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3/11/22 00:07:00
Name Mechanic Terran
Subject 내가 만나본 프로게이머...
내가 만나본 프로게이머...

온게임넷이나 엠비씨게임의 이벤트성 지방 투어에서 보여졌었던 비수도권 지역의 프로게이머와 그네들의 경기에 보여준 관심과 열정은 실로 대단했었습니다. 왜일까요? -_-; 그것은 수도권 지역에 비해 프로게이머들을 쉽게 볼 수 없기 때문이지요. 당연한 이야기인듯 하지만 이것은 상당히 중요한 말입니다. 서울에 산지 4년이 되었지만 학창시절 서울에 올라온 후 내려갔을때 주위 사람들에게 많이 들은 질문이... "연예인 봤냐?' 였죠. ^^; 그만큼 프로게이머란 존재는 또한 지방사람들에게는 까우면서도 먼 존재입니다. (저는 다행히 서울생활 4년차입니다. ^^;)

퇴근해 집에와 온게임넷을 틀었더니 '인사이드 스터프'가 하고 있더군요. 결승전 후 승리한 선수나 패배한 선수나 모두 반쯤 정신이 나간듯한 모습이었습니다. 기쁨에 겨워 절규하는 박용욱 선수와 넋이 나간듯 타임머신안에 멍하니 앉아있던... 그후엔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있던 강민선수. 강민 선수라...


1. 강민 선수

작년 6월로 기억합니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저만 몰랐던 pgr21이라는 사이트를 알게 되었고 마침 '랜파티'를 연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게다가 프로게이머도 온다는 달콤한 유혹도 있었으니. 처음 듣기로는 소수의 몇 게이머만 오는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막상 당일이 되어보니 당시 IS 게임단과 한빛 게임단의 대부분 선수들이 방문하더군요.

그래서인지 처음의 일정이 바뀌어 프로8명과 아마8명이 1명씩 팀을 이루어 8강 팀플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마추어를 뽑는 방법은... 함께하고싶은 프로선수 호명시에 '잽싸게 손들고 큰소리로 외치는 사람'에게 팀플을 누릴 수 있는 기회가 돌아갔습니다.

임요환 선수랑 팀먹고 싶었지만 저의 주종이 테란이라... 박정석 선수를 선택하고 싶었는데 7번째가 되도록 박정석 선수를 호명하지 않더군요. 나중에 알고보니 박정석 선수는 일이 있어 먼저 갔다는... -_-; 8번째를 호명하는데 처음듣는 프로게이머 이름을 부르더군요. 이선수가 강민... 이 아니고... 하여간 IS연습생이었습니다. 솔직히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이선수 얼굴도 못보고 멀리서 한팀이 되어 게임을 하였죠.

첫상대... 허걱~ 홍진호 선수팀. 쫄았죠. 하지만 다행히 홍저그 파트너가 저보다 더 허접이라... 12시 홍저그를 밀어버린 우리팀은 4강에 올라갔습니다. 이때 만난 팀이 강민선수와 아마추어 코지님의 팀. 강민 선수는 당시 첼린지 리그의 두경기로 유명세를 타고 있었죠. 러쉬가려 했더니 방송경기에서 보여주었던 그대로 입구를 꽃밭을 만들더군요. 어쨌건 당시 강민선수팀이 우리팀을 이긴후 남은 2경기마저 잡아 우승을 하였습니다. 당시 옆에서 바라본 강민선수의 손놀림은 뭐랄까... 키보드 위에서 손이 흘러다닌다... 이런 느낌이랄까요. 어쨌건 당시로서는 그다지 유명하지 않았던 강민선수랑 뒷풀이에서 같은 테이블에 앉게 되었습니다.

TV에서 본 인상이나 처음 보았을때의 솔직한 느낌은... '뺀질이' 였습니다. -_-; 지금생각해보면 어이가 없지만 당시 느낌은 곱상한 외모에 약간 깍쟁이 같은 표정 때문이었을 겁니다. 게다가 ID도 날라리(Nal_Ra)였고...

근데 정말 대화를 해보고는 엄청 놀랐죠. 정말 겸손하고 예의 바른 청년이랄까요. 타인의 의견을 진지하게 경청해주는 모습. pgr에 개인후원회가 있다고 들었는데 그 당시 '가능성'은 둘째치더라도 그 인간성에 반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지금에야 이렇게 커버린(?) 강민 선수이지만 이선수는 아무리 유명세를 타더라도 그 겸손함은 계속될것 같습니다. 또한 약간의 무표정 속의 투쟁심도... ^^;


2. 김성제 선수.

저희 집사람은 제가 게임중계보는 것을 상당히 못마땅해 합니다. 이런 집사람이 이젠 프로게이머 얼굴만 보면 이름을 척척 맞춘답니다. 그런데... 위에서 얘기한 팀플에서 뒷풀이가 시작될때까지 제 파트너였던 프로게이머의 이름을 저는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게임 ID만 기억하고 있었죠. 그 ID도 제가 좋아했던 프로게이머의 ID랑 유사한 ID였을 뿐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 ID는 바로 IntotheRainbow이었습니다. 게임을 끝내고 난후 랜파티를 하였던 게임방을 벗어나 골목길에서 서성이던 그를 보았죠. 그 당시는 아직 데뷔전이라 방송을 덜타서 그런지 약간은 어색한 옷차림에 자그마한 친구였죠. 게다가 정말 수줍음을 많이 타더군요. 제가 함께 게임했었던 사람이라고 소개하자, '정말 잘하시던데요...' 하더군요. 사실 게임중 저혼자 개인플레이하다가 자멸했었는데... -_-;

당시 저와 제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사인해달라고 했더니, '유명인도 아닌데 사인이라뇨... 무슨...' 하면서 무척 쑥스러워하면서 겸손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막 우겼죠. 반은 농담조로 '분명 유명해질 겁니다. 그때 몰라라 하지 마세요...'

그때 그 어려보이던 김성제 선수가 '그' 김성제 선수가 될줄이야! 이 선수를 방송에서 볼때마다 주위사람들에게 자랑하죠. '저 선수가 말이야... 데뷔전 나랑 한팀으로 팀플했었다구!' 하면서 말입니다. 그때 그 리플은 아직도 가지고 있답니다. 특히 이번에 온게임넷 스타리그 본선에 올라가 정말 감개무량합니다.


3. 홍진호 & 이윤열 선수.

실질적인 게임계의 big 3인 이 비중있는 두선수를 패키지로 묶어 언급하는 이유는... 잠깐 보았기 때문입니다. -_-; 홍진호 선수는 그다지 오래 보지 못했지만 작은 체구에 총명하고 선량해 보이는 모습이었습니다.

게임하는 모습은 제대로 보지 못했고 함께한 게임속에서 김성제 선수와 저의 팀에 무참히 엘리 되었기 때문에 폭풍을 보지는 못했습니다. (은근히 자랑하고 있음. ^^;)

이윤열 선수와는 1:1을 해볼뻔 했는데, 랜파티 당시 제가 만든 방에 [Red]NaDa라는 ID를 보는 순간 제가 쫄아서 'huk' 한마디를 쳤더니 그냥 나가버리더군요. -_-; (아직도 천추의 한입니다.) 이윤열 선수를 직접보았을땐 제법 놀랐죠.

동안에 외소해 보이는 체구탓인지 상당히 어리게 보았는데, 막상 함께하였을때의 모습은 한사람의 청년이더군요. 키도 제법 컸었고... 그래도 당시만해도 여드름은 여전히 대단했었죠. ^^; TV에서 보여지는 모습 그대로 숫기없고 착했습니다.


4. 베르트랑 & 기욤 패트리 선수

기욤 패트리... Grrr이라는 ID를 모르면 간첩이었죠. 98년 4월 스타크가 출시날 스타를 시작했으며 그해 가을 처음으로 베틀넷에 접속한 후 스타크래프트 하면 'Grrr'은 당시 전설이었습니다. 당시 신주영(박창준) 선수와 이기석 선수가 유명세를 떨치고 있었지만 역시 최강은 언제나 Grrr이었죠.

기욤 패트리를 실제로 본 것은 올해였습니다. KTF Ever 프로리그에서 보았는데 생각외로 키가 아주 컸습니다. 180은 훌쩍 넘어 보였고... 공식적인 자리여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일단 말수는 별로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언어의 장벽이 있었던 것일까... 물론 요즘은 한국말 잘한다지만.

베르트랑 선수는 TV에서 보던 모습 그대로 키가컸고... 그의 게임을 보는것보다 그의 표정변화를 관찰하는것이 더 재미있더군요. 기욤 패트리 선수와 대화를 잘 나누었고 두선수 모두 게임후 몰려드는 팬들(대부분 초딩, 중딩 남아였습니다. ^^;)에게 귀찮아 하지않고 사인을 잘해주더군요.


5. 박용욱 & 김현진 선수
패키지에 맛들렸는지 자꾸 '팀플'로 묶어 언급하네요. 메가웹에서 아주 잠깐 보았기 때문에 뭐라 드릴말이... 당시 오리온팀의 경기가 있어서 그런지 무척 바빠보였습니다. (출전하진 않았죠.) 두선수 공통적으로 상당히 선해 보였고 김현진 선수는 특히 여성팬들이 좋아할 스타일이더군요.

박용욱 선수는 웃는 모습이 정말 선해보였습니다. 더 이상 쓸말이... -_-;


6. 조정현 선수

드뎌 패키지의 압박에서 벗어났네요. 조정현 선수를 처음본것은 코카콜라배였던것으로 기억합니다. 당시 재기에 성공하였고 '대나무류'라고 한참 떠오를 때였죠. 최근 방송에서 다소 황당한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뭐랄까... 당시 프로게이머라하면 상당히 '소년'의 이미지가 강했던 저에게 '청년'이라는 이미지로 다가와 약간은 신선한 충격을 주었습니다. 당시 게임에서 승리했던것 같은데 게임이 끝나자 마자 친구들에게 빼앗듯 담배를 받아 미친듯이 뿜어대던 그 모습이 약간은 '문제아'같은 인상이라 할까요. 게임중에도 친구로 보이는 무리들이

"정현이 스타팅 포인트가 위쪽에 나와 잘됐네, 정현이는 아랫쪽에 나오면 유닛나오는 방향때문에 싫어하거든"

하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하여간 당시 입구를 막지않고 플레이하는 것을 직접 보았는데 정말 희안하게 겜하더군요.

요즘 베틀넷에서 대 플토 성적이 좋지않은 저는 '대나무류'를 이제서야 연마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조정현 선수 리플은 구하기 쉽지 않네요. 어쨌건 조정현 선수도 참 인간미 느껴지는 선수로 비추어졌습니다.


7. 송병석 & 임성춘 & 김갑용 & 이기석 선수
초호화 패키지로군요. ^^; GO와 KTF의 팀플이 있던 날로 기억합니다. 쉬는 토요일이고... 마침 오리온팀의 경기도 있어 메가웹에 갔었죠. 메가웹 첫방문 당시 기억이 완전 '메가 찜질방'인데다가 수많은 인파에 밀려  한켠 귀퉁이 PC를 붙잡고 실시간 동영상으로 중계를 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역시 그날도 인파가 장난이 아니라... 모든것을 접어두고 한쪽 자리에 짱박혀 온게임넷 실시간 동영상을 띄워두고 있는데...

이상하게 주위에 많이 보던 인물들(프로게이머)이 지나다니더군요. 알고 보니... 제 바로 옆자리가 옵저버석이더군요. -_-;;; 이때 위 선수들을 한번에 보았습니다. 송병석 선수는 삼성 소속일때 온게임넷이 팀복을 인정하지 않아 스타리그에 출전하지 못하던 비운의 선수라 들었습니다.

예전의 긴 머리일때는 상당히 반항아처럼 보였는데 머리를 자르고나니 상당히 샤프해 보이더군요. 임성춘 선수와 김갑용 선수 그리고 송병석 선수 모두 대단한 미남들이었습니다. 잘생긴 프로게이머들 많지만 정말 남자인 제가 보아도 멋있더군요. 이기석 선수는 안경끼지 않은 모습이 좀 어색했었던것 같고... 워낙 평범해 보여서 한참을 보면서도 이기석 선수인지 몰랐습니다.


8. 박정석 & 박경락 & 강도경 선수
박정석 선수는 보통키에 경상도 남자 특유의 무뚝뚝함이 보였지만 그래도 TV에서 보던대로 잘생겼더군요. 당시 유니폼이랑 잘 어울렸습니다. 박경락 선수는 단신일거라 생각했는데, 보통키더군요. -_-;;; 특유의 어리벙벙한 표정이었지만 역시 선해보이더군요.

강도경 선수... 정말 데뷔때 버로우 저글링으로 당시 암울했던 테란을 더욱더 암울하게 만든 장본인이었죠. 이선수 역시 팀플때 보았는데... 아,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 오리온 VS 한빛이었군요. 하여간 대기실에서 경기석으로 이동할때 그를 알아본 많은 소년팬들이 사인해달라고 난리를 쳤죠. 상당히 바쁜 상황이라 무시하고 가도 될텐데... 미안해하며 정중히,

"제가 지금 바쁘거든요, 나중에 게임끝나고 해드릴께요"

하더군요.


9. 임요환 선수

뭐... 저는 1.0 때부터 테란만 하였다가 브루드워 출시이후 암울하던 테란시절을 겪은 저로서는 임요환 선수의 경기가 충적적으로 다가왔죠. 제가 지금 회사에 입사하던 해이던 2000년의 game-q 시절부터 그를 유심히 보았었죠. 특히나 이 선수가 제 뇌리에 각인된 게임은 itv에서 봉준구 선수와 최인규선수의 결승을 하기 한주전에 오프닝 이벤트(쉽게 말해 땜빵 방송)전 이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당시 둘다 떠오르는 신인이라고 소개되었고 로템 12시의 플토가 임성춘 선수(아마 맞을겁니다), 2시의 테란이 임요환 선수였죠.

당시 테란이 너무 암울했었고... 12시 플토가 당연히 이기겠군 이라고 생각했던 저에게 엄청난 집중력으로 다템 드롭을 모두 막아내고 이긴 임요환 선수가 거의 '환상'적으로 보이더군요. 그후 임요환 선수는 온게임넷을 2연패 하였죠.

임요환 선수 얘기 나오면 끝도 없고... 하여간 줄서는것 광적으로 싫어하는 저이건만 임요환선수 사인받으로 줄섰을 정도입니다. TV에서 보여지는 모습이야 누구나 다 아실테죠. 막 임요환선수가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였을때 그를 보았는데... 직접 보고 느낀 모습은 한마디로 '피곤함' 이었죠.

그의 얼굴에는
"나 피곤해요... 좀 쉬게해줘요..."
이런 표정이 가득하더군요. 제 집사람 눈에도 다소 측은해 보였나 봅니다. 의외죠?

여담을 하자면... 머리 별로 안커요... 홀맨 아니니깐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 키는 조금 큰키에 상당히 뽀사시하게 잘 생겼습니다. 다소 내성적으로 비쳐졌지만 무척이나 사람좋아보였습니다.


10. 김동수 & 김도형 & 전용준 해설

김동수 해설은 올 봄즈음에 보았죠. 키가 컸고 상당히 멋있었습니다. TV 이미지랑 거의 비슷한데 자신감 있어 보였고 친절했죠. 김도형 해설은 그냥 먼발치에서 보아 잘 모르겠고... 전용준 캐스터 역시 TV 이미지랑 거의 같았죠.

옆집 형같은... ^^; 방송이 끝나고 팬들(대부분 초팅 남자애들...)이 벌떼같이 몰려와 사인공세를 요구할 때 피곤이 가득찬 모습임에도 불구하고 싫은 내색하나 하지 않으면서 친절히 사인해 주더군요.

여담이지만 제 회사 동기는 게임을 거의 모릅니다. 그런데 토요일 사무실에서 제가 보고있는 실시간 온게임넷 중계 VOD 중계를 보더니... "용준이잖아?" 하더군요. 제가 황당한 표정으로 쳐다보니 자기 초등학교 친구라는군요.

"뭐 중계한다고 하더니 게임중계하네? 근데 이친구 잘해?"

하고 묻더군요. 요즘 게임계 및 방송중계에서 최고로 유명인이다 라고 했더니 무척 신기해 하더군요. 덧붙여... "나한테 많이 맞았는데..."를 빼먹지도 않더군요. -_-; (전용준 케스터님이 혹시 이글 보시면... '정석중'씨라고 기억하시는지... ^^;)


쓰다가 보니 글이 엄청 길어졌네요. 한참 자판 두들기는데 집사람이 슥~ 보고 하는말... 또 대하소설 쓰고 계시는구만... 하면서 가네요. 이만 접어야 겠습니다. 그럼 모두 좋은 밤 되시길...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03/11/22 00:20
수정 아이콘
날라리에서 대박 ^^ 우아 이런 장문도 쓰시다니 대단해보이고 프로게이머도 참 많이 만나보셨군요 ㅠㅠ
꽃단장메딕
03/11/22 00:21
수정 아이콘
너무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강민선수의 아이디인 "Nal_Ra"가..날라리였었군요...^^* 앞으로 유명한 게이머 만나면 절대 "huk"은 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습니다..
The Pure
03/11/22 00:22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전 지방에 살아서 이런 경험을 할 기회가 별로 없는데
부럽기도 하네요 ^^
구라미남
03/11/22 00:27
수정 아이콘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저도 대학을 서울쪽으로 오면서 프로게이머들을
직접 보게 되고 싸인도 받을때 무척 기분 좋았죠.
여러 게이머분들을 뵜지만 기억에 남는 분은 이재항 선수(한때 항즐이 님을 이재항 선수라고 단정 지었었죠.)를 메가웹에서 봤을때입니다. 네이트배 스타리그 16강에서 임요환선수가 3패째를 당한 날이었습니다. 임요환선수의 표정이 너무 어두워 보여서 싸인받기를 주저하고 있었는데 근처에 이재항선수가 보이시기에 싸인받으러 달려갔습니다. 이번에 요환이형이랑 연습 많이 해줬었는데 아쉽다며 정말 연습 많이 했다고 강조하시더군요. 당시에 임요환선수의 연습부족에 의한 슬럼프라는 얘기가 많이 나올때라서 더욱 신경쓰시는 눈치였구요.그런데 그렇게 싸인을 받고 악수를 할무렵 동료 게이머로 보이는 분이 농담으로 한 마디 하시고 도망가시더군요 "재항이 아까 X싸고 손 안 씻었어요. 악수 하지 마요~" 쫒아가시는 이재항 선수와 도망가시는 친구분이 참 개구쟁이 처럼 즐거워 보이더군요. 어쨌던 X싸고 안 씻었을지도 모르는 손으로 쓴 이재항 선수의 싸인은 저의 다이어리에 홍진호,이윤열,강도경,변길섭,최인규,엄재경,김도형,선수의 싸인과 함께 있습니다.(싸인 얘기하다 보니 떠오른건데 급하게 연습장 중간에 받았던 하지원선수의 싸인...깜박하고 연습장 채로 버렸네요..이제 기억났습니다..)
03/11/22 00:31
수정 아이콘
저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메가웹에서 게임이 끝나고 중계석에서 나오시던 전용준씨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사람좋은 얼굴에 벙글벙글 웃으시면서 우르르 달려드는 초등학생들에게 아주 친절히 사인해주시더군요. 나가실때도 벙글벙글;;..정말 뵙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분이었습니다.

또 남자화장실에서 팬들에게 갇혀 한참이나 나오지 못하던 박경락선수와, 모여드는 초등학생들을 멀뚱히 바라보며 싸인해달라는 말에 아랑곳않고 그냥 대기실에 들어가던 무뚝뚝한 최연성 선수가 기억에 남네요.
두선수 다 그 무표정함이 참 귀여웠습니다.^^
바다위를날다
03/11/22 00:51
수정 아이콘
재밌는 글 잘 읽었습니다.^^

제가 사는곳은 코엑스와 가까운 곳입니다. 학교에서 바로 달려서 택시타고 가면 10분정도 걸리지요.-_-; 그래서 토요일만 되면 같이 게임좋아하는 친구와 함께 손잡고 죽어라~ 뛰어서 프로리그를 보러갔었습니다.^^;

처음으로 프로게이머를 보았을때..그 기쁨은 이루 말할수 없지요-0-
그중 기억에 남는것은 최인규 선수. 정말 잘 생겼더군요-_-; 그날은 인규선수 경기가 없는 날이었는데.. 팬서비스-_-차원에서인지 계속 메가웹 근처를 돌아다니면서 싸인 요청하는 팬분들에게 정성껏 "모두"싸인을 해주셨습니다.-_-;

화장실 가시다가 팬들한테 잡혀 즉석 사인회를 여신 나경보 선수..싸인 한장 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셔서 엄청 오랫동안 잡혀있었지요^^;

주훈 감독님의 엄호-_-아래 화장실을 가시던 김성제 선수..
사람 얼굴에서 빛이 나는게 어떤건지를 이때 알았습니다. 연예인 같더군요-_-;

지금까지도 제일 기억에 남는것은..임요환 선수에게 싸인받은 일입니다.
작년 엑스박스 행사때 정말 우연히! 싸인을 받았었는데 그 종이가 없어져서 굉장히 안타까워 하고 있었는데.. 다시 기회가 생겼습니다. 그날은 동양팀이 프로리그에서 승리한 날이라 요환선수도 싸인을 다 해주고 가려는듯 싶더군요. 당당히!-_-; 줄을 서서..기다려서.. 임요환 파이팅! 이라고 써진 핫브레이크 손수건;;에 싸인을 받았습니다. 싸인하는 모습을 바라볼때 느낀 그 설레임이란..ㅜ_ㅜ 여담이지만 정말 키 크고 피부 엄청 하얗더군요-_-;

그때로 돌아가고 싶어라..ㅜ_ㅠ
가을이
03/11/22 01:01
수정 아이콘
Mechanic Terran님의 글을 읽어보니 저 역시 프로게이머를 처음 봤을 적이 생각나는군요..
몇명 만나 보지는 못했지만..그 중에 가장 최근에 만난 엄재경해설위원이 기억나는군요..
제가 결승을 많이 가는 편이라 메가웹은 안갔었습니다. 어쩌다 우연찮게 코엑스를 가게 되었고 온김에 메가웹이나 구경하자라는 마음으로 메가웹을 힘겹게 찾아가서
"와~ 메가웹이다~"라고 외치는 순간 어떤 검은 그림자와 눈이 딱 마주쳤었습니다.
네.. 검은 니트와 검은 바지를 입으시고 검은 뿔테안경을 끼신 엄재경 해설위원과 눈이 딱 마주쳤습니다..ㅠ.ㅜ
아마 나도현선수가 스타리그에 진출한 듀얼토너먼트가 있던 날이였을껍니다..
순간 놀래서 멍~하니 있었고 엄해설께서는 그냥 지나가셨습니다..
한마디 못해본 제가 바보 같았지만...다음에 만나면 수고하신다는 말 한마디라도 드리고 싶습니다..
지붕위1004
03/11/22 01:29
수정 아이콘
전에 챌린지인지 듀얼인지(기억이 가물가물 하네요)에서 강민 선수가 예의바른 청년이라고 엄재경 해설이 칭찬을 많이 했었죠.
그러면서 나이많으신 분들이 특히 좋아해서 후원자도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그게 사실이었군요.
경기에서는 항상 자신감에 차있고 어떻게 보면 조금 건방져(적당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네요. 부정적 의미는 아닙니다.)보이는 모습도 보여줘서 그 말이 긴가민가 했었는데...
그나저나 부럽네요.
개인적으로 미소년 김성제 선수의 얼굴을 꼭 한번 보고싶다고 생각했었는데 같이 게임까지 하셨다니ㅜ.ㅜ

글구 스타계 최고의 미중년 용준님이 회사분에게 초등학교시절 많이 맞았다니...
그 회사분 미워요-_- 우리 착한 용준님을...

저두 이번에 MSL 결승 보러 상경할 계획인데 그 때 프로게이머 분들 많이 봤으면 좋겠어요^^
부산댁
03/11/22 01:35
수정 아이콘
재밌게 잘 읽었어요..^-^
저는 마이큐브 스타리그 부산투어때 8강에 들었던 선수들과 CU@BN 사회를 하셨던 강도경선수와 동수님을 멀리서 겨우 봤었죠..^-^;;
바로 옆에서 사진 찍었었던 홍진호선수가 가장 기억에 남는군요..^-^ 그 날은 정말 행복해서 밤새 잠도 못잤었어요..ㅠ_ㅠ
Mechanic Terran님 부럽습니다..(지방의 압박..ㅜ_ㅜ)
개인적으로 김성제선수와 나도현선수를 꼭 만나고 싶습니다..*^^*
Connection Out
03/11/22 02:46
수정 아이콘
저는 개인적으로 장진남 선수에게 미안한 마음이 드는군요.....코크배때였습니다....굉장히 더운 여름날이었고 그때도 메가웹은 한증막이었죠..장진남 선수가 아마 경기 전에 화장실 가는 중으로 보였는데 저랑 바로 앞에서 마추쳤고 저도 모르게 "장진남 화이팅"...크게 외쳤었죠.....근데 깜짝 놀라신 듯.....그리고 그날 패배하더군요.....왠지 죄책감이 들었습니다.....영장 나오셨다는데 어찌되시는지 궁금하군요.....
03/11/22 02:53
수정 아이콘
석계역의 스타 정현선수... 아직도 석계역부근에 사시는지 모르겠네요. 그 g-people이 오래전 방송이니... 한번 석계역에서 뵈긴했는데 차마 말을 못걸겠더군요. (ㅠ.ㅜ) 하여튼 겜끝나고 담배연기를 미친듯이 뿜어대는 것에서 쓸데없는 동질감을 느끼는 저였습니다. ^^;
백마탄 초인
03/11/22 04:55
수정 아이콘
'다행히 홍저그 파트너가 저보다 더 허접이라'... 그게 접니다;;; 이글을 보고 어찌나 놀랐던지;;; 이곳에 리플도 있을텐데 ㅠ.ㅠ.. 홍선수 죄송해요.. 친구가 이 경기 리플보고 천하의 홍진호하고 이렇게 경기를 하다니... 하면서 아주 무시를 하더군여 -_-;;;; 그때 제가 경기하던 뒷자리에 서지훈 선수가 앉아 있었는데... 아주 어려보였는데 지금은 꽃미남이 되셨더군여 ^^;; 암튼 메카닉 테란님 무지 반갑습니다.. 언젠간 그 멤버 그대로 리벤지를 할 수 있는 날이 오겠죠? ^^
03/11/22 09:12
수정 아이콘
잘못 알고 계신 사실 중의 하나가 강민선수 후원회는 '있었습니다'가 맞습니다. 그리고 pgr에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모 클랜 회원분들이 후원하는 건 맞습니다. pgr 운영진분들께 누를 끼치까봐 말씀드리는 겁니다.
한가지 더 Nal 길드 마스터 아이디가 Nal_rari로 알고 있습니다.
03/11/22 09:34
수정 아이콘
하하하 재밌네요. 백마탄 초인님이 홍진호님 파트너였다니.. Mechanic Terran님 조금 당황스러우시겠어요. 상대방을 허접이라고 표현했는데 그 분이 딱 나타나셨으니 ^^;
Mechanic Terran
03/11/22 10:01
수정 아이콘
백마탄 초인님 // 정말 당황... 리벤지는 언제라도 환영입니다. 단, 2:2로... ^^;

polaris님 // 그랬군요. 감사합니다.

바다위를 날다님 // 저는 회사와 집 모두 종합운동장 근처라 메가웹은 걸어서 갑니다. 언제 한번 모여 함께가는것도 괜찮겠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15221 저그의 온게임넷 약세는 왜그런걸까요?? [21] 대마왕조아5287 03/11/23 5287
15219 박아제님 힘내세요~ ;; [12] 시온4190 03/11/22 4190
15216 박서에게 [18] 주영훈6083 03/11/22 6083
15215 도전!프로게이머 [9] more..4820 03/11/22 4820
15212 거절하는게 힘든 사람 [6] 꿈그리고현실4114 03/11/22 4114
15211 자신감 저하? 대인기피증? 우울증? [14] 박아제™5258 03/11/22 5258
15210 너무나 고마우신 분들..[그녀석이기기 베넷프로젝트 후기] [1] MastaOfMyself3954 03/11/22 3954
15209 KT Megapass nespot 프리미어리그 (8주차) 중계창. [214] DesPise7135 03/11/22 7135
15207 라디오 방송 인터뷰를 했습니다... ^^ [16] 변종석5048 03/11/22 5048
15205 법과 정서간의 괴리(김병현 사건을 보면서...) [7] malicious3701 03/11/22 3701
15203 최연성과 이윤열...그리고 내생각... [9] annapark5619 03/11/22 5619
15200 [문자중계] 네오위즈피망 온게임넷 프로리그 (소울vs한빛, 동양vsAMD)...! [241] 메딕아빠8083 03/11/22 8083
15199 통합전적관리에 대한 생각 [2] 투덜이스머프3875 03/11/22 3875
15198 나이대별 선수분포`` [29] 오~ 해피데이8715 03/11/22 8715
15194 챌린지리그 1위 진출자들이 스타리그에 진출할 확률 [6] 덴장.. 비벼머5140 03/11/22 5140
15193 김병현에 대해 - 마지막입니다. [10] 불멸의저그4290 03/11/22 4290
15192 [잡담]인류 문명의 변천사와 나의 행복론 [4] 베르커드3510 03/11/22 3510
15191 최연성과 강백호 [5] 白い死神4774 03/11/22 4774
15188 백수 할까요, 말까요.. [14] 50kg3950 03/11/22 3950
15185 동양 소속 프로게이머 사인회!(카멕스) [3] 공고리4855 03/11/22 4855
15184 내가 만나본 프로게이머... [15] Mechanic Terran6434 03/11/22 6434
15183 [펌글]DOC 사건의 피해자 [30] Sopp5651 03/11/21 5651
15181 흠~ 이런 명칭 어떨까요??? [22] 테마저그5848 03/11/21 5848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