 드는 모양이었다.



퍽퍽!


상승검황과 악마도제는 미리 연습이라도 한 듯, 서로의 단전과 중요 혈을 순식간에 가격했다.


"크윽..."

"꺼...억...윽"


둘의 얼굴빛이 하얗게 되었다가 다시 시퍼래졌다가, 붉게 달아오르다를 반복하더니, 어느 순간 눈부신 섬광이

주변을 뒤덮었다. 섬광이 사라진 후에 그 자리에는 폭삭 삭아버린 백발의 두 노인이 서 있었다.

호리호리했던 악마도제는 물론 원래 덩치가 좋았던 상승검황마저 몸이 형편없이 줄어드는 모습에

태안맹과 포토수의 무사들의 눈에는 피눈물이 고이는 듯했다.



무표정하게 그 모습을 바라보던 초고검의 손짓에 수십명의 인질들이 상대편으로 이동했다.



"클클, 본좌는 지옥끝에서 네놈이 오기만을 기다릴 것이야..."


적우의 창시자이자 적우의 신화인 대마황과 오랜기간 적우의 최전방을 책임진 마동살제는 스스로

단전을 파괴하여 역시 백발의 노인으로 돌아갔다. 적우무사들의 흐느낌 속에

역시 많은 수의 인질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었다.


이제 남은 것은 농군도제와 몽중살제 뿐이었다. 농군도제와 몽중살제는 서로를 바라보며 앞으로 나갔다.



[어제]


"자네는 안되네"

"수장님은 되고 저는 안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나는 이미 이룰 것을 다 이뤘네. 자네는 나를 이어 포토수를 이끌어야 하네"

"저도 이룰만큼 이뤘습니다."

"뭣이!"

"등작은 안됩니다"

"음?"

"저는 머리입니다. 무공이 폐한다 한들 계속해서 무공을 고안할 수 있습니다. 후배들에게 도움을 줄 수도 있구요.

수장님과 용록차를 빼면 저와 등작뿐입니다. 그러나, 등작은 안됩니다. 그는 포토수의 정신입니다. 지식은

사라져도 될 지언정, 정신은 사라져서는 안됩니다"

"..."

"그리고"

"그리고?"

"포토수에는 이미 저를 뛰어넘는 인재들이 많습니다"

".."

"혁명도객(赫明刀客) 비수(丕殊), 완벽도협(完璧刀愜) 공용(孔龍), 천지뇌격(天地牢擊) 장비(張備),

뇌력도객(牢力刀客) 용섬(龍閃), 괴룡나한(魁龍羅漢) 구현(具賢)1), 괴도(怪刀) 완량수(完兩修).....

모두가 포토수의 미래를 짊어질 수 있는 인재들입니다"

"하지만 영웅혼자서는 그들을 이끌수가..."

"걱정하지 마십시오. 수장과 청춘거사(靑春巨師)2) 두분이서 적우와 태안맹의 끊이지 않을 것 같던 공세를 막아내던

시절도 있지 않습니까? "

"..."

"웃으면서 비켜주는 겁니다. 포토수의 혼을 믿는거지요"



[현재]


'후회는 없다'

농군도제와 몽중살제는 똑같은 생각을 했다. 저 멀리서 두 주먹을 불끈쥐고 분노와 슬픔에 휩쌓여

자신들을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는 여섯 사내. 그들이 있기에 후회는 없었다.



註) 1) 괴룡나한(魁龍羅漢) 구현(具賢):The xian님의 천재(天才)가 서역(西域)으로 떠나기 이틀 전...에서 인용
     2) 청춘거사(靑春巨師): 포토수의 고수로 현재는 은거중. 구루선사, 농군도제와 함께 포토수의 기본 초식들을 정리했으며
                                      한방노시(瀚防弩矢)3)라는 초식으로 유명했다.
     3) 한방노시(瀚防弩矢): 청춘거사의 독문절기로 거대한 기를 모아 한점으로 응축시켜 화살처럼 쏘아내는 극상승의 무공
==========================================================================================
과목은 6개인데 팀플이 7개인 관계로 오랫만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경영학을 배우는건지 팀프로젝트를 배우는 건지 모르겠네요.

긴 여정이 거의 다 끝나가네요. 이제 한 두편안으로 마무리 될 것 같습니다.

계속해서 관심가져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리면서 이만.....



P.S: 감기 조심하셔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ICaRuStoTheSkY
08/11/19 22:02
수정 아이콘
에휴 결국 무공을 폐하는군요...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
Epicurean
08/11/19 22:04
수정 아이콘
은퇴크리군요...
최인규 선수 너무해요! ㅠㅠㅠㅠ
headstrong
08/11/19 22:22
수정 아이콘
잘봤습니다. 언제나 좋은 소설 감사합니다!
JesteR[GG]
08/11/19 22:38
수정 아이콘
선리플 후감상입니다zzzzzzzzzzzz
JesteR[GG]
08/11/19 22:41
수정 아이콘
청춘거사 흐흐흐흐흐흐흐흐
08/11/19 23:07
수정 아이콘
현재 은퇴를 하거나 게임을 그만둔 이들 이군요.. 왠지 적절하긴 한듯.. 그러나 영웅이 과연 부활 할까..에는 의문..
08/11/20 02:08
수정 아이콘
재밌다 재밌다 재밌다 으흐흐흐. 김동준 해설은 등장 안하려나..훔. (했었나요? )
eternity..
08/11/20 09:04
수정 아이콘
최연성선수는 얼마전 다시 선수로 복귀하지 않았나요??
그리고 강민선수의 무공폐쇄는 지금 봐도 가슴이 아프네요..ㅠㅠ
신우신권
08/11/20 09:26
수정 아이콘
청춘거사는 임성춘선수를 말하는거군요...한방러쉬~~
그나저나 3종족의 고수들이 무공을 버리는걸 보니 마음이 아프군요...
특히 강민선수는 맘이 짠하네요...
달려라투신아~
08/11/21 13:24
수정 아이콘
청춘거사에서 다시한번 작명센스를 하하;; 저번주 쉬셨던가요? 기다리다 지칠뻔 ^ ^;
꼬마산적
08/11/22 14:28
수정 아이콘
박 정석은 프로토스의 정신이다!!
와 ~~뜨거워지는군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7642 ESWC 마스터즈 천안대회 워3/카스 종목의 조추첨이 완료되었습니다... [8] 잘가라장동건4538 09/05/02 4538 0
37331 To. Sktelecom T1 다음 번에는 해내는 팀이 되길 바랍니다. [16] 청보랏빛 영혼5338 09/03/15 5338 0
37248 본좌 공백기 [18] JK4927 09/03/09 4927 2
37071 지금은 폭풍이 잠들고 해가 빛날때 [15] Hellruin4535 09/02/21 4535 1
36970 그래프로 보는 역대 OSL,MSL,GSL 단계별 평균랭킹과 리그랭킹 [10] 중견수6090 09/02/13 6090 1
36956 그래프로 살펴보는 역대 스타리그,MSL 16강~결승 랭킹 DB [17] 중견수6391 09/02/12 6391 0
36926 당시 WP랭킹으로 보는 06~08년 스타리그,MSL 리그 순위 [6] 중견수4733 09/02/10 4733 0
36641 박태민과 송병구 [54] H.P Lovecraft10050 09/01/13 10050 18
36186 낭인왕 폭군, 한자정리집 [2] aura4503 08/12/03 4503 0
36084 프로토스의 시대라고는 하는데... [40] H.P Lovecraft6071 08/11/22 6071 0
36069 삼황 오제 사천왕 -第二十八章- [11] 설탕가루인형4116 08/11/19 4116 0
36030 낭인왕 폭군 한자 정리집. [6] aura4333 08/11/13 4333 0
36018 낭인왕 폭군 제 5회 - 관문돌파2 - [14] aura4000 08/11/11 4000 1
36005 낭인왕 폭군 설정집2 및 기타 (서적정리 추가) [2] aura4089 08/11/09 4089 0
35995 낭인왕 폭군 설정집. [2] aura4185 08/11/08 4185 0
35950 역에 역에 역을 찌르고 [18] happyend4878 08/11/02 4878 1
35758 인크루트 스타리그 8강 2주차 - 단국대 천안캠퍼스 야외경기 (3) [397] The xian6291 08/10/10 6291 0
35708 삼황 오제 사천왕 -第二十三章- [9] 설탕가루인형3842 08/10/01 3842 0
35266 삼황 오제 사천왕 설정집 5 [5] 설탕가루인형3898 08/07/23 3898 0
35214 최연성에 대한 기억. [18] Incas.6191 08/07/16 6191 4
35081 어느 프로게임단 숙소에서 일어난 일 [15] 박진호9756 08/07/03 9756 2
35075 삼황 오제 사천왕 설정집 4 [4] 설탕가루인형3922 08/07/02 3922 0
34843 저묵묵 이제 우리도 저징징 한번 해볼까? [67] Akira7735 08/05/31 7735 1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